공부에 대한 잡담.
작년에는 기본 10시간, 심하면 14시간까지 하루도 안 빠지고 하는 노가다를 했죠. 저 근성이면 어지간하면 시험 붙습니다. 그렇게 합격자들은 말해요. 그런데 왜 안 되었을까요. 처음엔 원인이 안 보이다가 공부를 하면서 작년을 돌아보며 느꼈는데 바로 공부법이 문제였어요.
대학까진 시험치는 지식 양이 아주 적어서 일주일 전부터 그 내용을 반복해서 눈과 입으로 읽고 외우다보면 알아서 머리속에서 구조화되고 시험 때는 그렇게 집어넣은 정보를 꺼내서 적어만 내면 되었어요. 그런데 이번은 달라요. 봐야 할 책만 수십권에 교육학, 과목별 교육론, 그리고 각종 전공과목들을 하면 그 양이 엄청난데 그걸 그렇게 때려넣는다고 공부가 될 리가 있나. 저러니 다른 사람들은 3시간만에 공부할 걸 10시간 투자한 꼴이죠. 비효율의 극치에요. 저러고도 1점 차이로 떨어진 게 용할 지경이에요. 모두 싹 다 과락맞아도 이상하지 않아요..
공부 방법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더군요. 역사는 그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해서 기본 스키마가 있어 나은데, 교육학과 과목별 교육론은 그 양이 엄청나면서도 낯선 것들이에요. 단순히 읽고 외운다고 해서 정리되지 않고 그냥 덩어리를 쌓는 거 뿐이죠. 저러니 인출이 될 리가 있나. 저와 비슷한 상황, 즉 엄청나게 과목이 많고 외울 게 많은 학문인 법학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인공적으로 내용 스키마를 만들고 거기에 따라 중요한 개념만 모은 서브노트 만들고, 거기서 인출 안 되거나 진짜 죽어도 알아야 할 개념만 플래시 카드 만들어 수시로 들고다니면서 떠올린답니다. 아무래도 저도 저걸 본받아야겠어요.
암기법과 기억술도 좀 써야 할 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다 무의식적으로 쓰거나 알고 있던 기술들인데 못 썼죠. 반월당역 서점 가서 읽어보니 확실히 알고 있었거나 써먹었던 건데 정작 이번 시험 공부할 때는 안 썼다는 걸 알겠어요. 그러니 비효율적이지..
뭐.. 아마도 저걸 피드백해서 공부방법을 갈아엎는 건 쉽지는 않을 거 같아요. 아마 3월까지 고생 좀 할 거 같아요. 하지만 해야죠. 7~8월 12~2월에 월급까지 챙겨주면서 노는 직업이 있어야 말이죠. 사립학교는 뒷돈 찔러줘야 하고 이사장에게 꼬리치는 게 마음에 안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