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판소를 읽을 때 가장 신기한 점 ① - 도량형 편
양판소를 읽다보면 참 신기한 부분 중 하나가 도량형이 지구와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미터법에 근간을 둔 도량형 덕택에 신기합니다.
아시다시피 미터법에서 출발한 mks도량이나 현재의 SI단위는 지구를 기준으로 하여 출발한 도량형인데 판타지 세계도 미터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무협소설의 경우는 시대와 배경이 명백하게 정해져 있거나, "뭔가 좀 달라보여도 중국처럼 생각해 달라"는 암묵적인 룰에 따라 시간은 천간지지를, 길이나 무게는 척관법을 기준으로 사용하며 여기에서는 크게 위화감을 느낄 게 없습니다. 물론 척관이 중국 "어딜 가도 똑같다"는 사실은 좀 신기하긴 하지만 don't mind~ 하며 넘어가 줄 수 있는 수준이지요.
헌데 판타지 세계에서 미터법은 사실 좀... 이해하긴 힘듭니다. 아니 mks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합니다. 물론 행성이 지구와 똑같다면 mks가 성립할 법도 한데, 판타지 세계의 대부분은 "세상은 둥글다"라는 법칙이 성립하기도, 성립하지 않기도 합니다. 혹은 세상은 둥근데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도 부지기수지요.
미터법은 기본적으로 원기를 확정지었을 때 "지구둘레의 1/4000만"이라는 기준으로 정해졌는데 이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반대편 대륙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지구보다 월등히 크다는 설정이 있음에도 mks가 그대로 적용되는 책들도 있었습니다. 지구는 둥그니까 온 세상 어린이들을 다 만나고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세계에서 mks는 무슨...
ps. 물론 양판소에 이런 걸 바라는 거 자체가 과한 욕심이라는 걸 잘 알지만 재미삼아 한번 시리즈로 적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