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NTX]나아지고 있는 K리그

양양 2 1531

며칠전 K리그에서는 2015년도 K리그 평균관중을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는 매년 스플릿이 나누어 지기 전, 정규리그 33R를 기준으로 발표하지요. 그리고 이번 발표는 작년과는 다르게 보다 관중을 세부적으로 분류하여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에서 K리그의 평균관중은 예년에 비해 확실히 줄었습니다. 그러나 관중은 줄었는데 오히려 구단들은 웃었지요. 관중이 줄었는데 구단들이 웃은 이유는 "관중은 줄었으나, 무료관중이 많이 줄고, 유료관중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에 줄어든 관중은 무료티켓으로 유입된 관중이 줄어든 것이며,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입장한 관중이 늘었으니 구단 입장에선 손해가 아니라 되려 금전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전체 관중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지난 20여년간 K리그 경기장 앞에서 보아온 행태 때문에라도 이런 변화는 매우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제 경험을 한번 말씀드려본다면 K리그 경기장 매표소에서 약 500~6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늘 할아버지들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이 할아버지들은 상당수가 "암표상"입니다. K리그 구단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명분으로 지역 양로원이나 초등학교, 혹은 군인들에게 무료 티켓을 뿌리곤 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약 10여년전에는 모든 K리그 구단들은 적자를 보면서 운영하는데다가 구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모기업의 이미지, 내지는 마케팅용으로 쓰이고 있었기에 무료티켓에 인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소싯적에 좀 꼼수를 부려본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이걸 경기 당일날 정가의 반값, 내지는 정가 그대로(?!) 받고 팔았던 것이지요. 이렇게 암표를 구입하여 사용한 티켓은 구단에게 한푼도 돌아가지 않으며, 수익이 줄어들었으니 구단의 입장에선 통큰 투자를 보류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적자를 봤다고 잠재적인 유료관객을 모으기 위해 무료티켓을 배포하고 또...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당연히 건전한 축구문화의 걸림돌이 된 상황이었지만 당시에는 구단들의 적자폭이 워낙에 큰 상황인데다가 2002월드컵 열풍을 타고 일어난 K리그 열기도 꺼지고 있었기에 모기업은 K리그 회원으로써의 권리를 찾는데 그리 열중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AFC챔피언스 리그의 개편과 성과로 인해 K리그도 세계축구에서 상당히 경쟁력이 있는 리그라는 인식이 더해져 각 구단들은 "조금만 더 열심히 관리하면 수익이 날 것 같다"는 K리그 회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큽니다. 또한 경기 외적으로도 세계축구정책이 재무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보니 이런 공감대는 더욱 확산되고 있지요. 좀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에는 야구의 성공을 통해 한국프로스포츠 시장이 결코 작지 않음을 확인한 것도 컸습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시작으로 각 구단들은 무료티켓을 점진적으로 줄여가고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줄일 수는 없는 것이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와 지역 유소년 클럽의 지원활동, 또 스폰서들에게 예우차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무료티켓은 나갈 수 밖에 없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전처럼 암시장을 형성할 수준의 무료티켓은 이제 확실히 지양해야할 단계가 되었고, 이젠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렇듯 K리그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지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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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paro1923  
무료티켓이 암표 化하는 얘긴 몰랐습니다. 정말 좋은 변화로군요.
양양  
관람문화에서 암표의 존재는 확실히 해당 산업을 죽이는 암이지요. 게다가 이런 암표뿐만이 아니라 지나친 무료 티켓은 산업의 가치를 저평가시키고 유료입장객들에게 불만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저처럼 응원팀에 열정을 갖고 있는 팬들은 "나는 왜 돈을 내는데 충분히 돈을 내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들이 자꾸 무료로 입장하지?"라는 생각도 불러일으키기에 지나친 무료티켓 배포는 장기적으로 팀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지요. 저만해도 올해 약 60~70만원 정도를 티켓, 유니폼, 기타 굿즈를 사는데 썼는데, 이 중 약 20만원 정도가 경기를 보러 다니는데 지출했습니다. 만약 무료티켓이 계속 나온다면 아마도 저는 이 돈을 지불하기보다는 "무료티켓을 얻는데" 노력하고 20만원 정도를 아끼려 하겠지요.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수록 당연히 스포츠 산업을 해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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