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환경과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양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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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9 01:35
지난 휴가때 고향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함께 보냈지만, 일부 시간을 할애해서 오랜 친구 하나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완전 폐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히키코모리가 되어 있더군요. 1년여 만에 만났는데, 사람이 이제 '못쓰겠다' 싶을 정도로 정신이 망가져 있었습니다. 하도 바깥바람을 안 쐬어서 그런지 아예 밖에 나가서 놀고 오자는 저의 권유에도 움직일 생각조차 없더군요.
멀리서 벗이 찾아옴에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옛말은 진짜 옛말이 되어버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실망이 컸었습니다. 물론 그 친구에게는 근래 되는 일이 없었으니 답답한 심정인건 알겠지만 오래간만에 보는 친구에게 이렇게 냉랭하게 나오니 할 말이 없더군요. 듣자하니 이런 생활을 근 1년 넘게 해 왔다고 하니 참...
사람은 계속된 습관이나 노출된 환경에 계속 영향받기 마련일텐데, 방구석에 틀어박혀 근 1년을 지내니 주머니에는 돈이 없고, 자신감은 사라지고, 하는 것이라곤 게임같은 것 밖에 없으니 순식간에 폐인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뭔가 도와주고 싶기도 했지만 의욕은 다 사라져 있고, 남은 것이라곤 뒤틀린 믿음밖에 남지 않은 녀석에게 제가 뭘 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