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을 끌어들이는 말은 대단히 위험한 말입니다.

Nullify 4 1400
"XX하는 사람은 대개 다 이런 사람들이다."
"XX는 전형적인 YY같은 행위이다."

이런 말들의 공통점은 바로 한두개의 공통점을 가지고 특정한 행위나 인물됨을 구분하는 말이라는 겁니다.
다시 말해, 본질이 어찌되었든 그냥 단순히 비교를 하는 것만으로 대상의 속성을 낙인찍기 너무 쉽다는 거지요.
그런데 그 쉽다는 점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에 저런식의 "전형"을 만드는 게 부당하다고 해도 그다지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갈 것도 없이 저런 식으로 뭔가가 전형적이라는 것을 결정짓는 건 자신이 겪은 일에 기반합니다. 즉 아무리 멀리나가봤자 "경험상"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통념이나 예의상 그렇게 비친다? 그 행동을 사회통념이나 예의에 비춰보고 그런 말 하는 것은 뭔가 초월적인 지위를 가진 결정자도 아닌 말하는 자신 뿐입니다.

뭣보다 "대개"라는 말을 쓰는 시점에서 이미 대상은 거기서 벗어날 가능성을 얼마든지 지니고 있는 셈인데 그 점은 대개 무시당하죠.

결국 궁극적으로는, 저런 전형 어쩌고 하는 말은 "남의 행동이나 성격이 내 눈에 이렇게 비치기를 바라고 있다."를 돌려말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 혼자서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나를 지지하는 가상의 원리원칙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봐야 본질적으로는 주장으로서의 가치도 없는 자신의 소망일 뿐이겠죠.

이런 류의 판단은 남한테 피해를 주기 마련입니다. 그냥 아무리 99%의 경험으로 일반화를 하고 싶은 유혹이 들더라도 가능성일 뿐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 가능한데 이걸 어려워하는 사람이 꽤 되더군요.

지금 이 본문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뭔가 이상한 점을 못 느끼셨어도 뭐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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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黑魄  2
653 (65.3%)

응?

4 Comments
박정달씨  
키탈저 사냥꾼
Nullify  
그런데 솔직히 딜레마는 맞아요. 뭔가 현상이나 이런 걸 정의하려면 일반화를 어떻게는 해야 하는데 본문대로라면 뭘 일반화하든 필연적으로 다같이 "예외를 고려하지 못한 허술한 논리"가 되어버리거든요. 그런데 그러면 맞는 말도 못 합니다.

"일반론"이라는 말 자체는 사실 못 써먹을 정도로 무척이나 허술하고 모호한 단어이긴 하죠.
박정달씨  
"주장을 할때 근거를 찾기 귀찮다"라는 말로 들리면 제가 좀 삐뚤어진걸까요?
Nullify  
누굴 향해 말씀하시는지 모르겠으니 그냥 본문에 충실하게 대답하죠.

마냥 귀찮다기보단 "딱 이정도로만 퉁치고 싶다"가 좀 더 적당할 겁니다. 대놓고 귀찮다는 티 내면 설득력 떨어지거든요. 그런데 그렇다고 두세 가지 케이스 던져놓고 "이것도 이러니까 너도 역시 이렇지?" 이러고 노는 게 수준높은 행동이 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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