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개판 주의]정말 간만의 잡-담.

Mr.A 2 1952
0. 죽을 맛입니다. 2월부터 실습을 시작했는데, 이게 조건이 아주 죽여줍니다.

하루 실근무시간 7시간에, 9시 출근해서 17시 퇴근. 이게 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실습은 무보수입니다.

임금, 식비, 하다못해 교통비나 식권 쪼가리 하나 나오지 않습니다. 그걸 위해 저는 요즘 월화수목금토일 항상 5시 30분에 일어나고 있죠.

게다가 주중의 실습이 끝나면 주말 아르바이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쪽은 돈이 나온다는 게 참 위로가 됩니다. 살다살다 아르바이트 출근하는 게 즐거운 날이 올 줄이야.

또, 퇴근하자마자 운동을 하러 가야되는데… 저녁 먹을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퇴근 직전에 에너지 바 몇 개 뜯어먹고 운동하러 갑니다. 그리고 한 서너시간 운동해서 귀가하면 대략 23시. 이제 1주차인데 죽을 것 같습니다. 아이고야.

그리고 후배놈이 간간히 카톡으로 제게 트롤링까지 합니다. 학교도서관에서 하는 지들은 실근무시간 4시간 반이라고. 개강하고 보자.

1. 이번에 졸업하는 동기가 보자고 꼬시길래 어제 운동을 하루 쉬고(…) 놀러 갔습니다. 간만에 모여서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저는 제외) 노래방도 갔는데…

노래방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다니!

첫 곡으로 슈가도넛의 Telescope에 도전. 처참하게 발렸습니다(…). 두 번째는 유정석의 질풍가도. 캐발렸습니다.

뭐 요새 쪽팔림이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사라지고 있는 중이라, 당당하게 세 번째로 아이언 메이든의 Aces High를 넣었고 불렀습니다.

근데 여기서 포텐이 폭발.

자화자찬이 아니라, 제가 살면서 노래 불러본 것 중에서 일순위에 들어갈 만한 열창을 해봤습니다. 으오오오.

가사를 다 외우질 못해서 맛폰으로 쓱 보고 화면을 보고 불렀는데, 운 좋게도 술술 넘어가지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의 샤우팅도 깔끔하게 소화.

이걸 들은 친구놈 曰, 이 새끼 영어 노래 은근 잘 부른다?

하하하, 이 새끼가.

…이제 Aces High가 18번이 되겠군요. The Sentinel이여 안녕.

2. 정말 간만에 미친 듯이 운동을 해봤습니다. 휴식시간까지 다 해서 3시간 정도 걸렸네요.

트레드밀 간단하게 25분 걷고 뛰고 걷고 한 뒤에 한 게, 어디보자…

랫 풀 다운 45-55-65kg 15회 3세트, 턱걸이 5회, 백 익스텐션 15회, 덤벨 컬 5-7-9kg 15회, 인버티드 로우 15회, 랫 풀 다운 65kg 15회, 벤치 프레스 35-45kg 15회 2세트 55kg 10회 1세트, 덤벨 사이드 래터럴 레이즈 3-5-7kg 15회 3세트, 덤벨 사이드 벤드 12-14-16kg 15회 3세트, 덤벨 킥 백 3-5-7kg 15회 3세트, 데드 리프트 60-70kg 10회 2세트, 케틀벨 스윙 24kg 30회, 샌드백 치기 5분.

나는 이미 죽어있다. 벌써부터 허리가 쿡쿡 쑤셔오네요. 약 먹고 자야되나(…).

써놓고 보니 승모근하고 복근 운동을 안 했다…! 아, 앙돼!

3. 다른 사이트에서 공동구매를 하게 돼서 거기 말려들었는데, 결국 물건이 왔습니다. 참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쳐서 말이죠.

최초 제안자가 공동구매 제안. - 생각없이 비자 체크카드 있다고 했다가 피랍(…). - 졸지에 파티장으로 승격! - 에라 까짓거 지르자! - 어 근데 더 싼 데가 있네? - 여기로 고고씽! - 갑자기 주최자가 원하는 사이즈가 없다며 이탈, 5인팟이 4명으로 변화. 배송비 뿜빠이 문제로 본인이 2개 구매하기로 결정. - 어쨌든 그럼 지르는 거다! po결제wer! - 이탈한 주최자: 어 이거 사기 아님? 아무래도 짭 같은데? - 확인해보니 짭의 냄새가 강렬, 구매 취소 결정. - 근데 하루만에 반품은 불가능. - 이베이 셀러에게 컨택했더니 하필이면 주말! - 월요일에 간신히 취소 처리. - 결제한 금액은 페이팔 통한 거라 바로 취소가 불가능(…). - 어쨌든 맨 처음의 그곳에서 다시 구매 진행. 거기다 20% 세일까지 진행중! - 재고 묶어둘 요량으로 무통장 입금으로 주문한 물건을 취소하려는데 취소 버튼이 실종(…). - 게다가 또 다시 파티원 이탈! 이로서 최초 1개에서 3개 구매로 다시 변동. - 샵에 직접 컨택해서 얘기했더니 그쪽은 8시간 늦은 네덜란드(…). - 간신히 취소 처리가 돼서 po결제wer! …하려고 봤더니 세일이 종료! - 게다가 잔고 부족으로 결제 실패(…). - 재주문하려고 다시 메일 발송. - 응답 오기 전에 저절로 취소처리(…). - 어머니에게 잠시 빌린 돈으로 po결제wer! - 정상적으로 주문 완료! - 페덱스 타고 오는데 위치가 참으로 변화무쌍. 네덜란드에서 프랑스, 다시 인도,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 - 관부가세 내라는 연락에 바로 입금했더니 이번엔 주소가 길어서 동호수가 없다는 연락이…

어지럽죠? 저도 그렇습니다. 이런 참으로 다이내믹하기 그지없는 과정을 거쳐 결국 물건이 왔네요. 방금 뜯어보니, 다행히도 상태 깨끗한 정품이 사이즈 색상 다 맞게 제대로 왔습니다.

하하하, 덕질이란 게 이렇게 힘듭니다, 여러분.

나중에 리뷰나 한번 올려볼까요? 아무도 관심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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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루나브레이크  
무보수....눈물이...
Mr.A  
거기다 단순업무나 시키는 것도 아니고, 뭔 학교 레포트급 과제를 툭툭 던져주시네요. 실습이란 게 이런 거겠지만 솔직히 힘들어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이런 꼴을 당해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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