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기계의 차이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주지스 3 1382

어제는 오랫만에(라곤 하지만 몇 개월만에) 중학교 동창 절친들끼리 모였습니다.


그런데 친구 C군과 Y군은 특성화계고등학교고, 저는 인문계에요.


그래서 이 친구들은 '저항', '회로', '납땜'같은 용어는 익숙한데,


'판별식', '가정법 과거완료', '사잇소리 현상' 같은 용어는 껄끄러워 합니다.


문제는 제가 그 정 반대라는거(…)


더군다나 C군은 밀덕이라서 대학 진학을 결심하고 총기공학과를 지원했고덕업일치,


Y군은 귀찮아서(…) 직업군인을 지원하는 쪽이라,


그 둘은 군대와 총기 쪽으로는 죽이 잘 맞는데,


제가 관심있는 쪽은 뜬구름 잡는 쪽의 생각을 정리하는 쪽이니 영(…)


친한 친구긴 하지만 요즘들어 뭔가 아쉽다고 해야하나.


중학교 때는 다같이 휴대기기 덕질을 했었는데(…)




어찌됐건 오늘 그 기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같은 안드로이드가 기계같은 사람들 속에서 생활하는 무난한 일상물을 쓰려 해"


"넌 오늘도 뭔가 이상한 짓거리만 골라서 하는구나"


그래 내가 애정결핍이라 그래 이 친구들아(…)


"그래서 말인데, 인간과 기계의 차이가 뭘까"


그러자 Y군 대답이 걸작.


"멍청한 사람을 만들기는 정말 쉬운데 멍청한 기계를 만드는 건 정말 어렵지."


(…)


그래서 다시 C군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멍청한 사람은 만들기 쉬운데 멍청한 기계를 만드는 건 어려울까"


그러자 C군 왈.


"멍청한 사람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걸 방치해두기만 하면 되지만, 멍청한 기계는 근본적인 부분(=임베디드)부터 프로그램을 짜야 하거든."

* C군은 학교에서 임베디드 계열을 배웁니다. 임베디드가 뭔지는 몰라요.


음,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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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Loodiny  
'멍청하다' 라는 단어의 뜻을 '주어진 과제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 로 생각한다면, 저 정의는 정확하죠. 편의점 계산대를 생각해보세요. 처음 들어오는 알바생은 단순한 거스름돈 계산도 버벅거르겠지만, 사실 그 정도 계산은 파스칼식 계산기,아니 주판으로도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환경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그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을 멍청함이라고 한다면,기계만큼 멍청한 것도 없습니다. 아까의 편의점 계산대의 계산기는, 중학생 한 명이 왁스를 슬쩍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멍청합니다.
마찬가지로, 젓가락을 쓸 수 있을 만큼의 지능만 있다면 사람은 총부리를 들이밀면 도망가겠죠. 하지만 현재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조차도, '총을 들이밀면 도망가는' 행동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현대까지 쓰인 모든 총기의 디자인을 데이터베이스에 집어넣고, 그 입체적 구조를 파악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손이나 옷 등으로 가렸을 때에도 그걸 '총'으로 파악할 수 있는 고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추고, 마지막으로 '도망'이라고 부를 만한 이동 경로를 구상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요약하자면, '기계는 목적성이 있지만,사람은 목적성이 없다' 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SF 팬덤과 밀리터리 팬덤의 끝없는 분쟁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죠.(...)
Loodiny  
위의 '멍청한 기계'의 논증을 좀 더 파고들어가 보면, '의도적으로 멍청한 기계'를 만드는 건 의외로 간단합니다.

설거지,빨래,물건 옮기기 같은 몇 가지의 행동을 프로그램에 넣은 다음,
주변 상황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순수하게 내장된 난수 함수에 따라서 그 행동을 하는 기계를 만들면 돼죠.

분명 이 기계는,설거지 다 한 그릇을 또 설거지한다던가, 부대찌개를 화분에 붓는다던가 하는, 충분히 멍청한 짓을 하는 기계가 되겠죠.

근데, 잘 따져보면 이 기계는, '멍청한 짓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능하단 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멍청한 짓을 할 수 있죠.

이 '목적성'이라는 게,기계와 인간의 차이일 겁니다.
앙그라마이뉴  
단적인 예로 바보짓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포털 시리즈의 휘틀리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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