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사철은 대학원 나와도 암울한가..

호무라 6 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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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도로 살려고 결심한 지 14년,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들리는 소식은 인문학의 위기다, 취업 못한다 이런 소리 뿐.

교수를 하고 싶지만, 대학원 나오고 시간강사를 몇년 해야할지도 모르고, 아니 시간강사라도 최소한 월 100~200 버는 게 보장된다면 뛸 수 있어요. 연구원같은 거 하면서 대학 강의 나오는 것도 좋고요. 그런데 그게 장담이 될련지 말이죠. 부자가 될 생각은 없고, 먹고 살 수만 있으면 시간강사나 연구원 하면서 교수직 노리겠습니다만...

그래서 독일같은 데 나가서 유학이나 할까 생각하지만 한국사 할 놈이 독일은 무슨. 차라리 일본이 더 낫겠다 이런 상황이죠. 뭐 그건 한국사 말고 유럽사를 대학원에서 전공으로 배우면서 밀고가면 될려나. 아니면 한국사나 한국학 교수라도 노려야 하나. 이것도 불투명하죠.

이런 거에 대해서 해결책을 아는 사람이나, 아니면 최소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익명으로 적당히 이덕일, 김진명처럼 환빠+국뽕+민족주의 버무린 책을 써서 인세라도 벌어볼까. 아니 그건 내 양심에 허락이 안 하지. 차리리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같은 책을 써내는 게 낫지, 그런데 내가 쓴 책이 대박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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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호무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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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분명 바꿀 수 있어.

6 Comments
윌버포스  
이미 아시겠지만 제가 딱 똑같은 테크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결심한 것은 아니고 회본좌께서 하도 너는 기독 지성인이니까 꼭 교수가 되어서 청년들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를 하셨거든요. 회본좌께서 하도 그 쪽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시는 바람에, 생각해 보니까 상당히 괜찮은 비전이라는 생각이 들고 또 저한테도 딱 맞을 것 같아서 그렇게 결정을 내리게 된 거죠. 그러니까 저는 솔직히 말해서 대놓고 회본좌의 후계자로 지명된 겁니다.
저도 연구원을 하면서 교수직 노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회본좌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 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까지 따는 케이스가 극히 드물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대학 측에서는 OOO박사는 유력한 교수 후보라고 간주한다는 거예요. 얼마 전에는 총장님 발언까지 언급하면서 우리 대학을 졸업한 박사학위 소지자가 너무 없어서 교수 후보가 없는 게 걱정이라고 하셨다면서 강력하게 넌 꼭 교수가 되어야 한다고 정말 지긋지긋한 이야기를 되풀이를 하셨습니다(...) 회본좌는 여하튼 만나기만 하면 기승전넌교수가되어야한다라니까요.

교수가 되는 건 기본적으로 박사학위를 요구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긴 하지만, 만일 지금 다니는 대학 상황이 제가 다니는 대학하고 비슷한 여건이라면, 모교 교수가 되는 것은 생각만큼 무지하게 어렵거나 하지는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는 이공계지만 호무라님은 인문계 그것도 완전 순수 인문학이라 저하고 상황이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거든요. 그리고 또 다른 변수가 하나 있는데 회본좌께서 저에게 교수직을 제안하신 근본적인 목적은 제가 다니는 대학의 독특한 정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든요. 미션스쿨 교수라는 게 기본적으로는 교수인 동시에 (전공을 막론하고) 어느 정도는 전도사, 복음 사역자의 성격도 있습니다. 실제로 교계에도 보면 교역자가 아니면서 교수로 있는 복음 사역자들이 많이 있죠. 그렇지만 호무라님 다니시는 대학이 제가 다니는 대학하고 비슷한 여건, 즉 어느 정도 수준은 되는데 졸업자들 가운데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케이스가 흔하지 않은 경우라면, '모교 교수'는 생각만큼 무지하게 어렵거나 하지는 않을 겁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박사학위를 외국에서 취득을 하셔야 하는데... 한국사를 전공하실 거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지죠.

저는 이공계라서 포닥이란 게 있기 때문에, 회본좌 말씀에 따르면 박사학위를 국내에서 취득을 하더라도 설포카에서 취득을 하고 해외에서 포닥 과정을 마치면 얼마든지 교수 후보가 될 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포닥이란 게 따로 없는 인문계, 그것도 순수 인문학의 경우에는 일단 한국사나 국어국문학처럼 특수한 케이스 말고는 해외 박사 학위가 필요할 겁니다. 그런데 또 한국사를 하신다고 하니까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그쪽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한국사라는 것 자체가 유학을 갈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보니까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박사과정을 서울대에 진학하셔서 이수하고 학위를 취득하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석사는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 '반드시' 하신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아니면 전공분야를 바꿔서 해외 유학을 가셔 가지고 해외 박사 학위를 취득하시는 것도 다른 한 방법이죠. 이 경우에도 역시 석사는 지금 다니고 계신 대학에서 이수하고 학위를 취득하셔야 합니다. 회본좌도 그래서 '석사는 여기서 할 것'을 상당히 강조를 하시는 겁니다. 호무라님 다니시는 대학의 여건이 제가 다니는 대학과 비슷하다면, '모교 교수'가 되는 건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어렵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PS. 어제 그냥 못 해 먹겠으니 때려치우고 신대원이나 가야겠다는 건 어디까지나 하나도 손을 못 댈 정도로 토 나오는 레벨의 리포트 때문에 답답해 가지고 쓴 거지 진짜로 진지하게 쓴 글은 아닙니다. 애초에 지금 다니는 교회 사정상 교단 직영 신대원(총신, 고신, 합신 등)은 진학이 곤란합니다. 신학을 굳이 이수를 하려면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3년짜리 코스를 마치고 IPC 한국준노회에서 안수를 받아야 하거든요.
호무라  
제가 생각하는 테크는 서울대로 대학원 간 뒤에 해외로 나가던가 아니면 거기서 박사하기입니다.
윌버포스  
지금 다니고 계신 대학의 레벨이 교수 후보가 막 쏟아져 나올 정도로 클래스가 높은 대학이 아니라면 석사는 지금 다니고 계신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하시는 게 맞습니다. 왜냐하면 교수 후보가 막 쏟아져 나오지 않는 대학(즉 박사학위 취득률이 낮은 대학)을 나와서 교수직에 도전을 하시려면 아무래도 모교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데, 문제는 석사를 다른 곳에서 해 버릴 경우에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는 거예요. 신대원이야 학부 상관없이 신대원이 속한 교단에서 안수를 받는 거니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위험이 없지만(제가 다니는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면 꼭 장신 신대원을 가야 하고 총신, 고신, 합신 같은 하드코어 개혁주의 교단의 신대원으로 가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런 경우가 아닌 이상은 학부 졸업한 곳에서 석사까지 마치는 게 교수직에 도전하기에는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대학원을 마치고 취직을 하시겠다 그러면 석사를 서울대 대학원으로 가도 괜찮아요. 그런데 장기 목표를 교수직을 생각하고 계신다면 학부 졸업한 곳에서 석사까지 마치는 게 좋습니다. 안 그러면 진짜 영락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거든요. 이쪽에도 못 끼고 저쪽에도 못 끼고... 그래서 회본좌도 '석사는 여기서 마쳐라'고 강조를 하시는 겁니다.
호무라  
지금 교수를 보니 두 분은 서울대서 박사까지, 한 명은 서울대-하버드대 박사, 한 명은 건대-독일 유학, 두 명은 건대 박사더군요...
윌버포스  
그 건대 박사라는 두 분은 한국사 전공이십니까? 만일 그렇다면 박사까지 같은 대학에서 계속 공부를 하셔서 학위를 따시는 것도 좋습니다. 한국사를 전공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입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에도 석박사를 전부 다 우리 대학 국문과에서 마치고 '베어드학부대학'에서 국어 및 인문학 관련 교양 가르치는 교수님이 계시거든요. 그렇지만 보다 수준 높은 공부를 하고 싶으시다면 최소한 석사는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 마치고 박사는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하여 이수하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석사는 반드시 학부 졸업한 곳에서 하셔야 낙동강 오리알 안 됩니다.
호무라  
그 예상 맞습니다. 하버드 간 교수는 중국사, 독일 간 교수는 유럽사를 가르치고 나머지는 다 한국사죠. 음, 차라리 반수해서 서울대라도 갈 걸 그랬나. 아무튼 정보 고마워요. 나중에 건대 출신 교수들에게 정보를 더 얻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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