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글.

블랙홀군 2 1879
여기까지 올라오고 NTX에 더이상 글리젠은 없다가, 아침에 뜬금없이 끝이라고만 올라와서 황당하셨을겁니다. 
그리도 잡게와 NTX를 동시에 드나드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실거예요. 
사실 지금 착잡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홀가분합니다. 

...밤새 어떤 일이 있었는가 하면... 
어제 원래 누구 생신이어서 가족들이 다 계곡에 놀러갔는데, 저 혼자 이것때문에 못 놀러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곧 돌아온 엄마한테 보고를 드렸죠.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 엄마는 교수님과 통화를 했고, 시안군 일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실험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전부요. 
그리고 다시 교수님과 엄마가 통화를 했고, 교수님은 그럼 네가 원하는대로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자정 6분 전에 전화해서 11시에 오라는 거 병원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아침 10시까지 갔어요. 
우울증 약 하루 안 먹어도 안 죽는다고요? 
그렇겠죠. 당신, 정신병은 인정 안 하는 분이니까. 
적어도 저 면담하는 교수님은 그런 분은 아니셨는데, 왜 사이가 안 좋은 지 알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을 했습니다. 노트북도 당연히 들고 갔죠. 
엄마가, 아침 먹으면서 오늘도 계속 가라고 하면 아예 짐 싸서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짐은 풀지 않았습니다. 

곧 교수님께서 오셨고 결정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아직 결정은 못 했다고 했더니 나가랍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하고 짐 전부 챙겨서 왔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교수님께 한마디 했습니다. 
"그런 걸로 해결이 됐으면 병이 아니예요, 교수님. "
남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난자한 사람을, 직속 후배라고 변호하고 있더군요. 
허. 어이가 없어서. 

그리고 둔탱이한테도 그간 못했던 말을 전부 뱉었습니다. 
"내가 누구때문에 죽으려고 했는데. 
당신때문에 온실 가서 수십번이고 도루코로 손을 그으려고 했어. 3층 난간에 있었던 것도 11층에서 뛰어내리려고 그런거였어. 당신 트라우마 건드리는건 싫어한다는 사람이 남의 트라우마 그렇게 건드리고, 말로 사람 난자해서 죽음으로 몰아갑니까? 그러고도 눈썹 하나 까딱 안 하는 사람이, 누가 옆에서 죽어가도 모르는 주제에 당신에게 상냥하게 대해달라고 하고, 시안군때문에 나를 걱정해? 하, 웃기지 마세요. 당신은, 적어도 내 기억 속의 당신은 절대 나를 걱정할 사람이 아냐. 당신 부사수 외에는 어떤 사람도 안중에 없는 사람이라고. 옆에서 누가 죽어가도 당신 부사수 외에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 뭘 걱정하고 뭘 신경쓰는데? 당신은 내 상식으로 이해할 수도 없고 더는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 좋겠네, 이제 당신 부사수만 이뻐해도 삐질 사람도 없으니까 얼마나 좋아? 고소하지? 기분 좋잖아. 
이제 우린 적이야. 더는 만날 일 없었으면 좋겠네. 一生あなたを仇名すようです。(평생 원망할겁니다.)"

그러고 있는데 다들 출근하더군요.. 
일단 교수님은 엄마가 오자마자 제가 자리에 있는 모든 짐을 빼는 걸 보고 경악하셨습니다. 
이럴거라고 생각 못 하셨나본데 아뇨. 교수님, 저 너무 얕보셨습니다. 
너 그거 진짜 다 가져갈 작정이냐고 하는데 엄마가 이제 내가 못 오게 할거라고, 난 내 자식이 먼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식구들 만나서 마지막으로 얘기 전하고 왔습니다. 
"잠만보, 로파파. 나 이제 가. 그동안 쌀쌀맞게 군 게 있다면 미안해. 너희가 미웠던 게 아니야, 박사님이 미웠던거였어... 야, 너무 그러지 마. 니 사수(둔씨)를 봐, 눈썹 하나 깜짝 안 하고 태연히 있잖아. 잘 있어, 연이 닿으면 나중에 또 봐. 그리고 언니들, 고맙고 미안해요. 제 편이 있다는 건 좋은거였어요. 나중에 또 봐요. "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신고

Author

8,759 (78.7%)

<덜렁거리는 성격. Lv.1에 서울의 어느 키우미집에서 부화했다. 먹는 것을 즐김. >

2 Comments
호무라  
그래, 그렇게 확실하게 하셔야죠.
이제 푹 쉬세요...
hypnotica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제목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