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판소를 읽을 때 가장 신기한 점 ② - 용병 편

양양 13 1572

판타지 소설에서 용병이 안 나오는 작품은 엄청나게 드물겁니다.

...그런데 이 용병이 판타지 세계에선 정말 판타지스런 존재라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1. 용병길드의 존재

용병길드가 존재합니다. 세상에... 조합이 있다는 사실에 일단 놀라고 시작합니다. 중세와 르네상스의 조합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합의 특징으론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관리된다는 점입니다. 길드가 존재함으로써 용병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야...

2. 용병의 등급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용병길드에선 용병의 등급까지 부여합니다. 이 부분은 현실로 볼 때 지역 상공회의소에서 회사의 등급을 평가하여 통보해 주기도 하니까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 용병의 등급을 관리하는 것 까지는 그렇다쳐도 이 용병의 등급이 판타지 세계 어딜가도 통용되며, 이 때 발급되는 용병패는 그 어떤 보증보다 높은 효력을 발휘합니다(!). 심지어는 국가가 발급하는 증서보다 더 신뢰성이 높습니다. 현실로 치면 상공회의소에서 발급하는 신용평가서가 외무부에서 발급하는 여권보다 더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무슨 어디 소말리 랜드도 아니고 판타지 세계의 국가는 죄다 막장이라서 일개 민간단체보다 신용도가 떨어집니까?

3. 자유로운 길드 가입체제

이걸로 끝나면 다행인데, 길드의 가입이 자유롭다는 사실도 놀라운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조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당히 폐쇄적인 단체인 경우가 많은데, 당장 어떤 중소기업이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입하려고 해도 별의별 서류를 내야함은 물론이고 이사회의 심사를 통해 가입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기에 시일이 걸리는 마당에... 판타지 세계의 용병길드는 그야말로 ez come ez go의 판타지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4. 게임스런 일일퀘스트

그러면서 게임마냥 길드에서는 퀘스트가 쏟아집니다. 이게 무슨 택배를 보내는 일도 아니고, 국가와 국가를 넘나드는 상행과 관련된 업무처럼 "상단의 운명이 걸린"일에도 입찰같은 단계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포워더라면, 이렇게 일하는 순간 시말서 수준이 아니라 바로 짤릴겁니다. 그리고 이런 업무가 길드에는 일상다반사입니다. 놀랍기 그지없지요.

이렇게 보면 용병이란 존재와 이에 대한 신뢰도는 어마어마합니다. 그것도 국가를 넘어서는 신뢰도를 보여주는 용병이란 존재는 참으로 불가사의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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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양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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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XOBcuzesurio  
~~작가가 신뢰를 보내고 있기 때문...~~ 워낙 많이 봐서 그러려니 하고 있지만 그래도 용병 길드가 매우 비현실적이죠...
양양  
제가 생각해도 그게 가장 비현실적입니다(...).
 스  
~~그야 판타지니까요.~~
사실 그 과정을 일일히 묘사하면 읽는 사람이 귀찮을테니까요.
적당히 신나고 적당히 모험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면 충분하겠죠.
(…)
양양  
모험 활극이라면 딱 "용의 신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긴한데... 뭐랄까, 참 그렇더라구요. 물론 문화소비자가 그걸 원하기 때문에 이런 클리셰가 나오기는 합니다만... 이제는 "전음"과 마찬가지로 생각하는걸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되었지요. 물론 지금 제가 까는 건 "공상비과학대전"처럼 웃자고 적은 것이니 그냥 그렇다 정도로 보시고 잠깐이나마 웃었다면 다행입니다.
현재진행형  
뭐 보니 중세 길드 보다는 현대의 PMC+흥신소정도로 보이는군요.(...)
양양  
흥신소보다는 택배기사님(...)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타이커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작가가 경험한게 게임수준이니까 그렇죠...솔직히 양판소 작가가 중세 역사책이나 문화책, 하다못해 DnD 룰북같은걸 봤겠습니까...
양양  
생산자의 지식이 적은 경우가 많아서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어쩌면 연애를 안 해 본 사람들끼리 모여서 연애시뮬레이션을 만들면 여러가지 의미의 판타스틱한 게임이 나올 수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은 해 봅니다.
루나브레이크  
첫번째는 란츠크네히트처럼 유명한 용병 집단 같은게 있는 걸보면 의외로 실제 역사에도 체계적인 이익집단으로서 용병모임이 있지 않을까요?
양양  
그 체계라는게 길드처럼 "우린 이렇게 정했으니 '조합원'들은 이렇게 행동한다" 같은 건 아니니까 기실 길드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요.
역사상으로 민간거대기업차원의 용병은 존재할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용병계에서 조합이라는 조직을 운영한 예는 적어도 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또한 조합이라는 조직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조합장(=길드장)을 선출하고 운영하여야 하는데, 여기에는 선출 방식도 없으며 운영방식은 건담시드의 듀트리온 엔진처럼 설명도 없고 또 설명할 수도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문점은 꼬리에 꼬리를 물 수 밖에 없지요. 차라리 란츠크네흐트처럼 아예 거대기업이라면 총수와 그 부하들의 선출이 어찌보면 개인사업자와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으니 납득이 되겠지만요.
말이 좀 길었지만, 중세나 근세를 기준으로 볼 때 어쨌거나 민간주도의 거대 용병단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납득이 갈 수 있으나 용병조합은 도무지 납득되기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paro1923  
문제는 란츠크네히트같은 이들은 중세가 아닌 근대의 산물이란 말이죠... 적어도 '중세' 판타지에는 어울리지 않죠.
Nullify  
1. "길드가 존재함으로써 용병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야..."

또 웃긴 건 설령 용병들이 멀쩡히 길드로서 뭉쳐있을지라도, 나라가 있으면 "관군"들도 있을 텐데 조용히 넘어갈 수나 있냐는 겁니다. "국가가 아닌 무력"들이 뭉치면 걸어다니는 폭탄떼나 마찬가지인데...

차라리 "한바탕 전쟁하고 난 나라에서 군인들이 대거 일자리 잃고 쏟아져들어온 걸 모아놓고 팔아먹기 위해 그럴듯하게 길드 딱지 붙인 거라는 설정"이면 그게 나을 거 같네요.

2. 진짜로 막장국가면 가능할지도요. 용병이 신뢰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그런 거 체크할 여력도 없는 나라일겁니다''' 아마.

3, 4. 이건 그냥 게임을 너무 많이해서 그런가 봅니다.

ps. 국경을 막론하고 신뢰를 보여주는 용병이라...--스위스 군인...?--
양양  
확실히 국가가 아닌 무력을 갖고 있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불안요소지요. 그것도 수십에서 수백쯤 되는 인원이 국가의 통제 없이 그러고 다니면 사실상 반국가단체로 봐도 무방할 정도일 겁니다. 솔직히 그 정도쯤 되면 말타고 다니는 용병들은 국가 입장에선 잠재적 마적떼고 말을 안 타고 다니면 잠재적 산적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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