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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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저희 집에 오는 고양이들 중 노랑 태비인 '노랑이'와 턱시도인 '깜이'는 되게 사이가 나쁩니다.

  두녀석 다 삼색 고양이인 '얼룩이'와는 사이 좋게 지내는데 정작 둘만 있으면 싸운단 말이지요.

  그런데 요 근래 전까지 못 보던 고양이 두리가 저희 집을 들락 거리는겁니다.

  두녀석 다 덩치도 크고 성격도 포악해서 1:1로는 노랑이나 깜이나 상대가 안되더군요.

  그런데 오늘 새벽에 조깅 갔다가 들어오는데 노랑이와 깜이가 같은 방향을 보면서 털을 잔뜩 세우며 위협을 하고 있더군요.

  뭔가 싶어서 보니 얼마 전부터 집을 들락거리던 그 커다란 고양이중 한마리였습니다.

  이녀석이 1:1로는 가볍게 이기지만 2:1이 되니 이거 안되겠다 싶었는지 슬그머니 자리를 뜨더만요.

  그리고 두녀석 다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마당에 마련해 준 집(박스에 안쓰는 방석이랑 담요 깐거.)에 들어가서 잠을 청하더군요.(...)

  공동의 적 앞에서는 손을 잡는다는걸까요...


  1. 저희 아버지께서 아직 현역 군인이셨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께서 대규모 훈련에 참가하게 되셨는데 생판 처음 보는 전차가 훈련장 안에서 기동하고 있더랍니다.

  그런데 이게 평소 자주 보던 아군 전차나 미군 전차와는 달리 심히 '빨갱이 스럽게'(...) 생겨서 아버지네 부대 사람들이 전부 기겁을 하셨다고 하시더군요.(...)

  가지고 있는 무장이래 봐야 전차한테는 씨도 안먹힐 물건들이고, 뭣보다 실탄이 없었으니 뭐...

  그래서 정신줄을 놓고 보고를 하셨다는데 그 보고라는게...

  "아니 지금 큰일 났습니다! 훈련장에 빨갱이들 전차가 굴러다니고 있단 말입니다!"(...)

  였고, 지휘소가 한바탕 뒤집어진 후에 돌아온 대답은...

  "야! 그거 이번에 러시아에서 들여온 신형이야!"

  불곰 사업으로 들어온 러시아제 전차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복귀후 격렬한 쪽팔림에 고개를 푹 숙이신 아버지 일행에게 여단장님께서...

  "으이그 촌놈들...신문 안보냐? 브리핑할때 잤어?"

  라면서 놀림 반, 핀잔 반으로 혀를 끌끌 차시더라고...(...)

  그리고 후일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들께서 말씀 하시길...

  "아니 솔직히 그때는 소련 하면 거의 요샛말로 악의 축인줄 알던 때인데, 아무리 그래도 빨갱이 두목(...)이 망했다는 소리만 들었지 걔들이 그렇게 잘 나가다가 아무리 망했기로서니 우리한테 전차를 넘길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그거 너희 중대 빼고 다 알았어 임마. 너희 그때 파견 갔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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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XOBcuzesurio  
~~밝혀진 진실~~
paro1923  
90년대 초는 참 '미친 시절'이었죠. 설마 러시아가 속된 말로 '우리한테도 돈 빌리는 거지' 신세가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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