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NTX]"인천UTD 마케팅 담당 누구야?!

양양 2 1581

...잘 했어!"

라고 이야기 해 주고 싶군요. 지난 28일, 인천은 베트남에서 주목받는 신인 쯔엉을 영입 발표했습니다. 영입 형식은 임대지만 2년간의 다년 계약입니다. 계약발표는 베트남 현지에서 이루어졌으며 베트남 현지는 이 발표로 엄청 뜨거워졌습니다. 한국프로축구 역사 30년동안 베트남 출신 K리거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동남아시아로 넓혀도 태국의 피아퐁 정도만이 유일했지요. 쯔엉의 입단으로 최초의 베트남 출신 K리거가 탄생하였으며 동남아 전체로 보면 두번째입니다. 동남아시아 축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국내에 별로 없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쯔엉이란 선수의 실력을 제대로 아는 건 아닙니다. 미지수지요. 그럼에도 이 영입을 제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일부 정치인이 언급될 수 있으나 정치이슈와는 무관합니다.


1. 내부적 요소 - 인천의 자금문제

인천은 창단 당시에는 엄청난 기대를 바탕으로 팀을 세웠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2002 월드컵의 열기가 수그러들기 시작하는 시점에 인천의 기세는 정점에 달함과 동시에 2002 열기와 함께 조금씩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인천의 중흥기에 함께 했던 선수들은 하나둘씩 다른 구단에 팔려나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요. 일례로 K리그에서 한창 날렸던 라돈치치와 데얀은 말할것도 없고, 국대급 선수인 최태욱이 구단의 운영자금이 없어 겨우 1년만에 J리그로 이적보냈던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역대 인천 시장들이 들으면 억울할 수 있겠지만 인천 시장들은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주말 홈경기마다 보러 온 것도 아니고 팀의 자금에 보탬이라도 되기 위해 스폰서를 제대로 물어오는 것도 아니었지요. 때문에 인천은 단기/장기 할 것 없이 늘 자금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번 2015 시즌에서도 임금체불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인천의 현 주소를 잘 알려주고 있지요. 이 와중에 팀의 핵심으로 분류가 되는 김인성까지 울산에 파는 모습을 보면 인천은 늘 어렵습니다.

결국 자금의 확보가 중요해 진 상황인데 쯔엉의 영입은 단기자금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쯔엉이 가진 인지도가 언론에 나온 그대로라고 한다면 인천은 단기적으로나마 유니폼 판매라든가 중계권에 대한 이익을 어느 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인천UTD는 인천시장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에서 자력으로나마 추가로 돈을 벌 궁리를 해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베트남 선수의 영입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시사합니다. 참고로 올해 창단한 서울이랜드도 베트남 선수를 영입하여 마케팅을 하자는 생각이 언론에 나왔던 적이 있을 정도로 이 방법은 어느 구단이든지 한번쯤은 생각해 봤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단기 자금충당과 마케팅적 측면으로 봤을 때, 그리고 현 인천의 상황에서는 상당히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쯔엉의 영입은 앞서 언급한 대로 임대계약이기에 인천에게는 아무런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장 자금이 급한 인천에게는 무리한 지출이 아니기에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괜찮은 전략이라 저는 보고 있습니다.


2. 외부적 요소 - 베트남의 축구열기(부제: 대한민국의 평행이론)

베트남의 축구는 어찌보면 한국과 놀라울 정도로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축구 자체는 인기가 있지만 국가대표를 향한 인기만이 높다는 것부터 이에 따른 자국 축구발전을 위한 열망까지 생각하면 거의 비슷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베트남의 최상위 축구리그인 V리그1은 평균관중이 K리그와 비슷한 7천명 수준이지만 베트남 U대표팀 경기의 평균 홈 관중은 경기장 만석을 채울 정도로 뜨겁습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한국과 일본에 진출하는 선수와 그 소속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EPL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상승한 시점은 박지성과 이영표의 EPL진출부터입니다. 베트남의 축구팬들이 이와 같은 맥락으로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쯔엉이 K리그에서 골이나 어시스트를 해 준다면 마케팅적으로는 충분히 남는 장사가 될 수 있지요. 만약 쯔엉이 2016시즌 K리그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다면 K리그는 V리그1에 있어서 EPL같은 최종 목적지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처럼 가고싶은 리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차후에 전북이나 포항, 수원처럼 ACL 단골손님급 구단에 입단하는 경우라도 생긴다면 K리그 전체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추가로 동남아시아 축구연맹(AFF)에서도 K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만 합니다. 베트남 말고도 AFF의 가맹국 중에서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축구열기가 뜨거운 나라입니다. AFF컵, 일명 동남아컵은 이들 국가에선 아시안컵 만큼 중요한 대회이며 태국과 말레이시아도 예외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보면 베트남과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지요. 때문에 자국 선수들의 해외진출에 목말라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베트남에서 쯔엉의 마케팅 효과가 성공하면 충분히 이런 주변국가들도 공략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K리그의 자본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 시작은 인천이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제가 생각하는 인천의 현 행보는 상당히 괜찮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영입한 쯔엉이 얼마나 K리그에 적응하고 잘 해나가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냉정하게 본다면 쯔엉은 V리그1에서 16경기 출장에 1골에 불과합니다. 딱 유망주 수준이지요. 인천이 약팀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쯔엉의 수준은 객관적으로 판단해도 인천의 수준에 비해 낮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쯔엉이 앞으로 얼마나 잘 해줄지는 미지수지만 앞으로 K리그에 있어 이런 바람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천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K리그 구단들은 상업적으로 발전해야합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볼 때 "살아남을 수 있는" 구단이 되지요.

2016 K리그는 쯔엉의 영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고, 또 그만큼 기대가 커지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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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함장  
신선하고 과감한 시도이긴 하군요
양양  
현실적으로 K리그는 KBO와 경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현 시점에서 KBO와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상업적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야구는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MLB를 제외하면 판매력이 강한 리그가 없는데다가 야구의 기본 인프라가 축구에 비해 너무 낮기에 KBO가 해외에 진출할 만큼의 발판이 없지요. 이런 이유로 축구와 비교했을 때 인기가 높지 않아 해외에선 K리그와 KBO사이에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지요.
쯔엉이 과거 피아퐁에 준할만한 정상급 선수가 되어줄 가능성은 낮겠지만 EPL의 박지성처럼 "포장 가능한 수준"의 활약만 해 줄 수만 있다면 향후 K리그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다행히 현 시점에선 동남아 마케팅에 신경쓰고 있는 아시아 리그는 J리그 정도인데 J리그는 아직 동남아 선수가 1부리그에 본격적으로 진출 및 활약한 선수가 없기에 이번 쯔엉의 활약이 K리그의 상업성 부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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