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전 호구끼가 좀 있나봅니다.

Mr.A 0 1630
0. 전 주말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계약서 상으론 16시 30분가지만 하도록 되어있죠. 그러면서 시급은 30분 마저 하는 것으로 받기 때문에 좋습니다. 근데 문제는, 요새… 가 아니라 거의 항상 정시퇴근을 못 합니다.

왜냐. 지하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문화교실이 끝나야 저도 퇴근을 하거든요. 원래 제일 늦게까지 하는 게 16시 30분입니다마는, 이게 뒷정리니 뭐니 해서 좀 늦게 끝납니다. 학부모들이 와서 그 선생님한테 이거저거 묻고 그러거등요.

근데 오늘은 유달리 늦게 끝내시더군요. 데스크에 앉아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데, 한 15분이 지나도 안 오시더군요. 오늘 특근하시는 선생님은 걍 퇴근하라고 해주시긴 했는데, 아무래도 제 일이고 버스 시간도 안 맞고, 어차피 집에 와봤자 뭐 할 것도 없고 해서 기다려봤습니다.

…근데 20분 넘게 안 오십니다. 가보니까 아니나다를까 선생님도 아주머니들한테 붙잡혀있으시데요.

거 퇴근 좀 합시다(…).

1. 뭐 좌우지간, 17시 전에 퇴근은 해서 버스에 몸을 싣고, 쪽잠이나마 좀 자려고 창에 기대 잠을 청했습니다. 근데 자꾸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더군요.

30분동안 계속 그러길래 '아놔 대체 누가…'하고 있었습니다만… 나중에 보니까 사람이 없는데도 벨이 계속 울리더군요.

누가 놓고 내렸구나 싶어 앞좌석쪽으로 가보니, 역시 누가 놓고 내렸더군요. 고색창연한 폴더 폰이더군요.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받으시더군요. 한 3, 40분 후에 일로 오시겠답디다(…).

뭐… 주변에 경찰서도 없고 제가 들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근데 기다리다보니 은근 화가 살살 오르더군요. 무작정 30분이나 기다리라니 이 사람이… 싶어서. 그래서 나중에 만나면 '거 맨입으로 가실라고요?' 같은 한 마디 해줄 생각이었습니다만…

막상 보니 나이 든 아주머니가 오셨더군요. 거기다 자기 핸드폰도 아니고 딸 거랍니다(…). 근데 거기에 대고 '거 뭐 콩고물 좀 없어요?' 하기도 그렇고. 사실 제 성격에도 안 맞지마는(…).

식사 안 했으면 밥이라도 사겠다는 거, 그냥 교통비 조로 천원만 받고 왔습니다. 쩝.

…시간이고 돈이고 손해만 봤네요. 아니 뭐 거절은 제가 했습니다만 왠지 모르게 열이 뻗쳐(…).

2. 조별과제도 보면, 제가 은근 호구짓을 많이 하게 되더군요. 별 의욕 없는 조원들 끌고 가느라 2.5인분 가량을 혼자 한 경우도 있고(…).

요번에도 그럴 뻔 했는데, 요번에는 그나마 조원들이 양심적인 애들이라, '님 혼자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님? 좀 그런데 우리 둘이 슬라이드 만듬.' 하고 분할을 자처하더군요. 원래는 이 친구들이 조사하고, 제가 취합해서 보고서 작성, 슬라이드 제작, 발표까지 하는 거였습니다만, 제 꼴이 영 아닌 걸 보고 좀 안쓰러웠나봅니다(…).

주말 중에 보낸다더니 오늘 보내더군요. 썩 여유있게 보낸 건 아니지만, 별 흠 잡을 데 없이 만들어 보내왔네요. 후, 한 숨 돌렸습니다.

이제 이거를 내일 좀 수정하고, 발표만 하면 하나는 끝나는군요.

마지막 하나 남은 거 있는데, 이제 그거에 좀 전력투구 해봐야겠습니다. 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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