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혐오주의] 최근 그림과 근황

지나가던 스 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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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그림을 거의 안 그리다가 거의 낙서에 가깝게 그림을 한 장 그렸습니다.

며칠간 이유 없는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는데 가끔 그림 그리면 도움이 되더군요.


1. 여동생이 어제 저녁에 지적했습니다.

“오빠는 너무 그림을 그리든 글을 쓰든 형식적으로만 하는 것 같아”

“형식적이라니, 무슨 뜻이야”

“하루에 크로키 몇 장, 선 연습 몇 장, 글 몇 페이지, 이렇게 의무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나는 오빠가 그러면서 즐거워 보였던 적이 한 번도 없어”

“의무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도 있는 거지”

“하지만 오빠는 매일 자기 목표량을 못 채우고 스트레스 받고, 또 목표량을 채우면 그림이랑 글 퀄리티가 쓰레기같다면서 스트레스 받잖아”

“내가 그림 그리고 글 쓰면서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지”

“아니, 내 말은 왜 그렇게 해야 하냐는 거야. 오빠 평소에도 자기 그림에 아무도 관심 안 가질 테니 편하게 그려야겠다고 말하잖아. 근데 지금 엄청 불편해 보여”

(…)


2. 그러고보니 여동생한테는 가끔 상식적인 관점에서 많이 태클을 받습니다.

하루는 여동생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몰라서 묻는 건데, 여자어라는 게 진짜로 있는 거야?”

“여자어? 예를 들면?”

“'오빠는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같은 거, 인터넷에 자주 올라오는 카카오톡 유머 있잖아”

“그건 진짜 유머고. 그런 유머 보면 사실 여자들도 웃겨, 자기가 말을 안 했는데 왜 화났는지 '오빠'가 어떻게 알아. 나는 웃기긴 하지만 전혀 공감은 안 돼”

“그런가?(…) 그럼 여자와 남자 사이에 정말 대화라는 게 불가능한 지점이 있을까?”

“음, 있을 수도 있는데. 애초에 대부분 여자랑 남자는 관심 가지는 취미가 다르잖아. 오빠 친구들 중에 오빠랑 관심 영역이 완전히 다른 친구가 있어?”

“없지”

“상대방과 말이 통하려면 적어도 그 사람이랑 관심 분야가 같은 게 하나쯤은 있어야지.”

“하지만 생물학적인 차이로 인해 취미가 어쩔 수 없이 다를 수도 있지 않나?”

“그거야 그럴 수 있다고 치는데, 생물학적이고 뭐고, 서로 노력도 안 하고 말 안통한다고 하면 말이 안 되지. 남자든 여자든 친해질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렇군. 고맙다”


3. 오늘 아침은 상단의 저 이상한 낙서 비슷한 그림을 그려서 보여줬는데, 여동생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오빠는 일정한 간격으로 직선 긋는 걸 나보다 잘 하네, 나는 그게 잘 안 되던데”

“그런 거 잘하고 싶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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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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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좋은 여동생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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