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파퀴아오 경기를 봤는데.

챈훗 4 1664
역시 예상한대로 견제와 회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엄청 지루한 경기(적어도 대중에게는) 였더군요. 

저야 메이웨더가 원래 저런 사람인걸 잘 알고 있는데다가,
그 엄청난 백-사이드 스탭과 코너에서의 대처능력, 예술같은 반사신경, 견고한 가드, 칼같은 더티클린치, 폼에 감탄해서 약간은 흥미롭게 봤는데(어쨎든 재미없는 편에 속하는 경기라고는 생각하지만),
같이보던 친구들은 전설간의 견돌이 왜 이렇게 재미없냐고 지겨워서 죽을려고 하더군요.
덕분에 같이 보자고 말한게 엄청 미안해지던.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투기종목 스포츠는 해당 운동의 테크닉과 디테일이 발전한 상황에서 기량이 비등비등하면 확실히 재미없어지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서로 상대의 위험성을 잘 아니 견제에 치중하고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포인트를 쌌는데 집중하니까요.
(올림픽 유도나 레슬링을 생각하면.)
이건 투기 스포츠가 발전하면 발전 할 수록 더 그런듯.

복싱이 지금보다는 거칠었지만 황금기였던 70년대까지는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도 엄청 어그레시브했으니까요.
80년대부터 저런 경향이 강해지더니 갈수록 심해지는 것같아요.

물론 메이웨더는 정말 많이 심한것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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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루나브레이크  
다들 하는 말을 들어보니 그 둘의 경기는 안토니오 이노키가 무하마드 알리를 상대로 창녀권을 쓴 형국인가 보네요.
챈훗  
이노키와 알리는 서로 손바닥이 엇나간 느낌이라면(둘이 서로의 무술과 공간에 대해 문외한이였으니까요.),
이번건 메이웨더가 손바닥을 대놓고 안친 느낌입니다.

파퀴아오도 소극적인 면이 좀 있었지만 그래도 잽-전지스탭 후 연타시도는 적잖이 있었어요.
문제는 메이웨더가 파퀴아오를 다운을 노려 볼만한 상황에서도

(앞서 이야기한 파퀴아오의 잽-전지스탭 후 연타시도를 메이웨더가 백-사이드 스탭으로 흘리면서 파퀴아오는 자기 측면을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서가드도 못하고 1초정도 그대로 내주게 되지요. 이게 후반라운드에 3번정도 있었습니다. 메이웨더 클래스를 생각하면 이 정도 기회라면 충분히 체중을 실은 정타를 턱이나 관자놀이에 적중시킬 수 있었을테고 이게 3번이면 적어도 한 번은 다운시킬 수 있을겁니다. K.O까지 간다고해도 이상할 상황도 아니고요.)

메이웨더는 그냥 잽이나 바디블로우 한, 두번 치고 빠져나갑니다.
체중을 실은 정타가 혹여나 미스 블로우 될 때(메이웨더 수준을 생각하면 그 상황에서 미스 블로우 될 확률은 5%도 안될테지만) 자기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발생될 빈틈이 발생하는 것을 경계해서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만 공격하고 만거죠.

스스로가 안정적인 승리을 위해 결정적이고 빠른 승리를 포기했는데 재미없을 수 밖에요.
ESBL  
수준높은 개노잼 게임이라는 평가가 딱 어울리는 게임이었습니다
양양  
딱 그 느낌이 맞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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