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드는 생각이 말이죠...

현재진행형 2 1722
  

  만약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서 제 할아버지 께서 평범한 교사로 사셨거나 전쟁이 났어도 할아버지의 가족이 인민군에게 살해당하지 않았다면 아마 전 태어나지 않았을겁니다.

  근데 어쩌면...그게 이세상에 더 좋은 일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학창 시절엔 야구 하면서 공 좀 쉽게 주워 보겠다고 학교 유리창이나 깨먹고 있었고, 군대에 들어가서는 내 부하라는 이유로 뉘신지도 모를분 아들내미가 떨어진답시고 그놈을 잡아 채다 내 더리나 작살내 먹었고...지금은 그냥 배에 페인트나 칠하면서 살죠.

  솔직히...조국을 위해 자기가 가진 모든것과 장례의 꿈을 내 던져버리고 싸운 존경 받아 마땅한 장교가 그 댓가로 세상에 남긴게 나같은 놈이라고 하면? 어...그건 그거대로 좀...(...)

  하여간 가끔 드는 생각이...'난 어쩌면 전쟁이 이 세상에 남긴 부작용 같은게 아닐까...난 솔직히 내가 이 세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는 생각 안하거든. 그냥 멍청하고 본능에 충실하고...식생활 같은건 그냥 혼돈과 악 그 자체고...그냥 쓰레기 자식이잖아 난.' 이럴때가 있어요.(...)

  근데 또 그러면서 또 'X까 그게 뭐? 난 이미 이 세상에 나온지 30년이나 됬고 전과도 없는데 뭐. 적어도 난 재활용은 될거같단 말이지. ...아마도.(...) 단지 내가 그다지 인적 자원 재활용에 관심이 없는게 에러라면 에러겠지. 난 쓰레기지만 그래도 뭐 무익할 지언정 해는 안끼치잖아?' 이런단 말이에요?(...)

  아, 물론 우리 아버지까지 그렇다는건 아닙니다. 완벽한 군인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훌륭한 군인이셨고 저에겐 존경스러운 아버지시죠. 할아버지께서 이 세상에 뭔가 긍정적인걸 남기셨다면 그건 아마 제 아버지실거에요.

  손자는 등신같지만은.

  하여간...가끔. 아주 가끔 이런 생각이 막 들면서 나 자신이 싫어진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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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Nullify  
음...말 그대로 스스로를 해치고 계신 것 같습니다만...남에게 해 끼치는 걸 본업으로 삼는(爆) 종자들도 있는 마당에 폐 안끼치고 사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 아닐까요.

게다가 모니터 너머로 보는 모습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현재진행형님은 되게 똑바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사신다고 많이 생각하는데, 본문과 같이 생각하시는 건 뭔가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덜 자랐다보니 좀 순진한 생각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그렇습니다.

ps. 그리고 개인사나 가족사도 엄연히 역사인 만큼 IF는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흐린하늘  
그렇게 치면 저는요(.....)
할아버지는 일본에 징용 갔다가 겨우 살아 오셨는데 손자란 놈은 백수짓에 일본 만화나 보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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