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NTX]재미있는(?) 편파중계

양양 0 1729

K리그는 정몽규의 KFA 총재 부임 이후, 이전에 비해 K리그의 중계를 활성화를 꾀했습니다. 아무래도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식의 '중계가 먼저냐, 인기가 먼저냐' 논리를 따지기 보다는 일단 파이를 늘려나가고 익숙해지게 만들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의 방송사들은 광고편성이 훨씬 수월한(광고관련 종사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방송사의 광고 수주 편성은 수익뿐만 아니라 광고편성의 난이도도 생각해 볼 여지가 많지요) 야구쪽에 이미 계약을 먼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K리그에서는 야구보다 축구를 먼저 편성해줄 만한 방송사들과 계약을 함으로써 그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자 했습니다. 바로 지역 방송사들입니다.

아마 신문방송학이나 광고학등을 수강하신 분들이라면 방송사는 지배구조에 따라 컨텐츠의 편성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알고 계실겁니다.

1. 중앙집권형: KBS가 대표적입니다. KBS의 여의도 본부와 지역방송지부의 관계는 본사와 지사의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본사와 지사를 두고 있는 지배구조와 같은 형식이라 지사 소속 사람이 본사로 가기도 하고, 그 반대로 이루어질 수도 있는 형태입니다. 지역컨텐츠의 편성과 제작은 여의도본부의 승인이 필요한 형태입니다. 컨텐츠의 교류 역시 매우 자유로우나 모든 것은 여의도 본부에서 결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2. 개별사업자 지부형: MBC가 대표적입니다. KBS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지역본부는 별도의 사업자입니다. 실질적인 운영은 KBS와 흡사하긴 해도 별도의 사업자이기 때문에 세부적인 운영은 상당히 다른 양상을 띕니다. 이 때문에 컨텐츠의 제공과 교류에 조금 법적인 절차를 고려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백화점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3. 계약을 통한 컨텐츠 제공형: SBS와 지역방송사간의 관계가 대표적입니다. 가령 SBS와 TJB(대전방송), TBC(대구방송) 등은 별개의 사업자인데다가 지분을 통한 지배구조도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컨텐츠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등의 문제로 지역방송사들은 특별히 시청율을 끌어올릴만한 컨텐츠 제작이 자본적, 기술적인 제약이 있어 어려운 관계로 SBS의 컨텐츠를 제공받는 동안 사실상의 SBS의 우위를 인정해 주는 형태입니다.

그나마 지역 공중파 방송사들은 몸집이 좀 있어, 야구같은 비교적 정기적이고 값비싼 중계권을 얻기는 큰 문제는 아니므로(지역팀의 홈 경기만 방송하면 되기 때문에 모든 경기에 대한 중계권을 구매할 필요가 없음) 보통 야구를 방송합니다. 그러나 지역 케이블이나 기타 영세한 방송사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K리그는 이런 방송사들을 공략하였습니다. 각 지역에 있는 작은 방송사에 중계권을 팔고, 전국적인 케이블 채널 SPOTV는 이 경기들을 모두 수집, 수정 및 제3자에 배포할 권한을 구매함으로써 K리그 전경기에 대한 중계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지요. 따라서 지역 방송사 입장에서는 일주일에 약 2시간 정도의 꾸준한 컨텐츠를 작성이 가능해지고, SPOTV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모두 경기에 대해 해설진을 꾸리지 않아도 적당한 수준의 컨텐츠 수입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컨텐츠들은 SPOTV가 직접 방송할 필요도 없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에 재판매만 해도 SPOTV 마크가 달린 경기를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제법 괜찮은 판매구조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경기를 중계하는 채널(시청을 하기 위해 닿아야 할 장소)은 SPOTV일 수는 있으나, 실 컨텐츠 제작과 더불어 제작자의 관점은 철저하게 지역방송사들이라는 겁니다. 지역방송사들의 주요 시청자들은 "그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이라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중계의 관점도 철저하게 지역민의 흥미를 위해 그 방송사의 지역팀을 응원하고 주목하는 편파중계가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거지요.

가령 어제 있었던 인천 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vs 제주의 경우는 인천cj에서 중계를 했지요. 당연히 선수에 대한 분석이라든가 팬심(?)은 당연히 인천에 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편파중계가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직 K리그의 판은 야구만큼 커지지 않은데다가 대형 공중파 방송에 그다지 많이 타지도 않기 때문에 지난번 SBS의 이졸렬 사태와 같은 일은 아직까진 발생하지는 않았지요. 그리고 지역민 입장에서는 "저게 당연한 중계"인 데다가 아프리카 TV 수준의 말도 안되는 선은 당연히 안 넘고 있기 때문에 K리그 팬 대다수에게는 아직 허용이 될 만한 수준이긴 합니다.

...사실은 "중계 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넙죽넙죽)."이기도 해서 그런것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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