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얘기 포함] 저는 어쩔 수 없는 아날로그형 인간인가 봅니다.

책에봐라 6 2155
그러니까... 성경 얘기예요.

별로 그렇게 안 보이시겠지만 저는 개신교 신자입니다.
독실하진 않고요. 그냥 전형적인 기복 신앙인이랄까요;;

아무튼 대학교 진학으로 인해 상경해서 지내고 있는데, 올라오면서 성경책을 못 들고 온 거예요.
간간이나마 교회 출석은 하고 있었기에
지금까진 그냥저냥 성경+찬송가 어플이나 교회 비치용 성경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물리적 형태의) 성경책이 있긴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결국 방금 미려한 일러스트가 들어간, 고급스런 느낌의 영한합본 성경을 주문해 버렸(?)네요.

역시 책은 손에 잡히는 형태의 것이어야 해요.
사실 편리성만 놓고 보면
언제 어디서든 확인 가능하며 오디오 포함 다채로운 기능이 제공되는 어플이 '책'보다 월등히 뛰어나겠습니다만
그래도 책이란 모름지기 서가에 장중히 모셔 놓는 느낌이 있어야 비로소 저와 생활을 함께하는 듯하다니까요.
전자책의 형태는 아무래도 '텍스트'로서의 느낌이 살지 않습니다.
실제로 위키게시판 잡게에서는 http://wikibbs.net/dusttalk/954400 이런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고...

암튼 배송 완료되면 한동안 흐뭇하게 이리저리 책을 쓰다듬게 될 것 같네요.
비단 성경이어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책을 구하게 되었을 때 그 책을 손에 쥐고 이리저리 만지고 펼쳐 보는 느낌을 좋아합니다.
역시 전 (적어도 이런 부분에서는) 아날로그형 인간이었나 봐요.
일요일에 교회 가는 일이 좀 더 흐뭇해질 것 같습니다.

...
...저도 참, 책 하나 산 걸로 일케 또 업돼서는...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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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greenpie  
역시 책은 종이책으로 읽어야 손맛(?)이 있죠.
책에봐라  
그럼요. 특히 성경류는 종이의 질감이 꽤 독특해서 뭔가 경건(?)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다른 책들은 다른 책들대로의 매력이 있지요.

덧붙이자면, 저는 책장 사이 향기를 되게 좋아해요! 헤헤
윌버포스  
영한대역이면 개역개정-NIV로 사셨습니까. 사실 그 두 개를 붙여 놓는다는 게 좀 웃긴 일이긴 합니다. NIV는 현대 영어 성경이니까 붙일 거면 새번역하고 붙여야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교회에서 새번역을 안 쓰니까 새번역하고 NIV를 붙여 놓으면 안 팔리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겁니다.

물론 전 새번역을 매우매우매우 사랑합니다. 개역 계열의 성경은 사도 바울에 대한 공개적 고인드립이라고 봐요(바울 서신을 죄다 반말로 번역하여 바울을 무례한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음). 물론 서신서를 제외하면 본문에 따라 개역개정 쪽이 좀 더 괜찮은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전 새번역을 훨씬 선호합니다. 문제는 예배 시에 죄다 개역개정을 쓰니까, 그것도 안 갖고 다닐 수가 없다는 거죠. 그런데 또 웃긴 게 개역개정 들고 나들목교회 갔더니 새번역을 보더라고요(...)

혹시 돈이 남으신다면 새번역도 하나 장만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예배시엔 볼 수 없어도 혼자서 성경을 볼 때는 새번역이 매우매우매우 유용하거든요.

PS. 아가페 쉬운성경, 두란노 우리말성경은 비추합니다. 그건 번역본이 아니라 그냥 이미 번역된 성경을 다시 현대어로 바꾼 것일 뿐이거든요. 현대인의 성경도 중역이라 그다지 추천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위의 두 개보단 그나마 괜찮습니다. 하지만 현대어 성경의 본좌는 단연 공인 역본이며 히브리어 및 헬라어 직역인 새번역이라고 봅니다.
책에봐라  
사실 개역개정(한글)과 어울리는 포지션은 KJV 정도겠지요.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NIV는 새번역 아니면 공동번역이 어울리겠고요.

다만 인기라는 게 시대순이나 포지션과 딱딱 맞게 형성되는 게 아니니까... 국내에선 한국어-개역개정, 영어-NIV가 제일 인기 있는 조합이라서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새번역은 예전에 한 권 본 적이 있는데, 꽤나 직관적이면서도 표기법 등이 현대의 그것과 훨씬 맞닿아 있어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난한 학생이라, 굳이 구매를 할 생각은 아직 없고... (전 신학 공부하는 사람도 아니라서요.) 정 막히는 구절이 있을 때 전자기기의 힘을 빌어 찾아보는 식으로 활용하려고요.

p.s. 중역 안 좋은 거야 뭐... 익히 알고 있습니다.
윌버포스  
전 예전에 동작구의 한 중대형 교회를 다닐 때는 새번역 성경밖에 없어서 비치용 성경으로 버텼는데, 지금은 자주 출석하는 교회에도 비치용 성경이 몇 권 없고 또 비치용 성경이 아예 없는 소형 교회를 갈 일도 많다 보니까 개역개정과 새찬송가가 합본된 성경을 휴대하고 다닙니다.
책에봐라  
처음엔 소장 성경이 새번역뿐이었는데, 결국 개역개정+새찬송가를 구매하셨군요.
사실 후자가 제일 일반적인 조합이긴 해요... 계속 읽다 보면 뭐랄까 나름의 장엄하고 고아한 문체에 빠지게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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