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이 막장인 만화들

양양 16 2046

스스로 생각하기에 오덕라이프를 즐긴지 제법 오래되었다 생각합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건 아무래도 축구긴 하지만 축구와 장르문학을 제외하면 그 다음으로 오래된게 아마 만화일겁니다.

그간 대여점의 생계를 먹여살린(?) 1人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어쨌든 짧지 않은 시간동안 제가 본 만화 중에 엔딩이 막장이었던 만화들을 한번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스쿨럼블

이건 뭐라 말을 해야 할지... 작가가 스쿨"럼블"이라 표현한 것 자체가 프로레슬링의 흥행처럼 다양한 등장인물을 내세우고 거기에서 이야기를 엮어간다는 초기의 컨셉은 어디가고 각본의 개연성과 상관없이 엔딩을 막장으로 만든 사례입니다. 독자들은 등장인물의 특징으로 볼때 하리마와 츠쿠모, 에리의 삼각관계의 결말을 원했던 것과는 달리 엔딩을 텐마와 카라스마, 하리마간의 관계에 집중하면서 제대로 막장이 된 사례입니다.

이전에 리그베다시절에도 적었지만 저는 이걸 사 모으다가 엔딩을 알게 된 후에 바로 지인에게 그냥 넘겼습니다. 거의 트라우마급 물건이네요.

 

2. 샤먼킹

그나마 다행인건 이 샤먼킹은 제가 따로 구매하지 않았기에 출혈이 좀 덜했습니다. 요우의 능력치 올라가는 속도보고 "이거 언제 완결나냐?"라는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이해할 수 없는 완결이 났습니다. 그 후에 진짜 완결이 나긴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충격이 좀 있어서 다시는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엔딩을 제 눈으로 보지 않았네요.

 

3. 따끈따끈 베이커리

참고링크: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5/read?articleId=25323256&bbsId=G005&itemId=143

이제는 전설이 된 바로 그 결말입니다. 네, 카와치에게 빵을 먹이니 스트리트 파이터 달심이 되어서 지구온난화로부터 세계를 구하지요. 결말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막장 오브 막장의 전설로 꼽히는 물건입니다. 하아... 이 물건을 생각할 때마다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진짜로 아득해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엔딩을 냈는지 모르겠지만 이 엔딩을 본 다음부터 TV에서 방영하는 따끈따끈 베이커리까지 못 보게 될 정도로 이 엔딩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습니다.

 

4. 선녀강림

90년대 동인계에 유명인물 중 하나로 유현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절연한 지인이 이 사람 빠돌이라서 선녀강림을 제게 강력히 추천해 준 기억이 납니다.

초반에는 그럭저럭 볼만했습니다만... 그것 뿐이었습니다. 갑자기 주인공은 초반에 거창한 설정과는 달리 별볼일 없어서 작품 내에서 활동이 사실상 전무해지고, 페이크 주인공화가 됩니다. 사실 제갈량은 환타와 무슨 강력한 인연이 있는 걸로 초반에 묘사되었지만, 진실은 환타의 오라비인 파인이 태어날 즈음에 파인과 그 가족을 목격한 적이 있던 행인1이었다는 반전과 동시에 페이크 주인공이 됩니다. 게다가 작가가 제대로 스토리를 구상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이야기 진행속도가 거북이 따라가는 깜찍이 수준이었네요. 이런 이유로 "출판사에서 짤라버린" 케이스로 남게 되었습니다.

애시당초 초반의 재미가 이어졌더라면 "그래도 진짜 완결이 나면 다르겠지"라는 생각이라도 들지 모르겠으나 이 물건은 아닙니다. 완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완결을 차라리 안 보는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은, 지금 이 순간을 엔딩으로 생각하는 게 더 나은 물건이 있다면 저는 선녀강림을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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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양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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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paro1923  
3번은, 아는 녀석에게 듣고 "에, 설마? 그런 만화가 있었냐?" 한 적이 있었죠. 애초에 끌리지 않았던 물건이지만, 더욱 다행이었습니다.
양양  
전 마지막 바로 전권을 보는 그 마지막까지도 이런 엔딩이 될꺼라곤 상상도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20권 즈음해서는 그냥 뭘 봐도 막장이긴 했지만 설마 이렇게 끝내리라곤 전혀 예측하지 못했지요.
개복치  
오죽하면 히로인의 취급이 에로 동인지가 차라리 나아보인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죠(...).
개복치  
샤먼킹은 개인적으로 재밌어서 자주 보긴 했는데 따따베는 결말 보고 벙쪄서 기억에서 지워버렸네요...
사실 샤먼킹도 본편보단 엑조틱 카 라는 단편이 한 백만배 쯤 재밌었지만서도...
양양  
샤먼킹은 그 당시 기준(2000년 이전)으로 볼때 블리치가 갖고 있는 위치에 있던 작품일 겁니다만... 솔직히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딱히 아주 재미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는 블리치와 비슷한 거 같군요.
cocoboom  
막장 앤딩으로는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도 만만치 않죠
설마 리얼타임으로 10년이 흐르고 있었다니ㄷㄷㄷ
양양  
그건 원래 컨셉이 그러했기 때문에 넣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에는 일본에 병맛코드 물건이 워낙에 많아서 골때리는 연극부 같이 결말이 무슨 남자가 여우주연상을 타는(...) 이상한 물건들이 넘쳐나는 관계로 선정기준은 "작품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병맛이 아닌" 물건에 한했습니다.
paro1923  
우스타 쿄스케는 평범한 작품이 오히려 별종입니다만(...)...
음...따따베나 스쿨럼블같은경우엔...작가한테 '무슨 생각이냐. 돈을 쓰레기통에 넣을거냐'라고 하고 싶을정도로군요;; 샤먼킹같은경우엔 유유백서랑 비슷하게 장기연재의 폐혜비스무리한 경우라고 쉴드칠수라도 있지...
개복치  
따따베도 변명거리는 있는게, 원래 작가는 의학만화를 그리고싶었던가 했는데 편집부에서 강요한 나머지 빡쳐서 폭주했다는듯...
전위대  
신세기 에반게리온도... 가이낙스 테러사건도 있었죠. 그나마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내놨기에 망정이지.
양양  
축하해(짝짝짝)은 뭐랄까... 진짜 EOE가 안 나왔더라면 그대로 컨텐츠의 지속력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겁니다. 특히나 다들 카오루의 죽음 이후에 다음 에피소드는 무엇일지 기대했던 에바덕들을 벙찌게 만들었지요.
Mr.A  
따끈따끈 베이커리… 으아아 휴빵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양양  
빵아일체(...)
노숙까마귀  
따끈따끈 베이커리라……. 누나가 마지막 권은 혼자보고 반납했죠. 기억은 안나지만 훗날 어떻게 끝났는지를 알고 엄청 웃었던 것 같습니다.
양양  
정말 만화역사상 길이남을 엔딩이 되어버렸습니다. TV판으로 처음 접한 사람들은 절대로 원작을 접해선 안되는 사례로 남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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