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동영상 있음] 인기가 좋은 차는 대우가 안좋은 법

DJHAYR 7 2025
이전에 근육마차님이 쓰셨던 글로 인해 패스트 앤 퓨리어스 시리즈마다(+영화판 니드 포 스피드) 머스탱이 자주 박살나던 것이 갑자기 떠올라서 머스탱과 맞먹는, 영상매체의 대우가 안좋은 차가 있었나 하는 걸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떠올랐습니다. 미국에 머스탱이 있다면 일본에는 실비아가 있었다!(이쪽은 단종되어서 과거형......)

Nissan 13 silvia.jpgNissan S14 front.jpgNissan s15.jpg
(사진 왼쪽으로부터 S13형, S14전기형, S15형. 출처는 전부 위키피디아)

사실 단순히 '닛산 실비아'란 차 자체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60년대에 출시된 CSP311형 실비아(해외명 닷선 1600 쿠페)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만 이건 후일 대중들에게 각인되는 스포츠카와는 다른 최고급 차량이었고 S10형~S12형의 올드 실비아들도 매체에서 많이 다뤄지는 편은 아니니 여기서는 S13형부터 마지막 S15형까지만을 다룹니다.

일단 실비아 자체는 전통적인 미려한 디자인(...S14때는 이미지에서 보시다시피 밋밋해 보이기도 해서 마이너 체인지를 거쳤지만)과 당시 스포츠카로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가격으로 인해 젊은 카매니아들에게 사랑을 받던 차였습니다. 음, 한국에 비유하면 옛날의 스쿠프나 티뷰론, 투스카니 등의 위치였다고나 할까요? 물론, 단순한 디자인 뿐만이 아니라 후기형 S13부터 마지막 S15형에 이르기까지 실비아들에게 얹혀지던 SR20 엔진 자체가 굉장히 수수하고 무난한 성능을 지닌데다 이런 점이 튜닝빨(?)을 잘받아서 서킷 주행용 튜닝카들은 정말 괴물같은 성능을 내기까지 했다더군요.

그만큼 닛산 스포티 라인업의 경량 스포츠카로서는 많이 팔리던 모델이었고 지금도 매물로도, 모터 스포츠 업계에서 현역으로 뛰는 레이싱 머신으로도 상당히 많은 수량이 돌고 있지요.

이런 실비아였지만........일본의 자동차 관련 매체라 하면 국내외로 가장 유명할 법한 작품. 이니셜D에서의 대우는 어떠했을까요?

정답은 야라레메카.
Onion Head Emoticons 53

....아닌게 아니라 이니셜D가 연재되기 시작한 게 실비아가 현역이던 95년부터였고 당시 흔하디 흔한 스포츠카란 이미지 때문인지 작중에서의 대우는 그야말로 시궁창이었죠. 아키나 스피드 스타즈의 리더인 이케타니 코이치로의 경우 탑승 차량이 초기형 S13 실비아인데 작중 내내 제대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데다 딱 한 번 차를 깨먹은 적도 있었죠.

그리고 같은 아키나 스피드 스타즈의 켄지도 실비아는 아니지만 형제 모델인 RPS13형 180SX에 탑승하는데......이쪽도 대우도 대우인데 이케타니 이상으로 공기;;;;

이니셜D에서 배틀 장면들만 잘라 편집한 배틀 스테이지 시리즈에서 실비아가 그나마 좀 큼직큼직하게 활약하는 장면들을 모아보면 이러합니다.


뭐어, 실비아는 아니지만 실비아+180SX의 퓨전인 실에이티니 우선 여기에 포함. 우스이 홈그라운드의 임팩트 블루(사토 마코&사유키 콤비)였으나 막판에 앗차하고 실수하는 바람에 스핀, 그리고 승리는 타쿠미의 스프린터 트레노가 가져가버렸죠.


나카무라 켄타의 S14와 후지와라 타쿠미의 AE86의 대결. 빗길에선 자신있다고 큰소리치던 켄타였는데 막상 붙어보니 탈탈 털렸;;;
그리고 타쿠미의 테크닉에 비명을 지르는 이츠키는 덤



메인은 AE85 대 S15인데 일단은 S13 대 S15가 먼저.

저 S15를 몰고 온 도쿄에서 온 2인조가 입만 산 자동차 오타쿠들이었던데 차까지 S15 실비아라는 좋은 차를 가지고 서킷 한 번 돌아본 것 가지고 으스대며 온갖 어그로를 끌어대었죠. 그리고 결국 배틀로 직행.

같은 실비아긴 해도 이케타니의 실비아는 단순히 구형일 뿐만이 아니라 초기형이라 2.0리터의 SR 엔진이 아니라 1.8리터의 CA 엔진을 탑재하고 있던데다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게 아닌지라 금방 져버렸고 결국 본격적인 배틀은 뒤이어 후지와라 타쿠미가 운전하는 AE85 코롤라 레빈과의 대결이 되었지요.

분명 AE86의 염가형인 AE85인데다 1.5리터의 3A-U엔진을 탑재한, 이케타니의 초기형 S13보다도 더 후달리는 성능임에도 S15를 탑재한 도쿄에서 온 2인조를 그대로 발라버리죠.....이러나 저러나 실비아만 안습.
Onion Head Emoticons 44


(배틀 스테이지는 아니지만 일단 5th Stage 배틀 장면만 편집한 거니.)

후반부인 프로젝트D편의 하코네 편에 이르러서야 팀 사이드 와인더의 다운힐 에이스인 오쿠야마 히로야가 S15를 끌고와 좀 제대로 된 배틀을 하는데 다운힐 에이스이긴 해도 성격이 영 그런데다가 후행인 걸로 모자라 단 한 번도 앞질러보거나 대등하게 달려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패배......

그나마 이게 큼직큼직한 것들만 모아놓은 거라서 그렇지 원작 초반부에서(애니판 1st Stage) 지나가듯 나온 배틀 장면들에서 실비아는 심심찮게 발렸지요. 심지어 나카자토가 R32에 타서 그립 주행에 집착하는 이유도 S13을 몰던 시절 R32에게 발려서......

거기에 설정의 개변이 심각한 실사영화판 이니셜D에선 이츠키카 초반에 S13을 몰았는데 사고가 난 이후 원작과 달리 수리되지 못하고 그대로 버려지는 수모를......

뭐어 이니셜D 한작품 안에서만 이렇게 취급당하는데 여기에 덤으로 수도고속도로에서의 레이싱을 다루는 완간 미드나이트에서는 아예 출현 자체가 없....

이런 사정인 실비아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리우드 영화에서까지 실비아는 수난을 당합니다.

그것도 다름아닌 분노의 질주(패스트 앤 퓨리어스)에서!!!!!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박는 걸로 모자라 아주 너덜너덜해지는 실비아;;;;

게다가 이 실비아 알고 보니 보통 비범한 실비아가 아니더군요.


초반에 엔진을 떼기 위해 방치 플레이(...) 중인 실비아를 방문한 주인공 일행.

......뭐야, 저거 SR20DET가 아니잖아?!?!
Onion Head Emoticons 141

사실 2.0리터의 SR엔진이라도 튜닝하면 꽤 무시무시한데 하물며 저건 실비아에 얹는 SR엔진이 아니라 스카이라인 GT-R에 얹던 2.6리터의 RB26DETT......뭐 이딴 괴물이 다있어!!!!!
Onion Head Emoticons 11

이런 몬스터 실비아를 깨먹다니 아오, 이런.....
Onion Head Emoticons 68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Facepalm. 예로부터 아주 유구한 제스쳐였습니다-뭐)

어째 실비아를 다루는 놈들은 다 이모양이냐......

나쁜 차는 아님에도 단종되는 그날까지 서브컬처에서는 좋은 주인 한 번 못만나본 실비아였습니다. 아아, 그것은 운명.....

이상으로 여러가지 주절주절 떠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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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레자드바레스  
흠....본문하곤 상관없는 질문이긴한데....만안 미드나이트에서 나온 주인공 차량인 악마의 Z의 실 차량은 뭐죠?
[美製]筋肉馬車  
닛산 페어레이디 240Z 입니다.
DJHAYR  
1세대 닛산 페어레이디 Z(수출명 닷선 240Z)입니다. 형식명은 S30. 여기서 따와 간략히 S30Z라고 부르기도 하죠.
[美製]筋肉馬車  
영화에서 그러죠 "이 차는 드리프트계의 모나리자야"

그리고 숀은 저 RB26DETT을 머스탱에 얹고, 깡통을 만들어놓습니다.

그래도, 영화 마지막에 숀이 간지터지는 S15으로 돔과 레이싱을 합니다.

아마 S15인 숀 주력차가 된듯.
[美製]筋肉馬車  
그나저나 빗길에서 다운힐 레이스라니... 정신 나갔네요.
DJHAYR  
아, 그리고 이니셜D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입니다. 빗길 레이스 뿐만이 아니라 딱 한 번 눈길에서의 추격전(레이싱이 아니라 추격하는게 주 목적이었으니......) 역시 벌어지기도 한게 이니D 퀄리티
DJHAYR  
~~영화 끝날때서야 그래봐야 본편에서의 취급에 눈물을 흘릴 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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