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회사 탈북자들 이야기.

현재진행형 3 1527
  

  0. 얘들이 북에 있을때는 그래도 민경부대 소속이랍시고 거기서는 꽤 체격도 좋은편이고 했던 모양이던데말이죠.

  우리 기준으로 보면 애들이 영...(...)

  일단 애들 힘을 붙여야 된다! 이렇게 됬죠.

  근데 팀장님이 절 부르시더니 회사 카드를 주시더라구요.

  "이기...뭡니까?"

  "니는, 앞으로 한달 동안. 쟈들하고 무조건 같이 퇴근한다."

  "예."

  "니가 쟈들 태우고 들어가서, 한달 동안 저녁은 무조건 고기 사 맥이라. 느그 집에서 구워 먹이든 니 여자친구 데리고 고깃집을 가던. 점마들이 질리건 말건 무조건 고기나 회 사맥이라. 알았나?"

  "아...예. 알겠심더."

  한달동안 자알~ 먹었죠.(...)


  1. 한날 회사가 사흘정도 쉬었는데...

  제가 세들어 사는 집에 얘들이 찾아 왔더라구요.

  "반장님...먹을거 없어요?"

  아니 이게...북에서 왔다는 애가 배가 고프다고 하면 또 이게 마음이 아프고...(...)

  되는대로 묵은지 꺼내서 돼지고기 썰어다가 김치찌개 끓여서 먹였죠.

  "느그 뭐하다 이시간이 다 되도록 밥도 몬뭇나?"

  "아니...쉬는 날이고 해서 울산에 놀러 갔거든요. 그런데 뭘 사먹으려니까 이게 너무 비싼거에요. 근데 또 길도 잃어버려가지고 한참 해매다가 겨우 왔는데 집에 쌀도 없고...마트는 오늘 또 쉬더라구요."

  "...내한테 연락을 하지를? 연락 하만 차 몰고 갈낀데?"

  "...그러게요?"

  야이...(...)


  2. 한날 얘들이 제 생일 이라고 뭘 또 막 사왔더라구요.

  그러고는 "반장님, 술 안하시는건 아는데 그래도 오늘은 한잔 하셔야지를요?" 라고 하는데...

  "내 생일 지난달인데?"(...)

  "아유 그래도 이틀밖에 안지났다 아이에요? 한잔 하시지요?"

  하면서 벽장을 쳐다 보네요.

  이자식들...전에 왔을때 양주 있는거 봐 놨다 이거지...(...)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신고

Author

Lv.2 현재진행형  3
1,622 (56.5%)

등록된 서명이 없습니다.

3 Comments
XOBcuzesurio  
~~0. 본인이 고기에 질리지는 않으셨나요~~
1. 뭐 전화할 생각이 안 드는 것도 당연하다고 봅니다.
2. 그때는 이제 잘 적응한 것 같네요.
현재진행형  
0. 고기는 안질리죠. 암요.(...)

  1. 이게 제 밑에 있는 애들인데다 얘들 방이 제가 살던 집에서 걸어서 3분정도 걸리는데 있어서 무슨 일이 있으면 무조건 전화 하라고 신신 당부를 했었거든요.

  2. 근데 진짜 술 세더라구요.(...)
양양  
(마라톤 선수들처럼)매일 같은 종류의 고기만 먹는다면 모를까, 골라먹는 재미만 있다면 고기가 질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