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씨랑 또 한바탕 했습니다. 에혀...

블랙홀군 5 2425

오늘은 출근했는데 둔씨랑 저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둘...... 제 자리 주변에는 사람이 없어요. 

점심 어떡하지...하면서 저는 잠깐 화장실에 갔는데, 그 사이 둔탱이가 문을 잠그고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점심은 됐고 노트 정리나 해야지...하다가 친구 카톡을 봤고, 친구네 랩 식구들하고 둔탱이가 같이 점심을 먹는다는 걸 알게 됐죠. 

그리고 그 길로 가자마자 둔탱이에게 버럭했습니다. 


근데 친구가 저한테 전화를 했었어요, 둔탱이가 시켰대요. 

...어? 생전 남 신경도 안 쓰던 분이 그런 얘기를 했다고? 

제가 없어서 일단 버리고는 갔지만, 연락은 취하려고 했던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사과를 했는데 둔탱이가 사과를 안 받아주더군요. 

사과만 하면 뭐하냐, 너는 그대로지 않냐고. 

그리고 둔탱이가 계속 뭐라고 하는데 그 말은 들리지도 않고,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자판기 옆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데 그걸 친구네 형님이 보셨나봐요. 

친구가 와서 전부 얘기하고 친구네 랩으로 갔더니, 형님이 올라오셨습니다. 


"왜 울고 그래. " -형님

"박사님이 사과했는데 안받아줘요. 맨날 부사수만 이뻐하고... " -저

"저런... 힘내라. "


형님, 고마워요. 

이왕 말하는거 둔씨한테도 좀 말해주지 싶었는데, 둔탱이는 그런 얘기 들어도 눈썹 하나 까딱 안 할겁니다. 형님도 사실 둔탱이 얼굴을 잘 모르고요... 나중에 형님 통해서 그댁 식구들->조교양반->둔씨로 가게 돼면 그제서야 너 울었냐? 하겠죠. 

그런 사람이니까요. 생긴건 왕구리같이 생겨서는.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 신고

Author

8,759 (78.7%)

<덜렁거리는 성격. Lv.1에 서울의 어느 키우미집에서 부화했다. 먹는 것을 즐김. >

5 Comments
작가양반  
실험실 돌아가는 이야기를 이렇게 지켜보고 있다 보면, 저는 그냥 실험실에선 조용히 앉아서 할 일만 딱 하고 그 이상의 인간관계는 맺지 않는 것이 여러 모로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애초에 꼭 필요한 것 이상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걸 피하려는 성향이 있거든요. 딱 필요한 만큼만 인간관계를 맺고 그 가운데 진짜 최선을 다하자는 게 제가 인간관계를 맺는 원칙이라서, 실험실에선 그냥 조용히 앉아서 실험만 딱 하고 그걸로 끝입니다. 실험실 사람들과 무슨 꼭 필요한 업무 이상의 교제를 한다거나 술을 먹는다거나(애초에 술 자체를 먹지를 않지만) 하는 건 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작가양반  
만일 제가 둔탱박사인데 그런 상황이었다면 아마 전 블랙홀군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든지 문자를 날리든지 해서 점심 먹으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든지 아니면 여자화장실 앞에 가서 잠깐 기다리든지 했을 것 같습니다.
룻사마랴  
둔씨란 분은 좋아하시는 분 말씀하시는 건가요....?
며칠 게시판 보니까 그런거 같아서..
맘이 씁쓸하시겠어요 그래도 글을 쓰면서도 둔씨?를 향한 블랙홀님의 마음이 느껴져요~
블랙홀군  
옙. 키는 저만한데 쪼매 귀엽게 생겼습니다.

우이씨 그아저씨 생긴건 왕구리같이 생겨갖고.
흥, 평생 솔로로 살아아. 뿡.
작가의집  
부사수라는 말을 밖에 사람이 쓰는걸 들으니 기분이 미묘오 하네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