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에게 한 소리 듣다.

호무라 2 1710

나 : 교수님. 이제 저도 대학원에 갈 때가 되서 고민입니다.

교수 : 오, 그래. 굳이 대학원에 간다라. 어디를 가고 싶은거니?

나 : 지금 생각중인게, 여기 대학원과, 서울대 대학원 두 군데입니다..

교수 : 나쁜 생각은 아니다. 서울대에서 더 깊은 학문을 하는 것은 좋지. 뭘 위해 가려는 거니?

나 : 교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왜 모교와 여기를 고민하는가 하면, 서울대로 가면 자칫하면 낙동강 오리알이 되지나 않을 까 싶어서입니다. 여기에서 석사까지 따는 것이 좋다고 들었거든요.

교수 : 지금 자네는 준비하는 것이 있나?

나 : 학점 유지와 텝스 자격증 따기, 그리고 영어 준비 이후 한자 준비를 시작할겁니다.

교수 : 자네는 뭔가 착각을 하는 거 같네. 나는 이맘때에는 한자는 이미 마스터해서 논어도 원전으로 다 읽을 수 있었어.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도 곧잘 했었지. 그런 기본기도 안 된 체로 교수가 되겠다느니 서울대가 나을까 여기가 나을까, 교수가 되려먼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 건 김칫국 마시는 거야.

나 : 하지만...

교수 : 그리고 자네가 박사 딸 때쯤이면 학생이 줄고, 대학도 줄고 당연히 교수 자리 차지하기도 어려울텐데 그건 생각을 하는건가. 막연한 생각으로는 신세 망친다는 거나 알아두게. 자네는 분명 우등생이고, 똑똑하기는 하지만 준비가 덜 됬군.


이런 소리 들으니 참... 갈 길이 멀긴 합니다. 안 그래도 텝스 공부도 지금 벽에 막힌 거 같고 우울하군요. 하지만 그래도 저는 교수, 그것도 아니면 최소한 역사로 먹고 사는 걸로 갈 생각이긴 합니다. 애초에 돈 벌려고 했다면 여기 말고 적당한 대학에서 전액장학 받으면서 다른 걸 준비하지. 더 열심히 준비해야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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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분명 바꿀 수 있어.

2 Comments
Lester  
'역사로 먹고 산다'는 방침을 지키되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여러 개 고려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가 학문의 최고봉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 교수만이 학문을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예전에 읽었던 위인전 '석주명' 편에서 오카지마 긴지 교수가 석주명에게 한 말이 생각나네요.

"교수만이 학자는 아닐세. 또한 교수만이 업적을 남기는 것도 아니지. 모름지기 학자의 명예는 업적에 있는 것이며, 업적은 노력 없이 쌓을 수 없다네."

역사 관련 작가나 만화가 혹은 그 외의 방법으로도 역사로 먹고 살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늘치  
저도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교수님과 상담할 때 꼭 교수가 되고 싶다고 말씀하시기 보다는 "역사 공부와 관련한 직업을 가지고 싶은데 지금 제가 알고 있기로는 교수밖에 답이 없는 것 같아서 그 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정도로 이야기 하시는게 고민하시는 상황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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