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서 Z와 ZZ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래에 쓴 것과 약간 이어지는 것입니다만.
미디어 플랫폼에서 보자면 이런 흐름이 있습니다.
[TV판 건담 시리즈(나고야 테레비 방영)] : 기동전사 건담(TV판)→기동전사 Z건담→기동전사 건담ZZ
[극장판 건담 시리즈(쇼치쿠 영화사 개봉)] :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3부작→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기동전사 건담 F91
'건담팬'의 입장에서는 시간대별로 건담, 제타, 더블제타, 역습의 샤아 순서지만.
플랫폼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두가지는 같은 건담의 이름을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흐름을 가진 시리즈'입니다.
사실,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는 제타, 더블제타를 시청한 직후의 시점에서 보면 상당한 위화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로와 샤아는 제타와 더블제타에서 함께 싸웠던 적이 있는데, 역습의 샤아에서는 마치 그런 일이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애초에 샤아는 예전에 돌아왔었는데 갑자기 이제와서 '역습'해온다는게 이상하잖아요. 마치 샤아가 돌아왔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배경자료나 부가자료에서는 어느 정도 앞뒤를 맞춰서 설명하기도 하지만,
역습의 샤아는 내부적으로는 제타나 더블제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사건이 거의 없고,
그러한 사건들이 전혀 없었던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음 제 생각에 이는 미디어 플랫폼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상도의적으로 극장에서 제타와 더블제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좀 그렇고,
제타와 더블제타에서도 마찬가지로 역습의 샤아를 '광고'하는 것은 좀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암묵적으로 그냥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는 거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제타와 더블제타는 역습의 샤아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제타와 더블제타에서도 역습의 샤아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같은 시리즈이므로 '공통된 요소'를 가지고는 있습니다만,
이야기로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캐릭터와 소재를 '재활용'하는 수준인 겁니다.
같은 작품이었음에도 플랫폼이 바뀌면서 극장판 건담과 TV판 건담이 '별개의 작품'이 되버린 것처럼,
제타와 더블제타의 이야기는 역습의 샤아와 직접 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역습의 샤아는 엄밀히 말하면, TV판의 속편이 되는 제타와 더블제타를 제껴놓고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의 '직계 속편'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