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가 군생활 할때 휴가나와서 겪은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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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구역 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거기 계단 장난 아니거든요?

  근데 역에 도착해서 보니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딱 타이밍 좋게 다 고장나서 수리중이었답니다.(...)

  그래서 계단으로 내려가서 지하철로 가려고 하는데 할머니 한분이 짐을 잔뜩 가지고는 곤란해 하고 계시더라네요.

  당시만 해도 피끓는 열혈 해병이었던 이놈.

  참고로 지금은 나무늘보의 화신.(...)

  좀 움직여라 임마.

  귀찮아서 밥은 어찌 먹냐?

  참 이런놈이 세무사를 다 해먹고 있고 한국 참 돈벌기 쉬워요. 그죠?(...)

  하여간 할머니 짐을 들고는 역 안까지 모셔다 드렸다는데 말이죠.

  왠 민간인들이 '오~.' 하는듯이 보고 있더랍니다.(...)

  '뭐지?' 하면서 그냥 가려는데 민간인 중에 한명이 다가오더니...

  "스미마셍."(...)

  "쏘리 아이 캔 낫 스피크 재패니즈. 유 스피크 잉글리시?"

  "아 그럼 한국어로 하시죠."

  야이...

  순간 울컥 했다고.(...)

  하여간 유창하진 않아도 어느정도 의사 소통은 되는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일본인들과 조우한 이놈.

  기념 사진 한판 박아주면 안되냐고 요청을 받았다고.(...)

  뭐 그깟 사진 한장 같이 찍어 주는게 뭐 그리 대수겠습니까.

  시원하게 한장 찍고는 물어 봤답니다.

  "그런데 한국어 되게 잘 하시는데 왜 일본어로 말 거셨나요?"

  그러자 그 일본인이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대답하길...

  "열심히 공부는 했는데 원어민 앞에서 말 하려니 부끄럽더라구요. 헤헤..."

  뭐 하여간 사진도 찍고 커피도 얻어 마시고 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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