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하죠..

책에봐라 6 1659
세상은 일부 선남선녀들에게만 행복이 허용되는 무대인 것만 같고,
저 스스로는 말석에 자리하는 것도 겨우 허용되는 쭈구리로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하죠.

말은 안 해도... 다 비주얼 보잖아요.
비주얼이 별로면 내심 깔보잖아요.
...사실 저부터가 그런걸요...
다른 사람은 그래도 저만은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진짜 누워 침 뱉는 건데..

우리는 우리 사회에서 똑같은 행동도 외모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걸 얼마나 자주 보나요.
이를테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애들 괜찮아?"에서 '괜찮음'의 기준이 설마하니 인격과 지성이겠습니까.
결국은 그 첫째 기준이 외모라는 걸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네가 알건만,
그저 '외모지상주의자'라는 딱지가 싫어서 애써 뱅뱅 돌려 말하는 세태가 차라리 씁쓸하달까요.

잘생겼다면... 더 많은 사회적 지지와 격려, 위로, 공감, 애정, 관심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요.
왜 남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받는 걸 전 아글타글 간신히 갈구해야 하나요.
왜... 왜.

...패션의, 헤어스타일의 문제가 아녜요.
똑같이 해 놔도 뛰어넘을 수 없는, 본질적인 레베루 차이라는 게 있어요.

누군가는 속 편하게 얘기하겠죠.
성형하라고.
성형이 필요하단 자체가 비주얼에 문제가 있단 말이 되니... 그런 말이 더 우울해요.
...그리고 애초에 돈이 많았으면 어디 이런 고민을 하겠나요.

남들은 가만히 앉아서 받는 대접을,
저는 기백만 원을 들여야 겨우 받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상황입니다.
금수저가 아닌 나무젓가락 입장에선 어림없죠.

설령 열심히 해서 성공하고 성형할 충분한 여윳돈을 마련한다 한들...
남들은 공짜로 받는 혜택인데 돈을 들여야 한다는 자체가 억울하고 분해요.

이건 진짜...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를 못 해요.
잘생긴 사람들은 못생긴 사람들의 입장을 애초에 생각할 필요가 없거든요.

...노력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더 힘들어요.
스타일링? 미용? 다 호박에 줄 긋기입니다.
이미 망친 찌개에 이것저것 첨가해 봤자 맛만 망칠 뿐입니다.
꾸며 봐야 꼴값 떤다는 말밖에 더 듣겠냐고요.

답답합니다.
극장 관람객 중 꽃처럼 빛나는 분들을 보며
과연 저들이 나와 똑같은 사람인가... 싶더라고요.

어쩌면 원시 신분제의 시초에는
완력과 경제력은 물론 외모 역시 변수로 적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저랑 그 분들이 같은 레벨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니까 말이죠.

...결국 차선책은 노력하고 성공하여 얼굴을 고치는 겁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 돈이 아까울 것 같네요.
왜 나는 저들이 아닌가.
왜 나는 나인가...
왜 나는 이런 껍데기를 얻었는가.
왜. 왜... 내 잘못이 아닌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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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루나브레이크  
여기 물어보시지 마시고 이런 생각으로 너무 힘드시다면 진심으로 상담을 권합니다.
학교 학생지원센터든 아니면 정신건강관련 병원이든...
책에봐라  
어쩌면 그렇게 방문해야 한다는 자체가 스스로의 정신적 문제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니, 그걸 피하려는 못된 심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어디까지나 정상이다. 잘못된 외모를 타고났기에 이럴 따름이다"...라는 고약한 심사요.

일부러 저 스스로가 어찌할 수 없는 변수(=외모)만 탓하는 거죠. 비겁하게.

...뭐라도 해야겠어요. 뭐라도...
paro1923  
힘들어하시는 게 느껴집니다. 어디 카운셀링이나 신경정신과 처방 같은 걸 받아보시는 게... (오히려 씁쓸한 경험을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적어도 제 경우에는 혼자 끙끙대는 것보단 확실히 낫더군요.)
책에봐라  
느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사실 느끼게 해서 미안합니다(거울 효과...).

'제 경우'라고 하신 걸 보니, paro1923님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셨고, 이것이 호전된 경험도 겪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집 꺾고 어디든 들러 봐야 할 것 같네요... 정말로요.
양양  
그래서 전 이런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고 스포츠를 즐기지요.
활동적인 취미를 갖는 게 미약하지만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에봐라  
양양님도 이런 생각이 드는 때가 있었군요...
그래서 다들 운동 운동 하는 건가 싶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저의 이 생래적인 거부감은 도대체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 뿌리뽑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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