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욕을 먹는 웹툰에 관하여

양양 14 1632

"옛날 욕먹는 웹툰은 킥, GM, 맛집남녀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이하생략)"

최근 네이버에서는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웹툰 둘을 꼽으라면 아마 수요일의 럭키짱과 금요일의 더 게이머가 아닐까 합니다.

두 웹툰의 공통점은 처음에는 엄청나게 기대를 받았으나, 네이버의 주 독자층에게 외면당했다는 점이지요. 돌아온 럭키짱의 경우는 김화백의 과거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뭔가 시대에 잘 맞지 않는 B급 쌈마이스런 이미지를 그대로 웹툰에 담았을 뿐인데다가 대털, 용주골 등에서 보여준 작품 내의 "근성"코드가 현재 주 독자층에게 먹히는 게 아닌 컨텐츠라서 이런 결말은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당장 모 사이트의 지귀가이 같은 팬들은 사실상 2010년을 전후로 사라졌다 봐도 좋으며, 그 당시의 병맛코드와 지금의 병맛코드는 분명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돌아온 럭키짱은 스포츠신문이나 대본소에 어울리는 작품이지 네이버와 같은 전연령 포털사이트에 어울릴만한 만화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거나 너의 공격패턴 강약약 같이 "작가는 진지하지만 독자에겐 뜬금없는" 병맛코드가 이젠 2010년대의 주 독자층에게는 별로 어필할 만한 요소가 없겠지요

그리고 더 게이머의 경우는 돌아온 럭키짱과는 다르게 스토리작가의 무성의와 애초부터 딸리는 설정능력 때문에 이제 한계가 보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현실에 생긴 초능력이 "게임능력"이라는, 퓨전 겜판소의 틀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 까지는 충분히 괜찮다고 봅니다. 극단적으로 보면 어쩌다가 자고 일어났는데, 게임게임 열매를 먹어서 어비스라는 곳에서 주목할 정도로 주인공보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편하지요. 양산형 장르소설을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니고, 이 정도 설정은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작품은 이제 참신한 부분이 더는 없고, 애초에 스토리작가가 엮어가는 이야기가 양판소 쓰던 시절보다 더 저질이라는 사실입니다. 1부에서는 주인공의 능력이 확장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여주인공을 구원하는 "힐러"이자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단서를 쥠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다면 2부는 그저 강해지기만 합니다. 그것도 거의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가장 싫어하는 "노가다"로 말이지요.

전 개인적으로는 각 세계의 유명한 신화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현대까지 전해지는 신화들은 재미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지금도 전승이 끊이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가령 트로이 전쟁과 오디세우스의 이타카 귀환의 이야기라든가 헤라클레스의 시련 등은 정말로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예를 들어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갈 때 생긴 시련을 이렇게 처리한다면 과연 재미있을까요?

1. 퀴클롭스가 사는 섬에 갖혀버렸다!

2. 우리 선원들이 하나 둘씩 죽어간다!

3. 씁! 어쩔 수 없지!

4. 노가다(...)로 능력치를 높여서 돌파하자!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오디세우스를 이렇게 썼으면 아마 트로이 유적은 아직 발굴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게 더 게이머의 진짜 진행방식이라는 겁니다.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일단 노가다부터 하고 봅니다. 그리고 그 노가다 과정을 독자들은 여과없이 봅니다. 독자들은 이런 노가다 작업을 한달 이상(최소 4주) 진행하니 이 지긋지긋한 장면들에 질려가지요.

참고로 드래곤볼에서 크리링과 손오공이 무천도사에게 본격적으로 능력을 전수받고 수련을 하는 내용은 딱 2화에 걸쳐 나옵니다.(거북돌 찾기와 런치를 데려오는 이야기는 사실상 수련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에피소드이고 진짜 수련을 시작한 시점은 우유배달 알바부터 봐야 할 겁니다.) 당시 드래곤볼이 연재되던 잡지는 소년 점프였고, 소년 점프는 주간 잡지였으니 2주만에 수련파트를 넘기고 독자들이 가장 흥미있어하는 천하제일무술대회로 넘어갔다는 이야기입니다.

헌데 더 게이머는 노가다만 하고 있습니다. 드래곤볼로 치면 천하제일무술대회, 혹은 마인 부우와의 최종 결전을 기대하고 다음 권을 샀는데 나온 내용이라곤 "어떻게 해서 우유배달이 더 효율적으로 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거나, 오천과 트랭크스가 하루에 몇번이고 하는 퓨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가다 따위를 보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당연히 만화를 보는 독자들은 재미가 없는 나머지 만화를 보는 동안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가 있게 되지요. 이게 지금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는 만화의 현실입니다.

최근에는 또 "레벨이 1 올랐습니다"를 쓸데없이 연발하며 양판계의 사신, 양산 김원호 선생이 떠오르는 장면이 나오는 등 가면 갈수록 막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욕을 안 먹는게 이상할 지경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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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루나브레이크  
럭키짱은 그 누구지 마영웅이였나? 게랑 싸우면서 빽드릴킥 같은거 나왔을 때 까지가 제일 재밌었네요. 그 후에 전사독 나오면서 조폭나오고 질질 끌고 강건마가 갑자기 급 약해지고....그때부터 질려서 안 봤네요
양양  
럭키짱의 경우도 매번 주인공이 쥐어터지는 장면만이 나오니 이젠 재미가 없을법도 하지요. 강건마처럼 "손오공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야무치"같은 주인공에 대한 주 독자층의 인식이 그리 썩 좋은것도 아니고...
게다가 이미 언급했지만 김화백식 병맛전개는 이미 한물 갔기 때문에...
planetarian  
뭐 럭키짱은 하차한지 한참 됬고, 더게이머는 그래도 아직은 보고있는데
제 기준으로 더 게이머의 경우에는 그냥 딱 흔한 양판소 & 이고깽 수준이라 어느정도 항마력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은 버틸만하네요...
양양  
저도 상당히 항마력이 쌓였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항마력 감퇴가 느껴지더군요.
거기에 양산 김원호 선생과 비슷한 수준의 무언가를 보게 되면 San치가 낮아지는 것처럼 항마력이 깎이는 느낌이 듭니다.
시몬바즈  
더 게이머는 아예 안보던 작품인데...이글 보고 더 게이머 보니까 몇주전까진 9점대였는데 갑자기 4점대로 폭락했군요...? 대체 어째서...(...)
양양  
작품 내/외적인 이유가 결합된 것이 아닐까 보고 있습니다. 작가의 열정페이 사건과 더불어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되는 노가다가 결합되어 럭키짱의 후예라는 평가가 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타이커습니다  
더 게이머는 아직까지 그럭저럭 보고 있는데...묘하게 욕하면서 보는게 뭔지 알게 되더군요. 근데 '병맛'형 만화의 하락세가 돌럭의 까임의 일조했다고 보기힘든게, 귀귀의 낚시신공이나 이말년의 이말년 서유기는 여전히 잘나가고 있어서 말입니다.
양양  
본문에서 이야기했듯이 제가 보는 관점에서 돌아온 럭키짱이 가진 병맛코드와 이말년, 귀귀의 병맛코드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화백의 "근성"은 어찌보면 작가가 진지하게 믿고있지만 독자들은 작가의 행동이 작품에 투영되어 나타나는 아스트랄(...)에서 병맛을 느낀다면, 이말년이나 귀귀의 병맛은 그냥 작품 자체를 병맛으로 잡고 그때그때 트랜드를 바꿔나가면서까지 작품이 병맛이 되도록 유지하지요.
이는 대털에서 김화백이 대털에서 큰 웃음을 줬던 적외선 굴절기와 관련해 "과학은 이론이지만 나는 실전이다"는 요지의 글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제대로 된 병맛을 선사했지요. 반면에 이말년 시리즈처럼 "날아오르라 주작이여~"라든가 드라곤볼에서 신을 찾으니 덴데가 갑툭튀 하는 부분에서 오는 병맛은 분명 근본이 다를 겁니다. 최소한 이건 "연출된" 병맛이고, 이는 작가가 의도했다는 걸로 볼 수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전위대  
돌럭은... 스타일을 떠나서 이미 만화의 기본 여건도 못 갖추고 있죠.
양양  
본문에서 돌럭을 까는 글이 짧습니다만, 사실 이건 건담 씨앗을 미친듯이 까던 사람들이 건담 씨앗운명을 덜 까는 것과 비슷합니다. 사실 진짜로 까려고했다면 아마도 전 스트라이크(...)를 먹을 것 같아서...
카멜  
뷰티풀 군바리 이야기 하시는줄 알았네요, 하긴 그건 논란이 많다뿐이지 단순히 욕을 많이 먹는게 아니니까..
양양  
그래도 뷰티풀군바리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논란 이외에는 딱히 만화의 구성을 흠잡기는 어렵지요.
레자드바레스  
돌아온 럭키짱을 아직도 재미있게 보는 저는 정신이 나간걸까요(큽)
전 그 미친듯한 병맛덕에 오히려 중독되서 계속 보고 있어요 ㅠㅠ
양양  
건담 시드를 재미있게 보신 분도 있기 때문에 취향은 존중되어야 한다...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감은 사기 어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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