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근황(…)

주지스 1 1555
1. 친구 W군에게 방학 이전에 진심으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화내고 한동안 말을 안했었습니다.

아예 대놓고, "나한테 사과할 생각 없으면 한 마디도 걸지마라"라고 말해서 잠정적 절교상태가 됐죠.

(…)

근데 이 친구가 저한테 말을 걸더군요.

"수학문제 물어봐도 돼?"

근데 화를 오래 가지고 가는 성격은 아니라서 그냥 친절하게 알려줬어요.

(…)

또 시작인가(…)



2. 그래서 W군이 방학 동안 학교도 안 나오고 뭘 했나, 지켜보니.

이 친구는 미행 기술을 배워왔습니다.

(…)

물론 드립이긴 하지만(…)

방학 이전에는 이 친구가 저를 따라다닐 때 쉽게 눈치채고 모른 척 해줬는데 말입니다.

이젠 이 친구가 등 바로 뒤로 따라다녀도 제가 눈치를 못 챕니다.

(…)

아니 그냥 내 감이 약해진건가(…)



3. 요즘 공부할 의욕을 잃어버렸습니다. 몸살도 심해서 오늘 학교도 빠졌죠.

뭔 몸살이 이리 자주 나


근데 학교에서 뭔가 안 하면 몸이 근질근질 해서 결국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게 함정.


아버지 왈.

"야 너 공부해"

"나름대로 하고 있습니다만"

"집에서도 해라"

"수시 반영하는 성적 산출기간도 끝났는데요"

"수능은 안 볼거냐!"

"이미 이 주변 수시 지원 가능 대학 최저등급 찍고 남습니다.(…)"

수시 떨어지면 어쩌려고


"주변 가능 대학이 아니라 더 높은 대학을 노려야지!"

"아버지가 인서울 하지 마라면서요."

(…)

그리고 한동안 아버지와 저는 말이 없었습니다.



ps. 그래서 아버지 왈.

"거 참, 공부도 안 하고 지 하고싶은 것만 ×나게 처 하니, 이 놈은 참 또라이같구나"

"아버지, 그건 또라이가 아니라 그냥 게으르다고 하는 거에요."

"(…)"

자폭


그래서 아버지 한숨 쉬며 왈.

"허 참, 이 아비는 이렇게나 부지런한데, 어째서 이런 부지런한 아버지 밑에서 게으른 아들이 나온거지."

"아버지가 부지런해서 일을 다 해버리니까 아들이 할 일이 없어서 게으른 거 아닐까요."

"(…)"

물론 이건 농담궤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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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Mr.A  
1. 얼렁뚱땅… 입니까. 뭐 그런 경우 많기는 하죠.

2. 인술을 익혔을지도 모르죠.

3. ~~보통 그런 대화가 있었다면 마무리는 아버지의 '어린놈의 자식이 어디서 말대답이야!'로 끝나지 않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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