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디펜스합니다.

Daydream 6 1302
석사논문 디펜스요.


여기에다가도 글을 올리는 건 또 오랜만인 것 같네요. 코멘트만 달았던 것도 반 년은 넘어가고 있고... 원래 박사까지 쭉 할 심산이었는데, 제가 이 바닥에서 손꼽히게 게으른 탓도 있거니와, 제 길도 아니다 싶어서, 석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이 참다 못해 저와는 같이 못 일하겠다고 통보한 지 한 석 달 반쯤 됐네요.

당연히 처음에는 멘붕이었고, 덕분에 여기저기 들려야 했습니다. 뭐 지금도 별반 사이가 좋은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렇게 나가는 게 확정이 되었고, 어디까지나 죄의 경중을 따지자면 제가 당연히 더 큰지라, 그냥 받아들어야 옳은 일입니다. 그러고 있구요. 교수님과의 사이도 서로 포기한 지 오래라서(...) 그래서 오히려 사이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은 신기한 상황이고, 연구실의 동료들 중에는 제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동료가 없습니다. 애초에 사람 사귀는 폭이 아주 좁아서 당연한 일입니다만. 그냥 같이 일했다,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사람들이 아니네요.

사람이 참... 안 바뀌더라구요. 게으른 건 정말 안 바뀌더라구요. 3년간 뭐 별반 배운 건 없지만 그것 하나만큼은 뼛속 깊이 배웠습니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바꿀 수 있으면 그걸로 위대한 사람인 거라는 생각만 드네요. 원래 다른 건 해도 후회는 하지 말자는 주의인데, 왜 이리 인간이 책임감을 못 배우고 자랐을까, 그런 후회만은 듭니다.

여하간... 내일 오전에 디펜스네요. 이것저것 "갖지 못한 것들"을 자꾸 바라보게 되어서 몹시 우울한데(제가 좀 욕심이 정말 많습니다), 내일 디펜스 끝나고 다 털어버렸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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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함장  
저런... 뭐 다음 일에 노력하시길 바래요
Daydream  
잘 안 되지만 노력해봐야겠죠 :)
양양  
디펜스라...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요 디펜스는.
그래도 석사 디펜스는 준비한 대로만 잘 진행하신다면 그래도 처음에 통과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이미 KCI나 SCI에 논문을 통과하셨으리라 생각되니 논문의 완성은 기준 이상은 되리라 보고, 또 석사는 박사를 들어가는 입문과정과도 같아서 필요 이상의 걱정은 본인만 괴로우실 거에요.
Daydream  
교수님은 이 정도면 OK다라고 하지만 제가 봐도 물석사 소리 듣기 좋은 논문이라는 게 몹시 걸리네요.
블랙홀군  
그래도 무사히 나가셔서 다행이죠.
저는 1년동안 개처럼 일하고도 쫓겨나고, 믿고 의지했던 식구들이 적으로 돌아서서 마움고생을 꽤나 했죠.
그 실험실 식구들의 악행을 열거하자면 댓글로는 다 쓰지도 못 합니다. (정리글을 찾아야지...) 정말 악랄한 인간들이었죠...
가장 최근에 들었던 게 http://ntxq.ehehe.net/gb4/bbs/board.php?bo_table=free&wr_id=54760 <<이거인데, 이건 진짜 빙산의 일각입니다.
Daydream  
게다가 책임이 제게 있는 걸 고려하면 무사히 나가는 게 정말 천만다행이라 할 법하네요. 운이 참 좋다고 해야겠죠...상처받으신 게 많을 텐데 참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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