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불노 일침이라는 인터뷰글을 읽어봤습니다.

양양 9 1628

지난 글에서 루나브레이크 님이 알려주신 인터뷰글을 찾아 읽어봤습니다. 대체적으로 동의가 되는 글이었습니다. 특히 마법에 대한 부분은 강하게 동의가 되더군요.

현실에서의 핵무기와 다르게 양판소의 대량학살마법은 개인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개인이 대체 뭐가 아쉽다고 왕에게 굽신거리는건지(...). 생각해보면 프리더가 야무치에게 굽신거리는 꼴인지라 작가인 조지 마틴의 마법에 관한 의견은 강하게 동의가 되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전투력 53만짜리 프리더가 야무치 밑에서 마법셔틀한다고 생각하면 드래곤볼은 재미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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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루나브레이크  
아주 고대면 모를까 주종관계나 권력관계가 단순히 힘 때문에 결정되진 않죠. 위쳐2에서 보면 전투력 53만짜리 프리더가 야무챠 왕 쌩까고 대량학살 마법 썼다가 사로잡혀서 화형당하는 장면이 있고 내노라 하는 마법사들이 박해 받는 묘사도 꽤 많더군요.

현실에서도 핵무기 발사 권한을 소유한 사람이 대통령 말고도 있고 직접 다루는 직책도 있지만 그 사람들이 그렇다고 핵폭탄 가지고 대통령한테 계기는 건 아니고요.

그냥 설득력의 문제가 아닐 까 합니다.
양양  
역사적으로 이 조직의 힘은 명분이나 물리적 위력에서 오는 "힘"의 총합으로 볼 수 있는데 삼류 판타지소설은 대개,
먼치킨스런 마법사 개인이 가진 힘 > 왕을 비롯한 조직의 힘
의 구도를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조지 마틴의 글을 읽었을 때 느낀 점은 바로 이걸 지적하는 것 같더군요. 즉, 먼치킨을 제어할 방법이 없으니 마법같은 이능은 플롯의 만능열쇠가 되어 소설에서 중요한 부분인 갈등을 갈등이 아니게 만들어 스토리가 늘어지게 된다고 봅니다.
설득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정답이지요. 서유기의 내용을 보면 삼장법사에게 부처의 안배에 따라 관세음보살이 준 "금고아"가 있으니까 삼장법사는 양심에 따라 손오공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미국 대통령이란 직책은 그 권력이 미국시민으로부터 나오기에 미국시민의 "감시"하에 동의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핵을 쓸 수 있습니다. 이런건 설득력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조지 마틴이 지적한 삼류 판타지는 그런게 없다는 겁니다. 설득력을 부여할 만한 제어력이 없다는 거지요. 말하자면 매리 수 소설들의 전형이 아닐까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마법뿐만이 아니라 이능이 나오는 모든 것에 비유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각종 SF에서도 앤서블의 존재가 만능은 아니지요. 사실 앤서블도 생각해보면 통신의 속도와 이동의 괴리에서 오는 현실의 현상을 차용한 겁니다. 현실반영이 잘 되어 있지요. 결국 판타지 소설도 현실과 환상, 두가지 특징을 모두 잘 잡아줘야 양질의 작품이 나올텐데 그런거 없이 이능이 만능열쇠가 되면 이미 그건 작품이라 부르기도 민망할 겁니다.
양양  
추가로 강력한 힘과 사용주체에 대한 인식이 그릇되게 가지고 계신 듯 하여 추가로 적는다면 핵을 발사하는 버튼을 개인이 누른다고 해서 그게 "개인"인 건 아닙니다. 예를 들면 핵잠수함의 A라는 함장은 분명 핵을 발사할 수 있을 겁니다만, 이 핵잠수함의 미사일 발사버튼을 누를 수 있는건 A가 아닙니다. "핵잠수함 함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는 인물인 겁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조직에서 규정된 지정책임자라는 거지요.
즉, 말하자면 이는 조직적인 체계에서 감시와 견제를 포함한 각종 "명분"과 "위력"하에서 핵버튼을 누를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삼류 양판소의 경우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개인의 힘이 이 감시와 견제뿐만아니라 그 외적 요소로 오는 힘조차도 거스를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당장 역사를 살펴봐도 국가의 "명분"과 "위력"을 100% 무력화시킬 수 있으리라 확신할 수 없는 경우에도 힘을 갖춘 이들이 수도없이 쿠데타를 일으켰는데 마법병단장 같은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위력을 가진 부대를 통솔하면서 7~8클래스 마법사가 국가를 전복한 예가 없는 판타지 소설은 "현실을 비추어 책을 읽는 현실에 존재하는 독자" 입장에서 "이게 인간으로써 가능한 일인가?"라고 의문을 품게 됩니다. 판타지 소설의 등장인물이 "사람"임을 감안하여 보면 최소한의 개연성을 갖추기 위해 마법은 가능한 한 제약이 필요합니다. 당장 미 합참본부장은 마법사 가문이 맡고, 이 마법사들은 공통적으로 "참(매료)"마법을 쓸 수 있어서 미 육해공을 전부 장악이 가능한 마법사라면 반역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지극히 낮을 겁니다. 이는 이 마법사 가문에 특별한 제약이 없는 한 국가가 가지고 있는 명분과 위력을 언제라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미국 대통령이나 핵잠수함 함장이란 존재는 1인이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개인"이 아니라 "조직에서 만들어낸 직책"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여기에서 오는 차이를 읽지 못해 핵과 같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과학적 산물이 마법에 반드시 1:1로 대응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경우가 다릅니다.
박정달씨  
원펀맨의 사이타마가 생각나네요. 최강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바겐세일에 목숨걸고 기본적으로 사회에 영향이 없다는걸 자각하는 데다, 소수를 제외하곤 인정조차 받지못하는...대...

...자...잠깐 제노스님... 저는 아직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양양  
그의 코드네임은 함부로 부르면 안됩니다!
시몬바즈  
중세 판타지는 아니지만 해리 포터의 볼드모트만 봐도...
양양  
대부분의 작품에서 알 수 있듯이 큰 힘을 가진 존재 대부분은 언제나 그 힘을 증명하길 바라고, 그 힘을 세계정복 같은 목표를 통해 야욕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인간이 당연히 가지고 있는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중에서는 가장 흔한 패턴이기 때문에 세계를 뒤집을만큼 큰 이능을 가진 존재'들'이 겨우 국가의 왕 따위에게 충성을 하는 모습은 위화감이 들게하기 충분하지요. 볼드모트가 덤블도어 밑에서 근면하게 일하는 소설은 누가 봐도 이상한 결과일 겁니다.
Nullify  
단체로서의 마법사라면 몰라도, 개인으로서의 마법사가 초월적으로 강하면서 동시에 착해빠지게 나오는 건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죠. 너무 순진한가요?
양양  
아니오. 순진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실제 사례에서도 강한 힘을 가졌지만 충분히 대의와 명분을 위해 그 힘을 악용하지 않았던 사례는 얼마든지 있지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명백히 구멍이 크게 뚫린 상황에서 개인의 영달을 위해 힘을 남용하는 사례는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당장 무협지만 봐도 정사를 막론하고 각 문파의 장문인이 "소속의 최강자"가 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힘이 없으면 문파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상당히 잘 반영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소오강호에서 영호충이나 방증대사 같은 인물이 드물고 동방불패나 악불군같은 인물이 많은 부분은 현실을 사실 매우 잘 반영한 사례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고, 정신적 수양을 향한 욕심보다는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욕심이 만연한 게 인간의 역사임을 생각해 보면 강함과 동시에 선한 캐릭터는 성립할 수 있으나 이것이 일반적인 것은 절대로 아니라 생각합니다. 허나 양판에서는 이런 걸 고려하지 않고 마법이라는 이능을 가진 이들의 대부분이 특별한 제약도 없이 국왕에 충성을 바치고 있으며, 이들을 통한 마법으로 수만명의 병사를 쓸어버릴 수 있는 상황에서 특별한 교전수칙도 없는 세계에서 "알아서" 교전수칙을 지키려는 듯이 병력의 운용을 보여주면 이건 불가능한 경우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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