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받으면 무조건 인정하는 게 미덕일까요?

Nullify 7 1606
우리는 종종 이름있는 누군가가 어떤 행동으로 남들의 오해를 샀을 때 해명을 하되 조금이라도 자기를 변호하거나 해서 곧바로 "해명이 해명이 아니게 되는" 케이스를 종종 보게 되는데...이런 걸 보면 마치 오해당한 쪽이 어찌되었건 무조건 사과를 하는 것을 요구받는 것으로 보이는 때가 많습니다.

물론 이해라는 것 자체가 쌍방향인 만큼 타인의 인식을 고려하지 못해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절대 부정 못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사자가 자신을 변호하는 그 순간, 애초에 그 오해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그냥 잊혀지고 비난만이 남는 것 같단 말입니다.

물론 누군가가 "저거 빼도박도 못한다"는 식으로 나오면 너무 심하다던가 하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지만, 어차피 보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거 증명하려면 얼마든지 쪽수로 넘겨버릴 수 있습니다 (사실도 아닌 거 망상해서 엮는 건 오만가지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딱히 관련없는 사람들은 제대로 규명하기보다 어차피 얼마나 더 나쁘게 보이는가에 더 눈이 가기 마련인 건 어느 정도 사실이라 봅니다).

실제로 모범적인 사과를 보면 내가 어디서 잘못했는지 인식하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는 게 맞지만, 오해에 대해 해명하는 것을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사자가 인식했다는 증거를 다른 부분은 다 제끼고 "다 내 잘못입니다"라는 한 마디에서만 찾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오해받는 쪽에서는 사실상 나를 오해한 사람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수만큼 몰려올 때, 그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금기가 되어버리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습니까? 만약 오해를 해소하는 게 타인에 대한 배려를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거기에 얽힌 당사자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의심을 제기하는 쪽의 당위성이 없어진다고 봐야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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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黑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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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7 Comments
루나브레이크  
어렵게 생각 할 것 없고 애초부터 한쪽, 혹은 단면만 보고 우르르 몰려가서 마녀사냥 하는게 잘못입니다.
Nullify  
애초에 우리가 마녀사냥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이유도 나중에 그렇게 밝혀져셔인 것이 대부분인 걸 생각하면 그렇게 딱잘라 말하기도 어렵고, 뭣보다 그렇게 말해봤자 씨알도 안 먹힐 겁니다. 헌데 또 그런 의심을 품는 이들 전부가 무뇌아고 할짓 없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니거든요.
루나브레이크  
나중에 확실히 밝혀지고 사과를 요구하든 뭘 하든 하면 되는데 의혹단계고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결정난 것 마냥 우르르 몰려가서 사과를 요구하는거 자체가 잘못이라는거죠. 마녀사냥은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그런 행태를 보고 하는 말이 아닌가요?
Nullify  
그 진실이라는 게 그렇게 가벼운 게 아니다보니, 당장 보이는 대로 이끄는 게 최후에 진실이 될 뻔한 경우가 얼마든지 있지요. 지금은 꽤나 된 타진요같은 경우야 명백히 의문제기한 쪽이 잘못했으니까 그렇지(그런데 진짜로 잘한 것도 없는 인간들이 몇달몇년씩 우려먹은 것부터 의미심장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오히려 해결 안되고 의심으로만 남거나 오해받는 쪽에서 기가 질려서 그냥 사과해버리고 끝내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어요.

그리고 솔직히 세간의 주목을 많이 받는 이슈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일어납니다. 우리는 심심하면 남의 의도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그러거든요. 게다가 정말로 입장이 50대 50인 경우까지 생각하면...
책에봐라  
깔끔한 이야기를 해 드리진 못 하겠지만, 역시 상대방 분들을 감정적으로 잘 무마시키면서도 내 입장 역시 이성적으로 잘 설명하는 스킬이 필요해 보입니다.
사람은 애초에 감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어서, 심지어 머리로는 납득한 상태이면서도 공격적인 태도를 쉽게 못 거둬들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어쨌거나 남들이 화가 났다는 건 사실이고, 그 남들 역시 나와 대등한 판단 주체임을 인정한다면(상대편 측에 고의적인 악의가 없는 이상 말이죠),
이 쪽 입장은 따로 설명할 때 하더라도 우선은 상대를 '이성 모드'로 되돌려 놓는 조치가 분명히 필요하겠지요.

쉽게 말해 작문 같은 겁니다.

"글을 쓴 사람에 머물러 있으면 보이지 않는다.
거기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쓴 이유와 배경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합리화한다.
인정사정없는 독자가 되어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 생각하고 가차 없이 고쳐야 한다
- ‘대통령의 글쓰기’ 중에서"

나로선 1-2-3-4-5라고 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결과물은 1-3-5인 경우가 있어요.
(글을 쓴 그 자신 역시, 글 쓰고 나서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 보면 그 흐름의 허점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1-3-5라는 글이 상대방들의 감정적 반응을 유발시켰다고 해 보죠.

그 상황에서는, '내 의도는 1-2-3-4-5였는데요'라고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일단 내 결과물이 '1-3-5'로 비쳐졌다는 걸 인정하고(=남들이 그렇게도 판단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미안하게 되었다'라고 인정하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 역시 그런 반응을 듣고 나서는(=감정적인 부분이 해결되고 나서는)
추후에 이성적인 설명(="근데 이거 사실은 1-2-3-4-5였어요. 헤헿;; 좀 불완전했네요.)을 해도 받아들이기 훨씬 수월해질 거라고 봅니다.

뭐... 사람이 논리 기계가 아닌 이상, 마냥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없어요.
상대방은 결과만 두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1-3-5'라고 생각했을 수 있겠구나...라는 걸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다소 답답한 일일 수 있겠지만 상대의 판단 능력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전위대  
인정하는 것도 빼박이 될 수 있겠죠. 나훈아가 바지 벗으면서 5분 보여주겠다고 한 것처럼 강공도 대책이 될 수 있겠죠.
Nullify  
애초에 인정하던 강수를 두던 만족 못하고 답정너를 시전하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포함해서 말하는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사실은 사실대로 못박고 답정너같은 애들장난은 씹어넘길 수 있어야 되는데, 한번 타겟이 되면 내가 갑도 아닌 상황이라 사실이고 답정너고 다 집어치우고 난장판이 되는 걸 두눈뜨고 봐야하는 경우가 있으니까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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