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판소를 읽을 때 가장 신기한 점 - 장르소설의 정사마 편(번외)
이번 시간에는 장르소설에도 정사마가 있다는 걸 한번 알리는 차원에서 적어볼까 합니다. 나눈 기준은 제 개인적인 시각에서 적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1. 정파 - 김용, 톨킨 등
정파 무공의 특징은 익히기 어려워서 입문단계가 조금 난해하다는 겁니다. 그러나 체계적으로 되어있으며 정도를 걷기 때문에 얻을 것이 많을 뿐더러 최고수준에 도달하기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김용이나 톨킨의 글도 글읽기 연습(=기초)이 탄탄한 분들조차 어려운 글이지만 주제가 뚜렷하고, 개연성이 늘 존재함은 물론이거니와 읽은 뒤에 남는 것이 많습니다. 이처럼 잘 쓴 글들은 장르소설임에도 학술&문화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독자의 정신적인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때문에 제 기준으로는 이영도나 이우혁, 전민희, 다나카 요시키 정도로는 아직 정파로 분류하긴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그랜드마스터급 작가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은 이 범주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아니 그랜드마스터 호칭을 받아도 이 범주에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그랜드 중에서도 그랜드로 불릴 만한 수준이 되어야지만(ex:아시모프, 클라크, 르귄 등) 이 범주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2. 사파 - 거의 모든 장르소설
사파무공의 특징은 익히기가 쉬워 고만고만한 수준의 무사를 양성하기 쉽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사파에 속하는 장르문학 작가들은 고만고만한 수준의 글을 쓰며 재미는 있지만 인간의 철학형성에는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기에 대가로 불리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주화입마에 걸리기 때문에 조심히 접근해야 할 무공서가 많습니다. 잘못 읽으면 안드로메다 정도는 쉽게 갑니다. 이 경우엔 남성들은 양산형 장르소설, 여성들은 로맨스 소설로 이 입문할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 바닥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나마 주화입마를 피할 수 있다고 하는 일부 작가들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이들이 쓴 글을 통해 입문하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안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엔 사파가 아니라 마교에 입교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마교에 입문하지 않는다해도 아래 글처럼 무슨 금강불괴-은강불괴-동강불괴(...)같은 이상한 지뢰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거 뭐 운기조식-운기중식-운기석식도 아니고...
3. 마교 - 투명드래곤
단일문파지만 정파와 사파에 준하는 세력을 지닌 마교입니다. 그리고 한국장르문학계는 이 투명드래곤을 빼 놓을 수 없지요. 저도 이거 보다가 정신줄을 놓았습니다. 장르문학을 김용으로 입문했음에도 이걸 정주행하고 나니 한동안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정양(?)을 했을 정도입니다. 지크라든가 아이리스 등으로 어지간한 양판에도 꿈쩍도 안 했었는데 이 마공서는 수준이 다릅니다. 안 보셨다면 계속 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물론 이걸 읽고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분명 천마에 준하는 상향이 있겠습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0이라고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