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일이 생겼군요.

 스 2 1591
1. 여행중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원래 예정된 예산 150만원에서 100만원만 쓰게 됐습니다.

“조교쌤 저희 50만원 남았는데요”

“그럼 그걸로 여기저기 더 돌아다니고 몸보신이라도 하세요”

그래서 오늘 저녁은 치킨.

맛있군요.



2. 그래서 식사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광주로 돌아갔어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전라북도에 더 머무르네요.

음, 그런데 필통을 잃어버렸습니다.

비싼 물건이 들어있는 건 아니었지만 1년 반 가까이 쓴 샤프와 여러 오래 쓴 필기구가 있었는데 아쉽군요.

내일은 필통을 찾기 위해 숙소에도 물어보고 저희가 갔던 곳도 한 번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만년필을 샀습니다.

원래 짝퉁을 좋아하는지라 불만은 없습니다.

그런데 28일에 산 만년필이 지금 直封 표시가 뜨는군요.

直封이 무슨 뜻인지 찾아보니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기 시작했다는 뜻인듯...

원래 이 사이트 배송이 이렇게 빠른 건지 아니면 제가 운이 좋은건지...



4. 친구 Z모 군이 자신의 짝사랑에 대해 숙소에서 털어놨습니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 그 말을 듣자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친구 P모 군이 제게 짝사랑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저는 P군에게 고백해보라고 조언했죠.

결과적으로 P군은 퇴짜를 맞았고 한동안 우울해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죄책감을 느꼈고요.

하지만 야속하게도 P군은 지금 여자친구가 있네요. 역시 시간이 약입니다.

차라리 그 여학생과 P군의 사이가 더 가까워질 때까지 고백하지 마라고 조언했다면 그 쪽이 더 나았을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Z군에게 이렇게 대답해줬죠.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내가 어떤 조언을 해도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미안하다.”



5. 사실 그럴 때는 “네가 정말 마음고생을 많이 했겠구나, 바라는 일이 잘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이 더 나을 겁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그런 걸 털어놓는 사람도 조언을 바라는 의미에서 말하는 게 아니고,

그냥 친구로서 공감이 필요할 뿐일 테니까요.

그래서 서로 공감해주면 좋을 상황에, “내가 네 상황에 조언할 것이 없다, 미안하다”라고 말하면 굉장히 미안해지더라고요.

다만 이건 이것 나름대로 제가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방식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6. 이틀 전 율곡 이이 선생이 공부를 가르치셨다고 하는 파주의 자운서원에 찾아갔습니다.

서원 부지 내로 들어서니 들판이 넓게 펼쳐져있고, 신사임당과 이율곡 동상이 있더군요.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봤습니다.

“음. 들판을 보면 불을 지르고 싶고, 동상을 보면 목을 따고 싶은 건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씩은 있는 본성 아닐까?”

“아냐. 아니라고.”

설득 실패

음... 이건 의심의 여지 없이 옳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랑 이야기해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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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타이커습니다  
1.운이 좋게 치느님을 영접하셨군요.
6.~~세상의 모든 동상이 레닌 동상은 아닙니다.~~
Mr.A  
1. 치킨 맛있겠다 치킨.

2. 비싼 건 아니지만 그런 걸 잃어버리면 아깝죠.

4. 매정하시네(…). 뭐 그것도 개인의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겠군요.

6. 조금씩은- 이라고 하셨으니 약간은 동의하는데, 동상을 본다고 척 그런 생각을 하진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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