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 페스티벌 이야기.

1. 사람 너무 많더군요. 특히 애들이…

기갑 장비 안에 들어가보려고 기다리고 있으면 애들이 새치기하고 부모들은 그냥 아무 말 없고… 뭐 순서대로 하라는 부모도 없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날 차량에 들어간 애들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 부모로 본 건가… 나 그렇게 노안도 아닌데.

그것도 그거고 애들이 장비에 올라가서 사진 찍고 그러면서 이거저거 만지고 당기고 밀고… 국과연에서 갖다둔 무인차량도 뒤에 안테나 갖고 온갖 난리를 다 피우더군요. 쯧쯧… 대한항공에서 전시한 무인기도 만지지 말라는데 슥슥 만져대고.

2. 총기 분해조립 체험에서 본 이야기.

한 40 쯤 되어보이는 아저씨가 아들내미랑 같이 해보는데, M16만 쓰신 건지 실수만발.

장전손잡이를 위아래 거꾸로 끼우고, 복좌 스프링도 뒤집어서, 심지어 탄창까지 뒤집어서 끼워놨더군요.

…나 그 탄창 거꾸로 꽂아도 들어가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

3. 미군도 장비를 이거저거 많이 전시해뒀었습니다. 아파치, 팰러딘, 어벤저, 패트리엇… 카투사 친구들도 지원 나와있고.

어벤저가 보이길래, 거 미군 아재한테 이거 LAV-AD 포탑이랑 같은 거임? 하고 물어보니 맞음. 이러더군요. 근데 LAV-AD가 뭐냐고 되물은 거 보면 썩 정확한 거 같지는 않고…

미군 장비 앞에 세워진 팻말들은 왈도체가 진국이더군요. 패이트리엇 발사장(Patriot Station)이라든가… 사실 그거 말고도 행사장 전반에 오타체가 꽤 많았습니다. 지샹군 페스티벌, K1Q1 전차 등등.

그나저나 ACU도 많이 보이지만, 스콜피온 W2던가? 그 왜 멀티캠 유사품도 많이 보이더군요. 국내에서 멀티캠 못 입는 날이 곧 오겠지 싶습니다.

4.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체험행사같은 건 못한 게 몇 있습니다.

래펠 체험이랑 장갑차 탑승을 못 해본 게 너무 아쉽네요. 쓰…

래펠 체험은 나오기 직전에 발견해서 줄을 섰는데, 이미 대기자 마감을 하던 단계더군요.

아줌마 아저씨들 거기 행사지원하는 특전사 아저씨한테 좀 하게 해달라고 난리피우던데, 솔직히 많이 꼴불견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되면 좋고 안되면 걍 집에 가고 하는 생각으로 서있었는데, 퇴근 늦어진다는데 자꾸 억지부리는 거 보니 많이 꼴사납더군요. 다 큰 양반들이 말이야…

제 앞의 아줌마는 아무 말 없이 서있던 저까지 끌어들여서(제가 마지막에 서있긴 했지만) 이 사람까진 시켜줘요~ 이러던데 거 참.

솔직히 그 특전사 아저씨도 정말 많이 빡쳤을텐데 끝까지 친절하게 응대하는 거 보고 리얼 존경스럽습디다.

못해본 래펠은… 뭐 나중에 특전 캠프라도 가봐야되나(…).

5. 얼떨결에 행사 참여하다가 재입대 상담을 받았네요. 정복 입은 상사분이 부스에 앉아서 홍보자료 나눠주고 재입대하라고 막 권하던데…

어우 스물 다섯이면 딱이네 딱이야 하면서 엄청 바람 넣으시더군요. 관심 없는 건 아닌데…

장교 부사관 특전부사관 뭐 이거저거 권하시길래 돌아보다가 특전사 부스에도 가서 물어보고 그랬습니다. 근데 체력도 체력이지만 시력이 문제라고 하시더군요. 안될거야, 아마.

아, 그러고보니 특전사 부스에 있던 분들은 그 컴뱃셔츠를 입고 계시더군요. 보급인가…? 저한테 상담해주신 원사님은 흑복 입고 계셨고.

6. 복지단 마트를 임시로 열어서 운영하던데, 먹거리나 생활용품도 면세가로 팔고 있으니 샴푸같은 거 몇개씩 사가는 사람도 있더군요. 자취생인가…

나중에 나올 때 보니까 줄이 장난 아니더군요. 워어.

저도 뭐 이거저거 사올까 했는데 줄도 줄이고 돈도 돈이라서 걍 패스했습니다. 단백질 보충제나 하나 집어올 걸 그랬나.

7. 아침에 나올 때나 끝나고 서울로 올라올 때 둘 다 기차 놓칠 뻔. 특히 올 때는 1분도 안 되는 차이로 올라탔습니다.

셔틀버스 내려서 보니 원래 출발시간에서 2분 정도 지났는데, 역에 기차는 안 보이더군요. 그래서 놓쳤나 하고 일단 플랫폼으로 가는데, 그 때 딱 기차가 들어오더군요. 진짜 죽어라고 뛰어서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올라타고 30초도 안 돼서 기차가 출발. 큰일날 뻔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직행도 없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