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졸업하신 선배분께서 학교에 왔습니다.

주지스 0 1858
전에 엔하에서도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

(…)

이 선배분은 농담하다가 실수로 한 친구를 울렸다가,

같은 자리에서 농담 따먹기를 하던 저와, 울고 있는 친구를 앞에 두고 말싸움을 했죠.

"우리가 사과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

저는 "일단 우리가 잘못한 것 같으니 사과하자"고 했고 그 선배는 "장난으로 한 말에 격하게 반응한 저 친구 잘못도 있다"라는 식으로 대판 싸웠죠.

우는 애 앞에 두고.

(…)



아무튼 그 선배는 내신등급 3.5에 수능 24554(+기초베트남어 3)라는 황당한 점수로(…) 한국외국어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

아 물론 논술전형으로(…)

논술 문제로 뒤샹의 '샘'을 사진으로 보여준 후 분석하라 했다나 뭐라나(…)

아무튼 선배 왈,

"단국대 넣었다가 수능을 망쳐서 '아, 난 광주에서 썩을 운명인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추합1번으로 외대를 합격했습니다."

"오오─."

"그리고 과대표 그딴 거 하지 마세요. 제가 해봐서 하는데 몸과 학점과 정신이 망가지고 술 때문에 간이 박살납니다."

(…)

"선배 근데 논술 준비는 어떻게 하셨어요"

"안 했습니다. 진짜 운 좋아서 붙은거임."

(…)

그리고 다시 선배 왈.

"서연고 논술 입시는 분석자료가 많은데, 최상위권의 마지노선인 외대는 분석자료가 비교적 적어서 공부를 그만큼 애들이 덜 한단말이죠."

"그럼 저희도 외대 논술 준비하면 붙을 수 있나요?"

"아뇨. 그냥 평소에 책이랑 많이읽고 잡생각 많이 하는 애들이 붙어요."

(…)

"제가 외대에 합격했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이러더라고요. 너 덕분에 외대는 피사의 사탑 뺨치는 국보가 될 것이다, 너 때문에 기울어질 거거든"

(…)

어쨌건 저도 선배께 왈.

"오 저도 그렇게 운좋게 논술로 인서울 붙었으면 좋겠네요"

"아니 넌 안됨"

"낄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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