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판소를 읽을 때 가장 신기한 점 ② - 용병 편
판타지 소설에서 용병이 안 나오는 작품은 엄청나게 드물겁니다.
...그런데 이 용병이 판타지 세계에선 정말 판타지스런 존재라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1. 용병길드의 존재
용병길드가 존재합니다. 세상에... 조합이 있다는 사실에 일단 놀라고 시작합니다. 중세와 르네상스의 조합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합의 특징으론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관리된다는 점입니다. 길드가 존재함으로써 용병은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야...
2. 용병의 등급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용병길드에선 용병의 등급까지 부여합니다. 이 부분은 현실로 볼 때 지역 상공회의소에서 회사의 등급을 평가하여 통보해 주기도 하니까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 용병의 등급을 관리하는 것 까지는 그렇다쳐도 이 용병의 등급이 판타지 세계 어딜가도 통용되며, 이 때 발급되는 용병패는 그 어떤 보증보다 높은 효력을 발휘합니다(!). 심지어는 국가가 발급하는 증서보다 더 신뢰성이 높습니다. 현실로 치면 상공회의소에서 발급하는 신용평가서가 외무부에서 발급하는 여권보다 더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무슨 어디 소말리 랜드도 아니고 판타지 세계의 국가는 죄다 막장이라서 일개 민간단체보다 신용도가 떨어집니까?
3. 자유로운 길드 가입체제
이걸로 끝나면 다행인데, 길드의 가입이 자유롭다는 사실도 놀라운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조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상당히 폐쇄적인 단체인 경우가 많은데, 당장 어떤 중소기업이 중소기업중앙회에 가입하려고 해도 별의별 서류를 내야함은 물론이고 이사회의 심사를 통해 가입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기에 시일이 걸리는 마당에... 판타지 세계의 용병길드는 그야말로 ez come ez go의 판타지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4. 게임스런 일일퀘스트
그러면서 게임마냥 길드에서는 퀘스트가 쏟아집니다. 이게 무슨 택배를 보내는 일도 아니고, 국가와 국가를 넘나드는 상행과 관련된 업무처럼 "상단의 운명이 걸린"일에도 입찰같은 단계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진행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포워더라면, 이렇게 일하는 순간 시말서 수준이 아니라 바로 짤릴겁니다. 그리고 이런 업무가 길드에는 일상다반사입니다. 놀랍기 그지없지요.
이렇게 보면 용병이란 존재와 이에 대한 신뢰도는 어마어마합니다. 그것도 국가를 넘어서는 신뢰도를 보여주는 용병이란 존재는 참으로 불가사의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