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드는 생각이 말이죠...
현재진행형
2
2092
2014.10.15 15:24
만약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서 제 할아버지 께서 평범한 교사로 사셨거나 전쟁이 났어도 할아버지의 가족이 인민군에게 살해당하지 않았다면 아마 전 태어나지 않았을겁니다.
근데 어쩌면...그게 이세상에 더 좋은 일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학창 시절엔 야구 하면서 공 좀 쉽게 주워 보겠다고 학교 유리창이나 깨먹고 있었고, 군대에 들어가서는 내 부하라는 이유로 뉘신지도 모를분 아들내미가 떨어진답시고 그놈을 잡아 채다 내 더리나 작살내 먹었고...지금은 그냥 배에 페인트나 칠하면서 살죠.
솔직히...조국을 위해 자기가 가진 모든것과 장례의 꿈을 내 던져버리고 싸운 존경 받아 마땅한 장교가 그 댓가로 세상에 남긴게 나같은 놈이라고 하면? 어...그건 그거대로 좀...(...)
하여간 가끔 드는 생각이...'난 어쩌면 전쟁이 이 세상에 남긴 부작용 같은게 아닐까...난 솔직히 내가 이 세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는 생각 안하거든. 그냥 멍청하고 본능에 충실하고...식생활 같은건 그냥 혼돈과 악 그 자체고...그냥 쓰레기 자식이잖아 난.' 이럴때가 있어요.(...)
근데 또 그러면서 또 'X까 그게 뭐? 난 이미 이 세상에 나온지 30년이나 됬고 전과도 없는데 뭐. 적어도 난 재활용은 될거같단 말이지. ...아마도.(...) 단지 내가 그다지 인적 자원 재활용에 관심이 없는게 에러라면 에러겠지. 난 쓰레기지만 그래도 뭐 무익할 지언정 해는 안끼치잖아?' 이런단 말이에요?(...)
아, 물론 우리 아버지까지 그렇다는건 아닙니다. 완벽한 군인은 아니셨지만, 그래도 훌륭한 군인이셨고 저에겐 존경스러운 아버지시죠. 할아버지께서 이 세상에 뭔가 긍정적인걸 남기셨다면 그건 아마 제 아버지실거에요.
손자는 등신같지만은.
하여간...가끔. 아주 가끔 이런 생각이 막 들면서 나 자신이 싫어진단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