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가 본 대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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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4 21:15
이놈이 사단 본부에서 경비중대 부소대장인데...
한날 근무지 순찰을 돌고 있는데 사단장님이 레토나를 타고 본부 밖으로 나가시더랍니다.
이놈은 본능적으로(...) 경례를 했는데, 문제는 그 순간 차가 퍼져 버렸어요.
예, 그냥 시동이 나가 버렸다는 거죠. 기가 차게도.(...)
이게 정비 불량이라고 하면 정말 어이 없겠지만...기름이 없었답니다.
예, 사단장의 지휘용 차량에 기름이 없었다구요.
무슨 북한군도 아니고 대한민국 육군에서.
1호차 운전병놈이 할 일은 그 차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키고 언제라도 원활하게 운전을 할수 있도록 대기시키는게 다인데...이놈은 그거조차 못하겠다고 배 짼거에요.(...)
그때 상황이 꽤나 급한 회의를 가셔야 되는 상황이었는데...정말 한시가 급하셨나 봅니다.
기름을 가져와서 넣을 시간도 모자라다고 근처에 서 있는 5/4톤을 타고 가셨대요.
예.
육군 소장님이.
자기 레토나에 기름이 없어서.
멀쩡한 지휘차 놔 두고.
5/4톤 트럭을 타고 갔다구요.
뭔 아프리카 군벌도 아니고.
뭐 또 보면 "뭐 그깟 장군용 레토나 좀 안타면 어때서? 기껏 해 봐야 망할 성판 달아놓은게 다잖아." 라고 하실수도 있겠는데, 그 차는 지휘관용으로 통신 설비가 강화된 특수 차량입니다.
정말로 저 소장님이 "예~ 난 장군이라구. 내 간지나는 전용품을 봐라 똥짬들아." 이러고 싶었으면 의전용 세단을 탔겠죠.(...)
그러니까 야전 지휘관으로서 부대 밖으로 출타를 할때 그 차를 타는건 허세가 아니라 지휘관으로서의 의무에 가까운거에요.
그런데 그걸 관리하는 운전병이라는놈이 지 차에 기름이 얼마나 있는지 신경도 안쓰고 있었다는거죠.(...)
위병소 앞에서 잔뜩 쫄아서 그 꼴을 보고 있던 제 친구놈은 사단장님이 트럭 타고 나가자 마자 뭐랄까...아주 진한 동정심과 경멸감이 섞인 기분으로 그 운전병을 쳐다 봤다더군요.
만창 갔답디다.(...)
사실 저런건 저 현역때도 한번 있었는데...
저희 대대장 형이 대대 1호차를 타고 산길을 가다가 차가 뻗어 버렸다데요.
오전 10시에.(...)
"무슨 일이야? 차가 왜이래?"
"아...기름이 다 떨어진거 같습..."
"정신 나갔냐 이 (삐-) 시키야!? 너 미쳤어!?"(...)
이놈은 군기 교육대 3일.(...)
P.S. 제 친구놈은 저 장군님을 모시면서 저분이 장군용 콜트 리볼버를 쓰는걸 못봤다고 합니다.
무조건 K5만 차고 다니시길래 미친척 하고 왜 리볼버를 안쓰시냐고 물어 봤다는데...
"뭔 1차대전때도 아니고 리볼버 가지고 전쟁을 어찌 하나? 자네 중사 맞아?"
라고 대답 하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