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 F92』는 왜 환상의 작품이 되었을까?

함장 2 2866

여기서 기동전사 건담 F92는 F91의 원안이 되었다는 TV판 기획의 가칭입니다.

이건 왜 환상의 작품이 됐을까요?

 

본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는 나고야 TV(TV아사히 계열)의 토요일 5시 대 후반이라는 시간대에 방송되었던 작품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기동전사 Z건담, 기동전사 건담ZZ를 전후하여 살펴보면, 이 시간대는 이렇게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 79~80 : 기동전사 건담

- 80~81 : 무적로보 트라이더G7

- 81~82 : 최강로보 다이오쟈

- 82~83 : 전투메카 자붕글

- 83~84 : 성전사 단바인

- 84~85 : 중전기 엘가임

- 86~87 : 기동전사 Z건담

- 86~87 : 기동전사 건담ZZ

- 87~88 : 기갑전기 드라구나

- 88 : 우주전설 율리시즈 31

- 88.3 :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극장공개

- 88~89 : 개전 사무라이 트루퍼

- 89~90 : 수신 라이거

- 90~91 : 용자 엑스카이저(토요일 오후 5시로 옮김) 

- 91.3 : 기동전사 건담 F91 극장공개

- 91~92 : 태양의 용자 파이버드

- 92~93 : 전설의 용사 다간

- 93~94 : 용자특급 마이트가인 / 기동전사 V건담(TV아사히 계, 금요일 오후 5시로 옮김)

- 94~95 : 용자경찰 제이데커

- 95~96 : 황금용자 골드란

- 96~97 : 용자지령 다그온

- 97~98 : 용자왕 가오가이가

 

건담은 7년 간의 시간을 넘어서 속편이 같은 시간대에 돌아온 사례가 있으므로 

『기동전사 건담 F92』가 비슷한 시기에 '복귀'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었다고 봅니다.

 

이러한 '복귀'가 이루어지려면,

방송 스케쥴상 이 시간대를 비워두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면 그 전 작품은 '사석'이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84년의 중전기 엘가임은 일종의 Z건담을 위한 '사석'작으로 취급되었다는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즉, 본래대로라면 '사석'이 되어야 하는 것은 '용자 엑스카이저'나 '태양의 용자 파이버드' 였을 것입니다. 

실제로 「선라이즈 애니메이션사」라는 서적에 따르면, 엑스카이저는 '단발작'으로서, 제작 당시 후속편은 전혀 생각치 않았습니다.

 

그러한 상정에 따르면

만일 '예정'대로 엑스카이저가 단발작이 된다면,

파이버드를 짤라내고 F92가 들어갈 경우 방송 스케쥴상의 아귀가 거의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엑스카이저와 파이버드는 단회형식이기 때문에 다소 연장이나 축소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고.

 

그런데 엑스카이저가 예상 외로 히트→엑스카이저의 용자 시리즈화→건담 TV판 복귀는 없던 걸로.

이런 흐름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그 반대 급부로 다른 시간대로 옮겨진 기동전사 V건담이 제작되고.

 

그냥 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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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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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극장판이 망한게 제일 크지 않을까요?(...)
함장  
비교적 신뢰성 있는 소스를 참조하면, F91은 '스케쥴' 때문에 TV판이 무산되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극장판 흥행과는 무관하게 이미 기획단계에서 TV판을 만들 수 없는 상황 이었습니다. 흔히 알려진 바와는 달리, 극장판->TV판 무산이 아니라 TV판 무산->극장판이 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죠.

"그 스케쥴이 무엇인가"를 가정하자면, 기존에 건담이 방영되던 '시간대'를 조사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엑스카이저를 주범(...)으로 추정했던 겁니다. 이미 돌아갈 시간대가 다른 시리즈에 점거/뉴스화 되어 있어서 시간대를 낼 수 없었던 거죠. 이렇게 되면 방송 스케쥴상의 문제라는 소스의 배경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TV판이 좌초됐음에도 불구하고 F91이 독립된 극장판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건담 극장판, 이데온 극장판, 역습의 샤아 극장판, 이후로 제타 건담 극장판까지 관여하는 쇼치쿠 영화사의 흥행 정책으로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이데온 극장판, 역습의 샤아는 애니메이션 영화로서 상당한 흥행을 거뒀고, 쇼치쿠 측에서는 '건담 영화는 히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당시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이 여진이 '극장판 Z건담'까지 이어진 거죠.)

그러므로 만일 F91이 '충분히' 성공한다면 후속작은 TV판이 아니라 단지 'F92의 극장판 시리즈'가 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즉, 마치 OVA건담 시리즈처럼 TV판과는 완전히 별도의 극장판 건담 시리즈가 나타나는 상황) 당시 쇼치쿠는 직접 관여하는 TV채널이 없었기 때문이죠. 아니면 위성방송용 애니메이션이 훨씬 일찍 나타나게 되거나.

그리고 이 F91의 '스케쥴 문제'로 인한 TV판 반대급부로 받은 것이 F91 TV판의 재활용 격인 V건담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음 그러니까 "극장판이 흥행하면 TV판을 만들자."는 식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루머'로 볼 수 있는 것이, 실제 현실에서 영화사와 방송국은 이해관계가 대립 혹은 서로 관여하지 않는 미디어 플랫폼이므로,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그런식으로 협력사업이 진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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