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인천에게서 대전의 향기를 느낀다.

양양 2 1888

인천 유나이티드는 생각 외로 저력이 있는 구단입니다. 창단 시절부터 K리그 클래식에 머물고 있는 시민구단들 중에서 성남과 함께 단 한번도 강등된 적이 없는 구단이지요. 성남은 본래 기업구단인 상태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하였을 당시에 그래도 문선명이 마지막으로 투자해 뒀던 선수들이 다소나마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인천의 저력은 매우 놀랍다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아직 초반이기는 하나 인천은 지금 매우 엄청나게 난감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작년, 승승장구하며 승격한 대전은 시즌 시작부터 엄청 꼬였습니다. 4경기 연속 패배에 빠지며 클래식 개편 이후 역대 개막 최다 연패를 기록하고야 맙니다. 5라운드에 접어들어 대전은 울산을 만나 드디어 무승부를 이뤘고, 이걸로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또다시 2연패를 거듭하며 승리가 없다가 9라운드에 만난 수원에게 천적의 면모를 과시하며 승리를 이뤘지만 때가 너무 늦었습니다. 팀의 분위기를 제대로 추스리지 못해 광속 강등되었지요.

 

인천도 이번 시즌 어째서인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인천은 대전과 마찬가지로 개막 4연패 뒤 무승부를 거두며 대전의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려스러울 수 밖에 없지요.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누가 뭐래도 자본력이 빈약한 현실에 있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게는 돈이 들어올 만한 상황이 만들어 질 수가 없습니다. 인천 아시안 게임 때문에 스포츠 관련으로 이미 어마어마한 지출을 했는데 여기에 추가로 인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법이 없습니다. 만약 인천이 2015 FA컵을 우승해서 ACL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생겼다 해도 인천시는 현실적으로 지원할 여력이 없습니다. 이미 빚더미에 있는데 축구구단에 대한 지원은 당연히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지요.

ACL이 비록 아시아 최고의 축구축제일지언정 4년에 한번 오는 아시안 게임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미 인천시의 이름은 아시아 전체에 널리 알렸기에 인천 유나이티드가 인천시에 기여할 수 있는 단기적인 성과는 사실상 없어서 명분상으로나마 재정지원이 늘어날 방법이 없는 상황이지요. ACL에 진출했어도 지원이 불가능한 마당에 ACL티켓을 놓쳤으니 더더욱 말할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유현과 김인성을 팔아 벨코스키를 데려올 수 있었다곤 하지만, 아시아 쿼터제는 임대 형식으로 쯔엉을 데려오는 등 확실히 돈이 없는 상황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던 지난 이적시장은 인천의 현 주소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지요.

 

솔직하게 2015시즌 인천은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허나 그때로부터 시간이 좀 지난 지금, 악의는 없지만 더 솔직하게 인천의 상황을 이야기하자면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로도 부족합니다. 창단 이래 최대의 위기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이대로가면 강등을 피할 수 없습니다. 강등은 시민구단에게 있어서 최악의 상황밖에 안 됩니다. 팀의 생존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서 진짜로 창단 이래 최대의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인천이 처한 상황은 생각 이상으로 난감합니다. 만약 대전의 향기를 이번 주에 지우지 못한다면 인천의 앞날은 결코 밝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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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인천팬입장에선 인천에 아시안게임을 연 모 시장이 굉장히 원망스럽겠군요(...)
양양  
원망스러울 수 밖에요. 광주도 유니버시아드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인천은 그보다 스케일이 훨씬 더 큰 대륙급 행사를 치루다보니 후폭풍이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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