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받으면 무조건 인정하는 게 미덕일까요?
Null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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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7 10:45
우리는 종종 이름있는 누군가가 어떤 행동으로 남들의 오해를 샀을 때 해명을 하되 조금이라도 자기를 변호하거나 해서 곧바로 "해명이 해명이 아니게 되는" 케이스를 종종 보게 되는데...이런 걸 보면 마치 오해당한 쪽이 어찌되었건 무조건 사과를 하는 것을 요구받는 것으로 보이는 때가 많습니다.
물론 이해라는 것 자체가 쌍방향인 만큼 타인의 인식을 고려하지 못해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절대 부정 못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사자가 자신을 변호하는 그 순간, 애초에 그 오해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그냥 잊혀지고 비난만이 남는 것 같단 말입니다.
물론 누군가가 "저거 빼도박도 못한다"는 식으로 나오면 너무 심하다던가 하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지만, 어차피 보편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거 증명하려면 얼마든지 쪽수로 넘겨버릴 수 있습니다 (사실도 아닌 거 망상해서 엮는 건 오만가지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딱히 관련없는 사람들은 제대로 규명하기보다 어차피 얼마나 더 나쁘게 보이는가에 더 눈이 가기 마련인 건 어느 정도 사실이라 봅니다).
실제로 모범적인 사과를 보면 내가 어디서 잘못했는지 인식하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는 게 맞지만, 오해에 대해 해명하는 것을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사자가 인식했다는 증거를 다른 부분은 다 제끼고 "다 내 잘못입니다"라는 한 마디에서만 찾는 것 같다는 말입니다.
오해받는 쪽에서는 사실상 나를 오해한 사람이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수만큼 몰려올 때, 그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금기가 되어버리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모르는 뭔가가 있습니까? 만약 오해를 해소하는 게 타인에 대한 배려를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거기에 얽힌 당사자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면, 의심을 제기하는 쪽의 당위성이 없어진다고 봐야 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