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안철수에 대한 한 편의 글

새정치, 새판에서 시작.
이때는 새정치하자는 구호로 지역구도 들어엎자고 시작했지만 정작 새정치가 뭔지 밑그림을 보여주는게 실패. 대선 주자로 언급만 계속 되다가 막상 뭔가 하나? 하는 시점에서 이것도 양보 저것도 양보하더니 결국 국회의원이나 한 자리 먹음. 이후 새정치한다고 하다가 민주당하고 대충 합당하고 지가 만든 당이 글러먹었다고 버리고 탈당해 버림

지역정치의 화신으로 변신
분명히 전국정당 지향이고 지역기반 정치를 깨자고 하던 인간이 호남에 내려가서 국민당 만들고 호남 지역 정치를 그대로 실행함. 이 시점에서 안철수가 내걸고 있던 대의가 완전히 무너졌던 거지.

탄핵정국에서 예언자행세
촛불집회 같은 국민적 의지를 보여주는 행사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언론 끼고 이건 될 거다 저건 안 될 거다 예언이나 던지면서 현자 코스프레함. 그런데 탄핵정국의 흐름을 예측한게 지만 있나?

이제는 이 예언자 코스프레 기반으로 "내가 얘기하던 대로 다 되지 않았냐"며 국민당 대선주자 먹으려고 함.

안철수에 대한 꽤 신랄한 평가인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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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paro1923  
뭐어, 여기가 아니어도 본진인 인벤에서 자기들끼리 떠들고 결론 내겠죠. 전 아직 부동층이라 섣불리 얘기할 계제도 아니고...
함장  
대선도 끝났으니까 이야기를 해볼게요.

제가 생각하기에 안철수는 상당히 모순적인 인간입니다.
일단 이 사람 본인은 상당히 '정치혐오주의'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즉, '정치계적인 관행'을 싫어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정치혐오주의'는 사실 일반대중에게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정치를 시작하려고 하니까, 처음에는 아예 정당을 만들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즉 현실정치와는 완전히 반대로 가려고 했던 거죠. 그런데 현실정치에서 정당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정당을 만들고, 민주당과 합당하고, 지역정치까지 가는 방향으로 현실정치를 수용하게 되지요.
말하자면 '정치 아마추어'로서 새정치-현실정치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점차 현실정치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정치혐오주의 때문에 정치적 관례,방식을 싫어하는데->현실에서 정치를 하려면 현실정치를 해야 하고->현실정치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체계성'이 별로 없습니다. 아마추어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만, 정치에 대해서 얼마나 연구를 했는지, 지나치게 아마추어적인 발상으로 접근하는게 아닌지, 그런 면이 사실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대선에서 많은 네거티브 운동도 상당히 아마추어적인 발상으로 접근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메신저에서 "댓글부대를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 "새정치가 아니잖아요"라고 당국자가 대답했다는 짤방도 있던데, 정당정치가 '승리'를 지상과제로 놓고 본인도 그걸 수용하는 입장이었다는걸 생각해보면 모순적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전 정계에서 쓰기도 하고 '자신을 확실하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는 수단'(강력한 '팬클럽 사조직' 등)을 등한시 하거나 거부 하고(아마 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했을테지만), 이전 정계에서 쓰지 않던 신선한 수단을 도입하려고 노력합니다.(예를 들어, 안철수가 전성기에 시도하려고 했다면, 규모상으로는 과거의 노사모에 필적할 만한 팬클럽을 조직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정당 없이, 혹은 1인 정당 수준이라도 여전히 상당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겠죠. 하지만 아마 본인은 이를 '구태'의 모습이라고 하려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도'도 적지는 않았습니다. 정책이나 그런 면에서요. 하지만 이게 '정치 아마추어'의 시선에서 생각하는 새로운 모습일 뿐.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시도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아직 많습니다.

뭐 하지만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고, 대선에서 참패했지만 아직은 상당히 폭넓은 지지도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본인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여부에 따라서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정치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신랄하게 보면 현 시점에서는 저 정도 평가를 받을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시점에서 복기해보면 민주당 합당은 차라리 안하는게 나았을 것 같더군요. 철새 이미지만 붙고. "무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시작해서 군소정당을 만들고, 독자노선을 계속 걸어가겠다"는 식으로 큰 플랜을 그렷다면 차라리 지금은 이미지가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대선 승리는 어려웠을테지만(...).
전체적으로 동감합니다. 지나치게 아마추어저인 발상으로 접근했다가 그 모양이 된거죠.
다만 전 그래서 더이상 답이 없다고 봅니다. 정치실험으로서는 이미 실패한지 오래고, 더이상 대안을 찾을 여력조차 부족하죠.

현 대통령이 뽑히고, 기존 대통령이 탄핵된 결정적인 이유가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라는 이유인 것을 보면, 저는 정치혐오에 걸린 아마추어가 설 자리는 없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유승민이 신선하게 여겨지고 젋은 층의 지지를 많이 받는 것을 보면 찰스에게는 더이상 답이 없죠. 사람들은 신선하기만 한 과일이 아니라 맛있는 과일을 원하는 거니까요. '여러분 이런게 후숙이라는 겁니다. 쩔죠?'라는걸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점에서 신선함만을 강조한 아마추어의 자리는 없습니다.

다만 이건 새정치를 추구하는 정치인으로서 안철수고, 그저그런 정치인으로 남을 지언정 함장님 말씀마나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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