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은 일종의 불가지론적 입장이 아닐까요.
전 개인적으로 도킨스, 히친스등의 신무신론은 일종의 포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포퍼주의란, '반증할 수 없는것은 과학이 아니다.'라는 칼 포퍼의 이론에 기초하는 주의를 말합니다. 인터넷상에서 신무신론자들이 쓴 글을 보거나, 신무신론관련 책을 보면, 유신론자들을 비꼬는데 흔히 쓰이는 표현이 이거입니다. '종교: 넌 나한테 신이 없다는 증거를 내놓을 수 없어!' 종교인들이 신의 존재를 비호할때 흔히 쓰이는 표현중 하나로, 포퍼의 이론에 따르면 '과학이 아닌것'입니다. 신무신론자들이 신의 존재에 대해 특히 회의적인것도 그들이 주로 따르는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모든 이론을 '과학적으로' 해석할경우 신에 관련된것은 과학적이지 못한데, 왜냐하면 그것이 증명될 수도 없고, 반증될 수도 없는것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론의 맹점은, '신이 있다는 증거도 없고, 반증도 될 수 없지만, 그건 역으로 말하자면 신이 없다는 이론의 반증역시 없는것 아닌가?'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신무신론은 치명적 약점을 처음부터 얻으면서 시작된다는 거죠. 그래서 여기에 회피하기 위해 그들은 도킨스가 말했듯이 이렇게 나옵니다. '신이 정확히 있다는 증거도, 없다는 증거도 없지만, 우선은 있다는 증거를 내놓기 전까진 사실상 없다는 쪽으로 생각하고 살것이다.' 어찌보면 이건 정확히 말하자면 무신론이 아니라 불가지론이죠.
사실, 신무신론 말고도 무신론자들은 꾸준히 유신론자들이 지금까지 내놨던 '신 존재 증명'에 대한 반박하고 의심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었는데, 그전까지 사회적으로 무신론자체가 그리 좋은 평을 못받은것도 물론 있겠지만, 신의 존재가설을 반박할 수록 오히려 신은 사람의 논리를 벗어나 붕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이때문에 불가지론, 이신론등이 늘어났던거고요.)
이러한 것이 지속되면 무신론은 결과적으로 이신론이나, 불가지론등에 자신들의 지분을 빼앗기기 시작하고, 결과적으로 소멸할것입니다. 그러므로 무신론자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대처한것은 간단했죠. '나 자신은 신에 대해 증명할 수도, 반증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우선은 불가지론적으로 나가지만, 그 증거가 거의 없으므로 신이 없다고 생각하고 행동할것이다.' 물론 완벽하게 신을 부정하는 무신론자도 있긴 하겠지만, 그 수는 완벽하게 신을 긍정하는 유신론자보다 적을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것은 오히려 비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큰 약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종적으로 무신론자들이 신을 취급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들은 그것을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이나, 목성과 화성사이 소행성구역을 날아다니는 초소형 중국식 찻잔취급하는것입니다. 있다는 증거와 없다는 증거 둘다 없지만, 우선은 없는것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거죠. 허접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