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토론제1회] 새불판 겸 의견
아래 불판이 과열되는 것 같고 내용도 좀 길어질거 같아 새 글을 써 봅니다.
제 생각에 이 사건이 여혐 사건이 아니라고 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물론 경찰에서는 정신병자의 소행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 정신병의 내역이란게 결국 여혐입니다. 정확히는 "여성에게 피해망상"을 느끼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피의자의 동기가 여혐이냐 아니냐가 아닙니다. 문제는 그런 여혐 범죄가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느냐고 하면, 당연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물론 온전한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성차별이 없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게 여성에 대한 혐오 범죄가 만연해 있냐와는 또 다른 문제죠.
예를 들어서 여혐 범죄라고 하면 단순히 여성이 대상인 범죄 전반을 말하는 것도 같은데, 그것과는 엄밀히 구분돼야 하겠죠. 가령 아랍권에서는 여성을 교화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여혐범죄가 이루어집니다. 강제적인 할례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고 명예살인이나 명예강간 같은 사건들은 전형적인 여혐이라고 봐야겠지요.
제 생각에는 우리사회에서 쉽게 "여혐범죄"라고 규정하는 범죄는 태반이 그냥 대상이 여자였거나 성범죄를 싸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애초에 이 정의 자체가 잘못 됐습니다. 여혐범죄는 결국 여성성 자체에 이질감과 공포를 느끼는데서 기원하는 범죄여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외국인인 경우와 "제노포비아 범죄"는 경우가 다르죠. 후자는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혐오에 기반한 범죄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아랍권의 여혐범죄들도 본질적으로는 여성성에 대한 공포감이라 할 수 있는데, 여성성이 인간 혹은 남성을 타락시키고 규범을 어지럽힌다고 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렇게 볼 때 우리나라에서 여혐범죄로 규정된 것들의 태반은 정의에 맞지 않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범주에 들어가는 것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수입니다. 결코 여혐범죄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거나 남성 대부분이 그런 범죄에 찬동한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다시 아랍의 예를 들어야겠는데, 아랍에서는 그런 범죄가 발생했을 때 수사당국이 나서더라도 지역주민들이 옹호해주고 숨겨주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단적으로는 이런 모습들이 여혐이란 것이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를 재는 척도가 될 수 있겠죠.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여혐범죄론자들과 대립하는 사람들이라도 사건의 비극성과 위험성을 좌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고로 강남역 사건에서 피의자가 여성 혹은 여성성에 대해서 피해망상을 느끼고 공포와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우리 사회, 그리고 남성 사이에서 여혐이 일반적이라는 말은 매우 편파적인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다시 사건을 짚어봐야하는 것은, 왜 이 사건에서는 유독 여혐 논란이 일어났고 모든 남성이 잠재적 피해자 취급을 받게 됐으며 결과적으론 여혐 대 남혐이라는 성대결이 구도가 되었을까요?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뭣하니다만, 거의 전적으로 특정 커뮤니티의 선동질에 놀아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워마드와 메갈 등지에서 이 사건을 여혐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이게 우리 사회의 실태라는 선동을 대대적으로 벌였죠. 제가 알기로는 포스티잇 추모도 원래 그쪽에서 기획했을 겁니다. 물론 그 중에는 순수하게 추모한 사람도 없지 않겠지만 이들이 꾸준히 선동하고 다녔다는 정황은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 점은 저 커뮤니티 유저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베에서 호응하고 워매드의 선동에 똑같이 선동으로 받아지면서 생긴 결론이 여혐 대 남혐 구도입니다. 실제 대부분의 시민들은 남녀를 떠나서 사건의 비극성과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저런 선동에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마음 가짐입니다. 워마드, 메갈은 같은 여성이어도 의견이 다르면 여혐으로 낙인 찍어서 조리돌림하고 있습니다. 이게 실체입니다.
제 생각에 이 사건을 항목화 할 때는 바로 이 점을 분명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행위는 피의자 보다도 악독한 행위고 자기네 남혐론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서 가감없이 상세히 서술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