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인식인가? 한국야구의 새 리더십 부재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9.05 11: 21

결국 국가대표 지휘봉은 다시 노장에게 돌아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을 선임했다. 백전노장의 김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국가대표 감독직을 맡은 이후 5번의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는 극적인 우승 신화를 쓰며 감동을 안겼다.
김 감독은 프리미어 12가 끝난 뒤 "다음 국제대회에도 불러준다면 감독을 맡겠지만 젊은 감독들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전임제 감독 후임에 대한 생각을 내비쳤으나 KBO는 마땅한 후임 감독을 찾지 못했고 결국 다시 한 번 김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김 감독이 선임됐을 때도 현 프로야구 감독의 국가대표 기피 현상과 김 감독의 나이와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프로야구 구단들과 감독들은 시즌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국가대표 감독 전임제를 선호했고 KBO로서는 경험이 풍부한 김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노련한 운영으로 초대 우승까지 이끌었다.
'단기전의 귀재'라고도 불리는 김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이어가는 것은 야구계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멀리 봐서는 긍정적인 일만은 아니다. 한국나이로 70세인데다 김 감독이 계속 국가대표 사령탑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새 얼굴들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김 감독은 풍부한 경험과 지도력에서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KBO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세세히 파악하지 못해 지난해 프리미어 12 때도 힘든 적응 기간을 거쳤다. 특히 급격하게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일일이 공부하고 경기에 적용해야 하는 것은 노감독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길 수 있다.
WBC를 앞두고 한국 야구 대표팀은 선수들의 세대 교체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감독 인재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국가대표는 워낙 부담이 크다. 그중에서도 우완 에이스가 없다는 대표팀 문제를 프리미어 12 때부터 안고 온 김 감독은 다시 한 번 그 과제에 골머리를 썩게 됐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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