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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서 인양 승용차 안 유골은 20년전 실종된 양식업자?

송고시간2016-09-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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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 병역수첩 근거로 강모 씨 추정…다른 사람 여부 감식결과 나와야 판명

(통영=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경남 통영시 중앙동 강구안에서 인양된 승용차 안에서 15년 이상된 것으로 추정된 유골이 발견된 사건 관련 수사가 진척을 보이고 있다.

통영해양경비안전서는 2일 승용차 안에서 찾아낸 병역수첩을 근거로 유골이 20년 전에 실종된 양식업자 강모(통영시 산양읍)씨의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유골이 강 씨의 것이 맞는지, 다른 사람의 것인지, 유골이 몇 명의 것인지는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승용차는 강 씨가 실종 당시 끌고 나간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강 씨가 직접 운전했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빌려 탔는지 등은 수사결과를 지켜봐야한다.

모든 것은 유골 유전자감식 결과가 나와야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승용차 안에서 오른팔 뼈와 손가락 뼈, 그리고 치아 등 모두 5점의 유골을 수습했다.

국립과학수사원에 의뢰한 유전자감식 결과는 보름 후 나온다.

바다서 인양 승용차 안 유골은 20년전 실종된 양식업자? - 1

통영해경은 다행히 승용차에서 강 씨가 육군 만기제대한 것을 증명하는 병역수첩을 확보했다.

병역수첩은 비닐로 코팅이 돼 있어 바닷 속에 오랜 기간 잠겨 있어도 유실되거나 탈색되지 않았다.

병역수첩에는 강 씨의 출생연도 등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통영해경과 가족들에 따르면 1964년 생인 강 씨는 33세인 1997년 1월 중순 어느날 통영시 산양읍 집을 떠났다.

그리고는 얼마 안 있어 소식이 끊겼다.

바다에서 인양된 검은색 대우 프린스는 그가 타고 나간 차였다.

그가 집을 나간 직후 곧장 사고를 당했는지, 무슨 변고가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강씨는 당시로선 30대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가두리양식업을 하고 있었다.

가족들이 곧바로 소재 파악에 나섰지만 아무리 수소문해도 흔적도 없었다.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차를 몰고 나갔다는 이유로 실종신고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그냥 가출신고를 했다.

바다서 인양 승용차 안 유골은 20년전 실종된 양식업자? - 2

그 뒤로 가족들은 무려 10년 가까이 강 씨를 찾아다녔지만 허사였다.

그가 갈 만한 곳 바닷가로 가서 목격자들을 찾아 나섰지만 찾을 수 없었다.

잠수부를 동원해 이곳저곳 바닷속을 뒤지기도 했다.

가출신고 후 10년이 지난 2006년이 돼서야 강 씨 실종신고가 받아들여졌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가 지금처럼 여기저기 설치돼 있었다면 강 씨의 동선과 사고 경위를 쉽게 파악해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프린스 승용차는 강 씨가 집을 나간 해인 1997년 바다로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가출신고를 한지 20년, 실종신고가 이뤄진지 10년만인 지난 1일 가족들은 경찰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연락을 받았다.

강 씨 병역수첩을 토대로 신원 파악에 나선 경찰로부터 "검정색 프린스 승용차를 찾았다"는 말을 듣고 가족들은 아연실색했다.

그렇게도 찾았지만 행방이 묘연했던 강 씨 생사라도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비록 유골일지라도 가족들은 기뻤다.

한 친척은 "강 씨가 젊은 나이에 양식업에 종사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해경은 차량 번호판이 바닷물에 녹슬고 떨어져 나가 번호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어렵게 차량 번호를 확인했고 차량이 강 씨 소유로 돼 있다는 점도 밝혀냈다.

이에 앞서 강구안 앞 바다에서 통영시의 의뢰로 준설작업을 하던 한 준설선은 지난 1일 다른 해저 쓰레기와 함께 문제의 승용차를 건져 올려 경찰에 신고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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