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하거나 귀엽거나…게임 여성 캐릭터 이대로 괜찮나

연합뉴스 기사전송 2016-08-2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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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홈페이지 캡처] SNS에서 자성의 목소리…"게임업계도 결국 변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날씬한 몸매에 인형 같은 얼굴'. 총이나 칼 등 무기를 들고 전쟁터에서 싸울 때도 게임 속 여성 캐릭터의 모습은 대부분 이렇다. 게임에서 설정된 연령, 직업과 무관한 모습도 많다. 여전사의 갑옷은 가슴 부위를 노출하거나 어린 여학생은 몸매를 한껏 드러낸 짧은 옷차림을 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 속 여성 캐릭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게임의 내용이나 주제, 성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야하거나 귀여운' 외모만 강조한 탓이다. 평소 게임을 즐긴다는 김모(34)씨는 "장르마다 즐거움이 있는데 일부 게임은 여성 캐릭터의 성적 측면을 과장해 게임의 순수함을 반감시키는 것 같아 거북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부 게임의 여성 캐릭터에 대해 선정성, 성(性) 상품화 논란이 계속되면서 주요 캐릭터를 삭제하고 서비스를 아예 종료하는 일까지 있었다. 상당수 이용자들은 게임업계가 정작 게임 내용보다 여성 캐릭터를 주목을 받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치열한 게임시장에서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PC 게임을 두루 이용하는 최모(33)씨는 "남성 게이머의 비중이 높다 보니 마케팅을 위해 이미지나 여성 캐릭터에 과도한 노출, 성적 매력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이모(28)씨는 "게임 자체가 좋으면 캐릭터의 비중은 작아도 된다"면서 "자극적인 여성 캐릭터 만들기에만 치중하는 국내 게임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여성 캐릭터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계속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 이용자 한모(25)씨는 "지금껏 게임 캐릭터는 남녀를 불문하고 성적인 측면이 많이 부각됐지만, 앞으로는 게임성, 주제 등에 맞게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견 교환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게임의 이용 가능 연령을 정하고 관리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나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에 직접 민원을 넣는 식이다. 특히 한 성우의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 인증으로 시작된 사건은 게임의 선정성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당 민원에 대한 공지 팝업창까지 띄운 상태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클로저스' 게임은 여성 성우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면서 7월부터 8월초까지 약 400건 정도 민원이 들어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원 내용의 대부분은 '12세 이용가'로 분류된 등급 조정에 대한 것으로 만약 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에서 등급 재검토 여부가 결정되면 게임 이용 등급이 바뀔 수도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게임은 이용자가 즐겨야만 생명력을 유지하는 만큼 이용자가 바뀌기 시작하면 게임업계 또한 변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많은 게임 속에서 여성의 성 상품화, 성적 비하, 고정된 성 역할 등의 요소가 의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연화'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정한 목적을 갖고서 게임을 '야하게' 만들려 한 것이 아니라 개발하는 당사자 또한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게임 전반에 걸쳐 이런 것들이 자연스레 녹아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이제는 젊은 시민이, 게임 이용자가 문제를 직접 지적하기 시작했다"며 "SNS 등을 통한 공론이 확산할수록 게임업계 및 회사 또한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es@yna.co.kr (끝) [이 시각 많이 본 기사] ☞ [올림픽] 예선서 '실수' 손연재, 결선에서 '약' 될까? ☞ 노래방 여종업원 대야 물에 익사시킨 20대 '무기징역' ☞ "안전벨트 매라" 요구한 버스기사 운전중 얼굴 때리고 발길질 ☞ '리우에 지도자 동지가?'…北김정은 '닮은꼴' 경기장 등장 ☞ “휴대폰 훔쳐갔지?” 여승무원 빰 때린 ‘갑질 손님’ 또 나왔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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