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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오른쪽)과 벤 갈브레이스 구글 프로덕트 및 개발자 관계 총괄이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행사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오른쪽)과 벤 갈브레이스 구글 프로덕트 및 개발자 관계 총괄이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행사 기자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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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도는 사용량 제한 때문에 구글 맵, 애플 맵을 쓸 수밖에 없다."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튀었다. 한때 국내에서 '포켓몬 고'를 이용할 수 없는 이유가 '구글 지도' 제한 때문이라고 알려지면서, 국내 정밀 지도 해외 반출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관련기사: '포켓몬고' 구글의 꼼수? 구닥다리 제도가 문제)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로 구글과 대립하고 있는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포켓몬 고' 국내 서비스와 구글 정밀 지도는 무관하고, 개발사의 아시아 권역 GPS 차단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불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 15일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이 한국에서 서비스하려면 그 나라의 법을 따라야 하고 서버도 이곳에 둬야 한다"고 직접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의장은 구글이 마치 국내에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데이터센터를 두지 않는 것처럼 비판했지만 구글코리아 쪽은 "데이터센터를 국내에 두더라도 지도 해외 반출 허가는 받아야 한다"고 관련성을 일축했다.(관련기사: 구글의 지도 국외 반출 요구에 포털·네비 업체 "역차별" 반발 )

국내 앱 개발자들이 네이버 지도 안 쓰는 까닭

문제는 대안이다. 구글이나 애플 지도는 건물 좌표가 정확히 입력된 정밀 지도를 사용할 수 없어 '내비게이션'이나 '길찾기' 같은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업체는 정밀 지도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앱 개발자들은 자사 앱에 구글이나 애플 지도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왜 일까?

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는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구글 포 모바일' 행사 기자간담회에서 "앱에 네이버 지도를 적용할 수는 있지만 상업적으로 큰 트래픽을 사용하면 쿼터(사용량 제한)에 걸린다"라고 말했다.

실제 네이버 지도는 특정 모바일 앱에서 지도에 접속할 수 있는 요청 건수(쿼리)를 하루 5000건(PC용 웹은 10만 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PC용 웹 지도는 하루 2만5천 건을 넘으면 과금하지만 모바일은 이용량 제한이 없다. 

이에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네이버 지도 쿼리를 제한하는 건 어뷰징 행위를 막으려는 것"이라면서 "하루 쿼리가 5000건을 넘는 업체의 경우 어뷰징 안 하는 조건으로 네이버와 제휴를 맺으면 이용량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제휴'라는 문턱으로 국내 앱 개발자들과 거리를 둔 사이 구글은 국내 개발자를 겨냥한 제작 도구들과 각종 행사로 우군을 늘리고 있다. 구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마련한 스타트업 공간인 '캠퍼스 서울'과 '구글 포 모바일'이 대표적이다.

참고로 말랑스튜디오는 지난 2011년 대학생들 중심으로 만든 모바일 앱 개발업체로 현재 '알람몬', '지하철' 앱 등을 국내외에 서비스 하고 있다. 수익은 대부분 해외에서 나온다고 한다.

'제휴 문턱' 만든 네이버, 현지 법과 맞서는 구글

구글은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국내 앱 개발자 대상 '구글 포 모바일' 행사를 열었다.
 구글은 1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국내 앱 개발자 대상 '구글 포 모바일' 행사를 열었다.
ⓒ 구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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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포 모바일'은 국내 모바일 앱, 게임 개발자에게 구글 모바일 신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는 행사로,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 'I/O 2016' 축소판이다.

구글은 이날 여러 개발자 도구를 하나로 묶은 '파이어베이스'를 비롯한 많은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정작 국내 구글 맵 이용 제한이나 중국 서비스 차단 같은 문제에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중국, 한국 등 주요 국가의 현지 법을 따르기보다 해당 국가 서비스를 제한한 채 서비스 개방을 요구하는 구글의 글로벌 전략 때문이다.

구글에서 개발자 지원을 맡고 있는 벤 갈브레이스 구글 디벨로퍼 및 개발자 관계 총괄은 이날 "포켓몬 고는 서드파티 개발사에서 개발됐고 출시 뒤 그쪽에서 입장이나 전략이 나오고 있어 우리가 대신 말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갈브레이스 총괄은 "구글은 개발자들에게 수백 가지 생산 도구를 제공하고 있지만 구글 지도와 같은 작은 예외도 존재한다"면서 "구글 맵 서비스를 여러 나라에서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원칙적인 답변을 내놨다. 구글 중국 서비스 제한에 대해서도 질문에도 그의 대답은 '노 코멘트'였다.

김영호 대표는 "중국 시장을 오랜 시간 두드렸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모두 중국이 막고 있다"면서 "모바일 영역은 완전 차단되지 않아 일부 서비스는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중국에 직접 법인을 두고 서비스하지 않는 이상 언제든 차단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구글지도, #네이버지도, #포켓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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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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