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밖에서'..지역경제 위해 구내식당 없앤다

2016. 7. 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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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등 공공기관 구내식당 없애거나 운영 축소
썰렁한 식당가[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내식당[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내식당 식사[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자체 등 공공기관 구내식당 없애거나 운영 축소

(전국종합=연합뉴스) "직원 여러분! 식사는 구내식당 말고 인근 식당에서 하세요."

구내식당 문을 닫거나 외부인의 이용을 금지하는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늘고 있다. 직원들을 외부 식당으로 보내 지역상권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구내식당을 없앤 일부 공공기관 주변에서는 실제 상권이 살아나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없애거나 제한하거나'…지자체 등 구내식당 운영 축소

국민보험공단 안산지사는 지난해 5월 신축 건물로 이전하면서 아예 구내식당을 만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600여명의 직원과 민원인들은 항상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보험공단 안산지사가 구내식당을 만들지 않은 것은 인근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였다.

제종길 경기도 안산시장은 지역 상권 살리기 차원에서 내년 7월 입주 목표로 신축 중인 단원구청사에 구내식당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따라 단원구청은 신청사 입주 후 인근에 식당 등 상권이 형성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구내식당을 운영한 뒤 폐쇄하기로 했다.

인천시 동구는 직원들의 반대에도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1월 400여명의 직원과 외부인들이 늘 이용하던 구내식당 문을 닫았다.

주변 식당들의 매출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요일에 구내식당 운영을 중단하는 지자체도 많다. 역시 직원들을 인근 식당으로 보내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하루씩, 강원도 원주시청은 매월 2주와 4주째 금요일, 인천시청은 매월 넷째 주 금요일, 부산시청은 매주 수요일 저녁 구내식당을 운영하지 않는다.

충북 옥천군청도 2010년부터 매주 둘째, 넷째 주 금요일 구내식당 문을 닫고 직원들에게 외식을 권장하는 '짝금데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충북지방경찰청도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을 '외식의 날'로 지정 운영 중이다.

◇"직원만 이용 가능합니다"…외부인 이용 금지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만큼 가격이 대부분 2천500∼3천원으로 저렴하다. 영양사들도 배치돼 있어 맛과 영양이 결코 일반 식당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일부 구내식당을 '맛집'으로 꼽힐 정도다.

그러다 보니 민원인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도 많이 이용한다. 주변 식당 주인들은 불만이 적지 않다.

이에 외부인들의 구내식당 출입을 금지하는 공공기관 구내식당들이 늘고 있다. 구내식당의 외부인 식사 허용은 영리 목적의 운영을 금지한 법에도 위반된다.

경기도 안산시청은 지난해 3월부터, 울산시청은 2013년 1월부터 일반 시민의 구내식당 이용을 제한했다. 강원도청과 경기도청 구내식당도 외부인 이용이 금지됐다.

충남 서산시청도 2년 전부터, 경기도북부청은 지난해 7월부터 외부인 이용이 불가능하다. 외부인들의 구내식당 이용 금지 조치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 "같이 먹고 삽시다"…곳곳에서 폐쇄 요구도

구내식당 폐쇄나 운영 제한에 직원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운영하는 구내식당이 없어지는 데 대한 불만도 있지만, 외부 식당은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도 있다.

시간이 없어 빨리 식사를 마치고 일을 해야 하는데 구내식당이 없어져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인근 식당 주인들은 구내식당 운영 중단 및 제한 조치를 반기고 있다. 많은 직원과 민원인이 외부 식당으로 올 수밖에 없어 상권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구내식당의 외부인 이용을 금지하고 격주로 하루씩 휴무하는 경남도청 관계자는 "정확하게 계량화는 할 수 없지만 1천100여명의 직원이 외부 식당을 이용하면서 주변 식당 매출 증가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서산시청 인근 음식점 주인도 "시청 구내식당이 쉬는 날에는 손님이 북적거린다"며 "인구가 많지 않은 소도시에서 공무원 손님의 숫자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러다 보니 구내식당 운영을 중단하라는 주변 식당 주인들의 요구도 곳곳에서 나온다.

평일 항상 정상 운영하는 경북 구미시청 인근 상인들은 "시청 구내식당이 매주 또는 격주로 1차례라도 문을 닫고, 일반인들의 이용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4년 11월에는 강원지역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원도지회가 도내 일부 지자체가 구내식당의 일반인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서로 인접한 강원도청과 춘천시청 근처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39.여)는 "일반인들이 도청 구내식당은 이용할 수 없지만, 시청은 이용할 수 있어 지역에 따라 음식점들의 매출 차이가 크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평일 하루도 휴무하지 않는 경기도청 인근 식당 주인은 "영업이 너무 안된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도청 구내식당 문을 닫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요청했다.

(이상현 이경욱 이상학 최은지 심규석 김도윤 김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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