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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질서 재편 기상도는?…중·러 '맑음', 미·일 '흐림'

입력 2016-06-2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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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 맨 왼쪽에 위치한 영국이 세계에 던진 브렉시트 카드는 국제관계에서 기존 질서를 형성하고 있던 둑의 한 쪽을 허물었다는 분석입니다. 그 물줄기가 어떤 방향으로 또 어느 만큼 쏟아질지 쉽게 예측하기는 물론 어렵습니다.

국제부 박상욱 기자가 나와 있는데요. 박 기자, 세계 날씨 지도 같습니다.

[기자]

네, 브렉시트를 날씨로 비유해서 주요국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해봤습니다.

먼저 '맑음'인 두 나라,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때 가장 이득을 보는 나라로 러시아를 꼽았는데, 마침 브렉시트 투표를 전후로 사흘간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세 차례나 회담을 가졌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두 정상은 유엔 대북제재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공동성명 외에도 미국의 사드 등 미사일 방어시스템에 대한 성명도 내놨는데, "미국과 동맹국들이 타국의 안전을 희생시켜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앵커]

미국은 지금 최고 맹방인데 브렉시트 때문에 하여간 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조금 곤혹스러운 상황일 텐데 이참에 중국-러시아 양국이 밀월을 과시한 회담이라고 봐야겠군요.

[기자]

그러다보니 미국의 입장도 상당히 난처해졌는데요. 오바마 정부는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으로 '아시아 중시' 전략을 내세워왔습니다.

외교안보 역량을 아시아에 쏟아온 건데, 현시점에서 보면 남중국해 문제도 북핵문제도 해결된 게 없습니다.

그런데, 브렉시트로 유럽에선 'EU 해체설'마저 나오고 있고, IS 등의 기승으로 중동문제 역시 잘 풀리고 있지 않다 보니까 미국 주요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이제 아시아가 아닌 미국과 유럽 관계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습니다.

[앵커]

실제로 미국 외교의 중심축의 모든 역량이 유럽 쪽으로 가고 아시아에서 모르겠습니다마는, 조금 약해진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 경우에는 우리나라로서도 여러 가지로 신경쓰이는 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닥친 일은 아니니까 벌써 얘기할 필요는 없을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아무튼 일본의 경우에는, 지도를 일본으로 바꾸어야 할 것 같은데 일본 같은 경우에는 흐림이 있나요? 아베노믹스가 위기를 맞아서 그렇게 표현한 건가요?

[기자]

네, 소위 '엔저'는 '아베노믹스'의 핵심이었는데요.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가치가 불안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엔화의 가치는 급등했습니다.

"4년간 아베가 기울인 노력이 브렉시트 개표 4시간 만에 물거품이 됐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겁니다.

환율 문제로 수출 경쟁력은 떨어질 테고, 이미 마이너스 금리인 상황에서 또 다시 금리를 낮출 수가 없어 큰 타격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도를 바꿔 독일과 프랑스로 가볼 텐데… 이쪽은 아주 '나쁨'까진 아닌 걸로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브렉시트로 인해서 EU 내 두 나라, 프랑스와 독일의 입지가 강해질 수도 있을 거란 전망 때문인데요.

프랑스는 영국이 누린 금융허브의 지위를 욕심낼 것이고요, 독일은 일부 회원국의 이탈이 설사 현실이 된다 하더라도 EU의 맹주 자리를 더 굳건히 지키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EU에서 독일의 독주는 영국이 껄끄러워했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회원국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EU 탈퇴" 바람을 가라앉히는 것은 두 나라가 EU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치러야 할 기회비용이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일단 지금 브렉시트가 벌어진 지 3일 만에 본 기상도였습니다. 물론 이것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기상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마는, 지금까지 보면 이렇게 진단할 수 있다라고 보죠.

알겠습니다. 박상욱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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